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제 창고형 할인점인 코스트코의 안전불감증이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20일 오전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코스트코 양재점에서 화재가 발생했음에도 회사 측은 불이 난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 적절한 안내방송은 하지 않고 오히려 숨기기에 급급했던 것. 더욱이 코스트코는 이후에도 사과 한마디 없이 오만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좀처럼 파문이 가라 앉지 않고 있다.
하지만 마트 측은 불이 난 사실을 정확히 알리지 않았고 오히려 방화셔터가 오작동했다고 거짓 안내방송을 해 고객들의 항의를 받고 있다. 화재 당시 매장에 있었던 한 쇼핑객은 "갑자기 방화셔터가 내려졌고, 그 안에 있던 사람들이 발로 방화셔터를 차고 난리도 아니었다. 셔터를 밀고 나오려고 하는데 잘 안 되는 것 같더라. 셔터 밖에 있던 나도 그 모습을 보고 당황해서 이미 계산도 끝낸 물건을 가득 담은 카트를 버리고 대피했다"고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또 다른 이용객은 "처음에 경보음이 울려 당황했는데, 곧 오작동이라는 안내 방송이 나와서 아이들과 함께 안심하고 쇼핑을 계속 했다. 화재 사실을 들으니 소름이 끼친다"며 "화재는 순간 어떻게 번질지 모르는데 정확히 안내를 해줘야했던 것 아니냐. 애들도 있었는데 연기라도 마시면 어떡할 뻔 했냐"고 분노했다.
사건 당일 최초 신고자 또한 코스트코 관계자가 아닌, 당시 매장에 있었던 쇼핑객으로 파악됐다. 서울 서초소방서의 한 관계자는 "20일 오전 8시 55분쯤 한 쇼핑객의 신고 전화를 받고 출동했다"며 "당시 소방차 17대, 소방대원 53명이 즉각 출동했고, 코스트코 양재점의 화재 현장에 도착한 것은 9시쯤"이라고 말했다.
현재 소방당국은 이날 거짓 방송과 관련해 2차 조사를 하고 있다. "사건 당일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문제의 거짓 안내 방송을 들었다"며 "현재 서초 소방서내의 위험물안전팀에서 코스트코의 소방법 위반 등과 관련해 과실을 파악하고 있다. 그 결과에 따라 2차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화재 사건과 관련해 코스트코 코리아는 공식 입장 발표나 사과 한마디 없이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현재 매장은 정상 운영되고 있다. (화재 사건과 관련해)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만을 되풀이했다.
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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