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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 7월 줄시된 증강현실게임 '포켓몬 Go' 열풍이 전세계를 뒤덮고 있다. 1990년대 유년기를 보낸 이들은 '피카츄의 기억'과 당시 몰입했던 게임의 추억을 동시에 떠올리며 열광한다. 국내에선 속초에서 '포켓몬 Go'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소문이 퍼져나가면서 소위 '난리'가 났다. 속초행 버스가 매진됐고, 속초시가 제공한 와이파이(wi-fi) 지도가 빛의 속도로 퍼져나갔다. 지구촌 곳곳에서 포켓몬 GO 유저들에 얽힌 웃지 못할 에피소드들이 쏟아지고 있다. 13일(한국시각)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포켓몬 Go에 얽힌 황당 사례들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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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이 아니다. 포켓몬 GO 서비스가 시작된 미국과 호주 등에서는 '포켓몬 잡아드립니다'라는 광고가 등장했다. 현실에 바쁜 이들을 대신해 포켓몬을 잡아주는 사람들이다. '진짜' 포켓몬 트레이너답게 일반인보다 훨씬 많은 수의 포켓몬을 획득하는 능력이 있으며, 특별한 종 혹은 새롭게 진화된 포켓몬을 잡는 노하우까지 갖추고 있다.
이들은 "새로운 포켓몬을 찾고, 이들을 잡는 것이 내 기쁨입니다. 내가 잡은 포켓몬은 당신의 몬스터볼에 들어갑니다"라고 말한다. 이들은 시간당 약 20~30달러(2만3000~3만4000원)의 돈을 받는다.
포켓몬을 잡고 싶은 유저들의 갈망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설령 그 곳이 장례식장이라도, 혹은 병실이라도.
이런 장소는 일반적으로 포켓몬 Go를 켤 엄두를 내지 못하는 장소다. 따라서 포켓몬의 수가 많고, 그 질도 우수하다. 때문에 열성적인 포켓몬 GO 유저들은 장례식장의 관 옆에서도, 아이를 낳는 아내의 옆에서도 포켓몬 GO 플레이에 열중하고 있다.
미국 와이오밍에 사는 19세 소녀는 물 속성의 포켓몬을 잡기 위해 포켓몬 GO를 켜고 강변을 걸어내려가던 와중에 시체를 발견하기도 했다. 포켓몬을 잡으려다, 물속에 잠겨 있던 시체에 걸려 넘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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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마찬가지로 캐나다 역시 포켓몬 불모지다. 포켓몬 GO를 실행시켜도 포켓몬이 나타나지 않는다. 아직 정식 서비스가 시작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항의와 불만이 폭주하는 가운데 캐나다의 포켓몬 팬들은 갈증을 식힐 자구책을 구하고 있다. 스스로 포켓몬 옷을 입고 대자연에서 뛰놀거나, 포켓몬 카드게임으로 아쉬움을 달래며 정식 서비스 오픈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 역시 아직 포켓몬 GO 서비스가 시작되지 않았다. 그런데 우연찮게도 강원도 속초와 고성 등에서는 플레이할 수 있다. 구글 맵상의 '한국' 분류에서 벗어난 지역이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덕분에 서울발 속초행 고속버스는 매진 사례다.
한국에서 포켓몬 GO의 정식 서비스를 즐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포켓몬 GO는 구글 지도 기반의 게임인데, 한국 정부가 지도 데이터 해외 반출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8월에나 구글 지도와 관련해 내부 논의를 가질 예정이다. 적어도 그때까지 속초는 대한민국 포켓몬 팬들의 성지로 군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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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 사는 한 의사는 포켓몬 Go 때문에 외도 사실을 들켰다. 그는 평소 잘 오지 않던 장소에 있게 되자, 별 생각 없이 포켓몬 Go를 켜고 새로운 포켓몬을 잡았다. 그 장소가 전 여자친구의 집이었다는 게 문제였다. 의사의 애인은 그가 전 여친의 집에서 포켓몬을 잡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결별을 통고했다.
잊지말라. 포켓몬 GO는 '가상현실'이 아닌 '증강현실' 게임이다. 나타난 포켓몬은 가상의 생물체지만, 그 장소는 현실이다. 포켓몬 GO는 마치 블랙박스처럼 당신의 위치를 기록한다.
5. '포케스탑' 상식책에 오르다!
포켓몬 GO에는 '포케스탑(Pokestop)'이란 장소가 있다. 간단히 말하면 포켓몬 사냥에 필요한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장소로, 포켓몬 GO 상의 지도에 표시된다. 클릭한 유저는 아이템 외에도 경험치를 받아 레벨을 올릴 수 있으며, 포케스탑은 5분마다 재활성화된다.
그와 별개로 '포케스탑'은 말하자면 지역 명소 같은 곳이다. 구글은 이 위치를 포케스탑으로 지정한 이유에 대해 간단한 설명을 제공한다. 포켓몬 GO 유저로선 여행지의 색다른 정보를 얻는 즐거움이 추가된 셈이다.
AP통신은 지난 1953년 이래 저널리스트들을 위한 문법 및 상식책인 'AP 스타일북'을 제작하고 있다. AP 측은 포켓몬 GO 서비스가 시작되자, '포케스탑'이란 신조어를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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