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시작된 정몽규 회장의 4년, 기로에 선 한국 축구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6-07-21 20:16


제53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투표가 21일 오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렸다. 정몽규 당선자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7.21.

세상이 달라졌다.

제52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때는 4명의 후보가 출마해 혼전에 혼전을 거듭했다. 올초 대한축구협회와 국민생활체육 전국축구연합회가 통합되면서 판이 바뀌었다.

대항마가 없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정 회장은 21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제53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서 단독 후보로 출마, 당선됐다. 선거인단 106명 중 98명이 투표에 참가했고, 만장일치인 98표를 받아 초대 선출직 통합 회장에 이름을 올렸다. 재신임을 받은 정 회장의 임기는 2020년 12월까지다.

정 회장은 "후보등록 기간 중 단독출마하게 돼서 더 어깨가 무거웠다. 내 임기 동안 더욱 더 축구발전을 위해 힘써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과연 몇 분이 반대할까 생각했는데 깜짝 놀랐다. 이렇게 지지해주신 만큼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새로운 4년이 시작된다. 출발부터 숨가쁘다. 2016년 리우올림픽 한국선수단장으로 선임된 8월 브라질에서 대한민국을 이끈다. 9월에는 국제축구연맹(FIFA) 평의회(FIFA Council) 위원 선거가 기다리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몫의 국제축구연맹(FIFA) 집행위원에 도전장을 냈지만 꿈을 이루지 못했다. 전화위복이었다. 제프 블래터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FIFA는 부패의 온상으로 비판을 받아온 '절대 권력'인 집행위원회를 폐지하는 대신 37명이 참여하는 평의회(Council)를 도입하기로 했다. 평의회는 FIFA의 주요 정책을 심의하는 핵심 기구다.

아시아축구연맹(AFC) 몫 평의회 위원은 7자리다. 기존 4명의 FIFA 집행위원은 자동적으로 평의회에 포함된다. 남은 3자리 중 1자리는 여성으로 채워진다. 정 회장은 2자리 가운데 1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도전장을 냈다. 현재로선 당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첫 번째 과제는 역시 FIFA 입성이다. 한국 축구 외교력은 정몽준 회장이 2011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린 FIFA 부회장 선거에서 5선에 실패한 후 '암흑기'를 맞았다. FIFA를 통해 국제 축구계가 좌지우지된다. 정 회장의 FIFA 재진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또 내년 5월에는 2017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월드컵이 한국에서 열린다. FIFA U-20 월드컵은 2007년 FIFA U-17 월드컵 이후 10년 만에 한국에서 개최하는 FIFA 주관대회다.성인 월드컵 다음으로 규모가 큰 대회다. 성공적인 개최를 통해 국제 경쟁력도 강화해야 한다.

축구협회의 향후 4년을 어떻게 그릴지도 관건이다. 정 회장의 몫이다. 축구협회는 통합 이전 등록 인원이 4만여명에 불과했지만 생활축구가 더해지면서 이제는 100만명에 달하는 거대 단체로 탈바꿈했다. 엘리트와 생활, 융복합 구조로 발전한 한국 축구의 미래가 그의 어깨에 달렸다.

내실도 다져야 한다. 정 회장은 승강제 실현을 위한 디비전 시스템 구축 제2 트레이닝센터 등 인프라 확충 고품격 축구문화 조성 KFA 브랜드 파워 강화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한국 축구의 숙원이자 실현돼야 할 과제다. 만에 하나 공약이 공수표가 될 경우 정몽규호는 바다가 아닌 산으로 갈 수도 있다. 전세계와의 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다. 여기에다 한국 축구의 하부구조가 더 튼튼해지기 위해선 수익 창출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정 회장은 "선수들이 팀으로 하나되는 모습에서 축구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선수, 지도자 등 모든 참여자들이 있을 때 축구가 더욱 빛났다"며 "하지만 지금까지 아쉬움이 많다. 대다수의 많은 유소년 팀들이 승패에만 집중해 이기는 축구만 했다. 팬들의 외면을 받아 '우리만의 리그'라는 오명을 안고 있다. 나는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축구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의 '만장일치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 축구의 운명이 그의 숨소리에 달렸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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