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쌍용 '더 뉴 코란도 스포츠', 도시남까지 흥분시키는 매력적 차. 인기 상승 이유 있었네!

이정혁 기자

기사입력 2016-09-27 08:40




"얼마나 놀러다닌다고 그렇게 큰 차가 필요할까?"

얼마 전 한 후배가 새 차로 쌍용의 '더 뉴 코란도 스포츠 2.2'(이하 코란도스포츠)를 사는 게 어떠냐고 물어봤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들이 있는 이 후배는 주말이면 서울 근교에 나가 아들과 함께 물놀이를 하고 곤충채집도 하고 싶다며 코란도 스포츠를 새 차 목록에 올려두고 고심하고 있던 것. 하지만 코란도 스포츠에 대해 거대한 픽업이라는 막연한 부담감을 갖고 있던 기자로서는 쉽게 추천할 수 없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코란도 스포츠를 시승할 기회를 갖게 됐다. 코란도 스포츠는 쌍용 픽업 시리즈의 3세대다. 2002년 무쏘 스포츠가 출시됐고 이어 액티언 스포츠 그리고 코란도 스포츠로 계보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2년 출시된 코란도 스포츠는 올해 2.2ℓ 엔진으로 업그레이드 된 부분 변경 모델이 나왔다. 시승을 위해 건네받은 코란도 스포츠는 역시 컸다. 처음 아파트 주차장에 주차를 하는데 그 덩치(4990×1910×1790㎜)로 인해 잔뜩 긴장해야 했다. 시승의 포인트는 이 차가 과연 도시에 사는 평범한 직장인에게도 통할 만큼 충분한 매력을 갖추고 있느냐에 맞춰졌다.

운전석에 앉은 첫 느낌은 감각적인 블랙톤과 카본그레이를 결합해 여느 SUV와 비교해도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고급스러웠다. 넉넉한 사이즈의 수납공간이며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공조장치까지 인테리어는 합격점을 줄 만 했다. 다만 시트는 포지션이 높아 다소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자 오히려 높은 시야 확보가 장점으로 다가왔다.

차체가 큰 만큼 주행 성능은 떨어질 것이라 예상하고 차를 끌고 거리로 나가봤다. 비교적 한산한 토요일 아침에 시내 주행을 하는데 '어라~'라는 감탄사가 절로 튀어 나왔다. 주차장을 빠져나와 조심스럽게 가속 페달에 힘을 줬더니 마치 코뿔소가 힘차게 달려 나가듯이 거침없이 달리기 시작했다. 반응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어지간한 승용차와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을 정도였다.

차량 크기에 대한 부담이 컸던 만큼 과연 이 차로 주말이면 종종 들르는 대형 마트 출입도 자유로울지 실험해 보기로 했다. 대형 마트의 좁은 주차장 출입구며 촘촘한 주차공간을 큰 불편 없이 소화해 낸다면 무쏘 스포츠에 대한 거부감은 그만큼 줄어들 것이란 확신 때문이었다. 곧바로 집 근처의 대형 마트로 향했는데 쇼핑을 마친 뒤 느낌은 '조심스러웠으나 큰 불편은 느끼지 못했다'로 요약할 수 있다.


이후 시내 주행을 더 해보며 승차감을 체크해 봤다. 과속 방지턱을 거칠게 넘어보고 차선도 급하게 변경하며 승차감을 비교해 봤는데 후하게 생각해 승용차보다는 많이 불편하나 SUV하고는 비슷한 수준까지 점수를 줄 수 있었다. 물론 도심형 SUV의 안락함을 기대하는 것은 분명 무리가 따른다.

고속 주행에서의 안전성은 나무랄 곳이 없었다. 시속 120㎞가 넘는 고속 주행에도 차체의 흔들림은 크지 않았고, 소음에 취약할 것이란 걱정도 기우에 불과할 정도로 정숙했다. 코란도 스포츠에 탑재된 e-XDi220 LTE 디젤 엔진은 고연비 및 정숙성을 동시에 구현한 한국형이란 것이 쌍용자동차 측의 설명이다. 특히 최고 출력은 기존 155마력에서 178마력으로 늘었고, 최대 토크 역시 36.7㎏·m에서 40.8㎏·m으로 대폭 향상됐다.


그렇다고 코란도스포츠가 모두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었다. 가장 불편했던 점은 2열 공간의 답답함. 성인이 앉으면 무릎과 앞시트 사이에 주먹 하나가 들어갈 정도로 비좁았다. 또 도시인이 끌고 다니기 위해서는 2.04㎡에 달하는 대용량 짐칸(리어 데크)을 오픈 된 상태로 가만히 놔둘 수 없을 듯했다. 실제로 마트에서 구입한 물건을 뒷좌석에 실어야 할지 아니면 짐칸에 놓아야 할지 한동안 깊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쌍용차에서는 소비자들의 이런 필요를 감안해 짐칸을 덮을 수 있는 풀탑, 하프탑, 커버 등을 옵션으로 판매하고 있다.

약 사흘간 코란도스포츠를 직접 몰아본 뒤 다시 후배의 새 차 고민을 생각해 봤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코란도스포츠는 승차감에서의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할 수 있다면 도심과 야외에서 꽤 쓸 만한 차량"이라는 것이었다. 여기에 코란도스포츠는 연간 자동차세가 2만8500원에 불과하고 환경개선 부담금이 영구면제 된다는 최고의 강점을 갖고 있다.

이런 이유로 쌍용의 스포츠 시리즈는 시간이 갈수록 판매가 올라가고 있다. 무쏘스포츠는 2002~2005년 사이 판매 대수가 8만8000대를 조금 넘었다면 2006~2011년에 판매된 액티언스포츠는 11만8000대로 늘었다. 이어 2012년 출시된 코란도스포츠는 올해 6월까지 누적 판매가 15만9000대를 돌파, 점차 SUV를 대신할 새로운 차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편 코란도스포츠의 판매 가격은 CX5이 2168만~2512만원, CX7이 2440만~2999만원, Extreme이 2754만원이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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