쌀 소비 급감 속 편의점 업계 '큰손'으로 떠올라

이정혁 기자

기사입력 2016-10-05 13:49


쌀 소비량이 급감해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진 가운데 그나마 도시락 열풍에 힘입어 편의점이 쌀 소비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올랐다.

5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도시락과 삼각김밥 등 쌀밥 간편식(미반·米飯)용으로 편의점이 사들이는 쌀의 규모는 날마다 최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편의점 씨유(CU)의 경우 BGF리테일(CU 운영사)이 직접 운영하는 BGF푸드(전북 완주군)를 포함, 전국 8개 간편식 제조공장이 올해 상반기에만 약 5500t, 약 68만8000여 가마의 쌀을 매입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3200t)보다 72% 늘어난 규모로,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 1일 평균 쌀 소비량 172.4g(통계청)을 고려할 때 약 9만 명이 1년 동안 먹을 수 있는 양을 6개월간 씨유 한 편의점이 소비한 셈이다.

현 추세대로라면 올해 전체 씨유의 쌀 소비량은 지난해(6400t)의 약 두 배인 1만1500t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세븐일레븐의 올해 상반기 쌀 매입량도 CU와 비슷한 5400t으로, 하반기 매입량이 상반기 수준만 유지해도 올해 쌀 소비량(1만1000t)은 작년(6100t)보다 80%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2014년(3300t)과 비교하면 2년 사이 거의 3배 수준으로 불어난 것이다.

GS25까지 더하면 이른바 편의점 '빅3'의 올해 쌀 수요는 3만t을 훌쩍 넘을 것이 확실시되는데, 이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추산하는 올해 쌀 초과 공급량 35만t(수확량 추정치-적정 수요)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양이다.

이처럼 편의점 쌀 소비가 급증한 것은 도시락·삼각김밥·주먹밥 등 편의점 간편식이 직장인·학생들의 점심 문화를 바꿀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김정훈 BGF리테일 간편식품팀장은 "도시락 쌀 수요가 가정 쌀 수요를 상쇄하는 측면도 있지만, 최근 인기를 얻는 편의점 도시락의 경우 새로운 수요와 시장을 창출한 만큼 쌀 소비 촉진에 분명히 기여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소비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질 높은 간편식을 계속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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