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차, 냉각수·인포시스템 품질 논란에도 "문제없다" 배짱 영업?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16-07-22 09:06


'안전의 대명사' 볼보자동차가 최근 연이어 차량 품질에 대한 논란에 휩싸이면서 그 명성에 흠집이 나고 있다.

볼보차 소유주들이 잇따라 냉각수 변색 현상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지만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아직 명쾌한 해결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게다가 한글 지원이 안 되는 구형 '인포시스템'(전화·멀티미디어·라디오 등 조작장치)이 장착된 차량을 판매해놓고도 '나 몰라라'식의 행태로 일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볼보차코리아의 고배당 정책과 인색한 기부까지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스웨덴에 본사를 둔 볼보차그룹은 지난 2010년 중국 지리차에 의해 인수됐다.


볼보차 소유주들이 냉각수 변색과 한글지원이 안 되는 인포시스템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차량을 판매한 볼보차코리아측은 명쾌한 해결책 없이 "이상 없다", "시스템상 해결이 불가하다"는 등의 대응만 되풀이하고 있다.


청록색 냉각수가 진한 갈색으로…볼보차는 "이상없다"

최근 국토교통부 산하 교통안전공단에서 운영하는 자동차리콜센터에는 '냉각수 변색'에 관한 불만들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6월초부터 현재까지 약 70건에 달하는 관련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자동차 관련 사이트와 소유주들의 카페 게시판에도 역시 이같은 불만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이들이 주장하는 내용은 청록색의 냉각수가 진한 갈색으로 변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색깔이 아메리카노 커피색과 흡사하다는 조롱 섞인 불만도 있다. 현재 소유주들은 이같은 냉각수 변색 현상이 2014~2015년식 볼보차에서 대부분 발견되고 있으며, 특히 D4(디젤 4기통)·D5(디젤 5기통)엔진이 장착된 모델에서 집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같은 결함의심에 AS센터를 찾은 소유주들은 "정상"이라는 답변만 들었다고 전했다. 이같은 불만에도 볼보차코리아는 묵묵부답이어서 소유주들의 차량 결함 의혹은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에서는 "(볼보차코리아는) 차 팔고 나면 그만이냐"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대해 볼보차코리아는 차량결함과 냉각수 변색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볼보자동차코리아 관계자는 "고객 커뮤니티 내 이슈가 되고 있는 냉각수 색 변화에 대한 고객의 우려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으며, 일부 볼보차 제품에서 발생하는 냉각수 색 변화에 대한 고객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냉각수 색 변화가 나타난 차량을 자체 조사한 결과, 냉각수의 색상변화를 일으킬 만한 자동차 내의 관련 계통에 고장이나 누유가 발견되지 않았다"며 "아울러 냉각수 염료의 색상 변화가 차량의 성능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며, 냉각수 품질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냉각수를 공급하는 업체로부터도 냉각수 색상 변화가 냉각수의 성질과 성능에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를 받은 바가 없다"고 덧붙였다.


볼보차 일부 모델에서 냉각수 색이 청록색(왼쪽)에서 진한 갈색(오른쪽)으로 변하는 현상이 발견돼 차량 소유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차량을 판매한 볼보차코리아는 이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사진출처=온라인


'외계어'로 보이는 인포시스템…볼보차는 "한글지원 안된다"

뿐만 아니라 일부 볼보차에 장착된 인포시스템이 한글 지원자체가 안되는 것은 물론 업데이트도 불가능한 것으로 드러나 해당 차량 소유주들의 불만이 쌓이고 있다. 해당 차종은 '센서스 3.0버전' 인포시스템이 탑재된 2012~2015년형 모델들이다. 2016년형 모델부터는 한글 지원이 가능한 '센서스 컨넥트'가 장착됐다. 센서스 3.0버전은 한글지원이 안 돼 음악의 제목이나 가수 이름 등이 깨져서 보인다. 결국 도형·특수문자·기호 등으로 이뤄진 문자로 표시되는 것.

이같은 불편에 차량 소유주들은 볼보차코리아에 항의했지만 '수리가 안 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러나 소유주들은 글로벌 시장에서는 해당 국가의 언어를 지원하면서도 국내용 차량에만 한글지원이 안 되는
도형·특수문자·기호 등으로 이뤄진 문자로 표시된 볼보차의 구형 인포시스템. 사진출처=온라인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3.0 버전은 2012년부터 볼보차에 장착이 됐고 중국과 일본 등에서는 해당 국가의 언어가 표시됐지만 한글은 제외됐기 때문이다. 소유주들이 국내 역차별을 주장하는 이유다. 또한 한 소유주는 "2014년부터 한글이 지원되는 센서스 컨넥트가 개발됐지만 볼보차코리아는 구 버전을 수입해서 팔았다"며 "이는 국내 소비자들을 기만하는 행위"라며 불만을 터뜨렸다.

이에대해 볼보차코리아도 일부 인정하면서도 "어떤 의도를 갖고 구형 센서스 장착 모델을 판매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볼보차코리아 관계자는 "2016년식을 기준으로 적용된 내비게이션이 통합된 신규 센서스 시스템은 기존 센서스와 호환이 불가능한 별도의 방식"이라며 "신규 센서스는 유럽에서 내비게이션과 시스템 통합이 완료된 2014년식 기준 일부 차종부터 적용돼 한국사양은 국내 지도가 적용된 내비게이션과 함께 2016년식부터 적용됐다"고 해명했다.

볼보차코리아는 소유주들의 항변이 이어지자 "한글 지원화를 위해 본사와 지속적으로 해결책을 찾고 있다"는 답변을 내놨다. 그러나 최근 볼보차코리아 관계자는 "국내에서 판매된 2016년식 이전 차량에 대한 한글지원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결국 시스템이 다르기 때문에 구형 센서스 버전이 탑재된 차량을 구입한 소비자들은 현재의 불편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한편, 볼보차코리아는 최근 4년간(2012~2015년)약 107억원의 순이익에 110억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벌어들인 돈보다 많은 돈이 외국계 대주주의 주머니로 들어간 셈이다. 게다가 볼보차의 국내 기부액은 사실상 '제로' 수준이다. 2008년 2000만원을 마지막으로 2009년부터 7년 연속 기부액은 단 한 푼도 없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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