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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놀러다닌다고 그렇게 큰 차가 필요할까?"
운전석에 앉은 첫 느낌은 감각적인 블랙톤과 카본그레이를 결합해 여느 SUV와 비교해도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고급스러웠다. 넉넉한 사이즈의 수납공간이며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공조장치까지 인테리어는 합격점을 줄 만 했다. 다만 시트는 포지션이 높아 다소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자 오히려 높은 시야 확보가 장점으로 다가왔다.
차체가 큰 만큼 주행 성능은 떨어질 것이라 예상하고 차를 끌고 거리로 나가봤다. 비교적 한산한 토요일 아침에 시내 주행을 하는데 '어라~'라는 감탄사가 절로 튀어 나왔다. 주차장을 빠져나와 조심스럽게 가속 페달에 힘을 줬더니 마치 코뿔소가 힘차게 달려 나가듯이 거침없이 달리기 시작했다. 반응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어지간한 승용차와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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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 주행에서의 안전성은 나무랄 곳이 없었다. 시속 120㎞가 넘는 고속 주행에도 차체의 흔들림은 크지 않았고, 소음에 취약할 것이란 걱정도 기우에 불과할 정도로 정숙했다. 코란도 스포츠에 탑재된 e-XDi220 LTE 디젤 엔진은 고연비 및 정숙성을 동시에 구현한 한국형이란 것이 쌍용자동차 측의 설명이다. 특히 최고 출력은 기존 155마력에서 178마력으로 늘었고, 최대 토크 역시 36.7㎏·m에서 40.8㎏·m으로 대폭 향상됐다.
그렇다고 코란도스포츠가 모두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었다. 가장 불편했던 점은 2열 공간의 답답함. 성인이 앉으면 무릎과 앞시트 사이에 주먹 하나가 들어갈 정도로 비좁았다. 또 도시인이 끌고 다니기 위해서는 2.04㎡에 달하는 대용량 짐칸(리어 데크)을 오픈 된 상태로 가만히 놔둘 수 없을 듯했다. 실제로 마트에서 구입한 물건을 뒷좌석에 실어야 할지 아니면 짐칸에 놓아야 할지 한동안 깊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쌍용차에서는 소비자들의 이런 필요를 감안해 짐칸을 덮을 수 있는 풀탑, 하프탑, 커버 등을 옵션으로 판매하고 있다.
약 사흘간 코란도스포츠를 직접 몰아본 뒤 다시 후배의 새 차 고민을 생각해 봤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코란도스포츠는 승차감에서의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할 수 있다면 도심과 야외에서 꽤 쓸 만한 차량"이라는 것이었다. 여기에 코란도스포츠는 연간 자동차세가 2만8500원에 불과하고 환경개선 부담금이 영구면제 된다는 최고의 강점을 갖고 있다.
이런 이유로 쌍용의 스포츠 시리즈는 시간이 갈수록 판매가 올라가고 있다. 무쏘스포츠는 2002~2005년 사이 판매 대수가 8만8000대를 조금 넘었다면 2006~2011년에 판매된 액티언스포츠는 11만8000대로 늘었다. 이어 2012년 출시된 코란도스포츠는 올해 6월까지 누적 판매가 15만9000대를 돌파, 점차 SUV를 대신할 새로운 차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편 코란도스포츠의 판매 가격은 CX5이 2168만~2512만원, CX7이 2440만~2999만원, Extreme이 2754만원이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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