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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박모씨는 밀가루 음식만 먹으면 속이 더부룩하고 가스가 찬다. 병원에서 '밀가루 음식이 소화가 잘 안되니 자제하라'는 권유까지 받았다. 그런데 밀떡볶이나 국수 등 분식은 물론, 빵·과자를 달고 살아서 고민이다. 박씨처럼 밀가루 소화에 문제가 있는 경우 어떻게 해야 할 지 전문가의 도움말로 알아봤다.
밀가루, 끊기 어렵다면 우선 줄여야
밀가루 대신 쌀로 만든 음식이 속 편해
그런데 밀가루를 모두 제한해야 한다면, 대체할 만한 것은 뭐가 있을까? 최근 다양한 곡물이 소개되고 있지만 전문가들이 가장 많이 권하는 것은 '쌀'이다. 민양원 교수는 "쌀은 소장에서 흡수가 잘 돼, 대장까지 넘어가서 발효되는 밀가루에 비해 가스 발생이 적다"고 설명했다. 또한 쌀에는 알러지 유발 물질이 없기 때문에, 먹어도 속이 편하다. 쌀로 만든 떡은 물론이고 쌀국수, 쌀과자, 쌀빵 등이 대체 식품으로 권할 만 하다.
또한 정제되지 않은 통밀로 만든 파스타나 빵도 또다른 대안이다. 메밀가루를 이용한 국수, 묵, 전은 물론이고 곤약이나 두부로 만든 국수도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감자, 고구마 전분을 이용한 국수, 수제비, 피자 도우 등도 밀가루 음식을 대체할 만한 식품이다.
'글루텐 프리' 식품이 대안은 아냐
한편 최근 '글루텐 프리 식품'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그 효과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글루텐 프리 식품은 글루텐 섭취 시 위장기관에서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셀리악병' 환자를 위한 것이다. 셀리악병은 소화불량, 만성피로는 물론 심한 경우 불임이나 대장암까지 유발할 수 있다. 그런데 한국인에게는 셀리악병의 유전적 소인이 거의 없다. 지금까지 보고된 한국인의 셀리악병 발병 케이스는 단 1건뿐이다. 따라서 밀가루 소화가 잘 안된다고 굳이 글루텐 프리 식품을 찾을 필요는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 이러한 제품들은 대개 글루텐의 쫀득한 식감을 대체하기 위한 합성 화합물을 첨가하고 당류를 더 많이 함유한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오히려 안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또한 만만치 않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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