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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천어와 수달이 사는 청정 지역 강원도 화천에서는 일찍 찾아온 더위와 일상에 지친 사람들을 위해 매년 여름이면 쪽배축제가 개최된다. 깨끗한 자연에서 펼쳐지는 일탈의 유쾌한 여름축제인 쪽배축제에서는 돛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없이 낭만과 추억속으로 배를 저어갈 수 있다.
화천에는 수운이 발달했던 고려와 조선시대에 주요한 강변의 요충지에 설치했던 나루터가(진도:津渡) 여러 곳에 있었다. 나루터에는 소금이나 생선을 비롯한 생활필수품들과 농산물을 싣고 교역하는 배가 많았다. 그래서 나루터에는 떠나는 사람과 보내는 사람들간의 애환이 남아 있게 마련이다.
화천 쪽배축제는 이곳 나루터에 스며있었던 선조들의 한과 마음을 되새겨 보고, 현대적인 감각과 쪽배라는 동화적인 이미지를 부활시키기 위해 2002년부터 개최되기 시작했다.
원포귀법 떠들어온다. 어야디야/북 울리며 배들어 온다. 출렁이는 강물위에 어야디야/
집채같은 배를 띄워 어야디야/냉경지를 찾아드니 어야디야/오는 길도 험타마는 어야디야/
돌아 갈길 아득하네. 어야디야/석달 열흘 가믐만나 어야디야/ 오도가도 못할지경 어야디야/두고온 님 어찌할꼬 어야디야
쪽배축제에서는 나무를 팔아 소금배에 소금을 가득 싣고 오겠다며 떠나는 낭군과 낭군의 무사귀환을 기도하는 아낙네의 안타까운 이별을 묘사한 냉경지 소금배 오는 소리를 마당극을 통해 들어 볼 수 있다.
그리고 화천 쪽배축제는 독특한 모양의 배를 제작해 화천강에 띄워볼 수 있는 이색적인 여름 체험 축제다.
"종이외 재료를 사용한 쪽배는 참가 불가, 반드시 1인 이상 탑승 인간동력으로 진행, 공공성 저해요소(불안감, 위화감, 불쾌감, 선정성 등을 유발하는 장식요소 및 화약류사용 등)금지, 중간에 파손 또는 가라앉는 등 멈추는 쪽배는 멈춘 시점에서 종료" 등과 같이 다른 어떤 축제에서는 볼 수 없는 이색적인 규율아래 진행되는 기발한 상상력의 쪽배콘테스트는 도전적인 젊은이들이 색다른 추억만들기에 충분하다.
더운 여름날, 자신이 만든 쪽배를 타고 강바람을 맞는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가슴 설레는 일이다.
전체 면적의 80%이상이 산과 물로 이뤄져있고, 댐의 건설과 어수자원의 고갈, 낚시 관광객의 급감, 수운의 쇠퇴, 군장병 면회객 및 낚시객을 대상으로 하는 3차 산업에 의존하던 지역경제, 그러나 각종 규제에 묶여 개발되지 못해 유일하게 남겨진 청정 자연을 살길로 삼았던 화천.
아이러니하게도 화천군은 접경지역이라는 비극적인 시대상황이 오히려 산과 물이 조화를 이뤄 수려한 자연환경을 빚어 선물한 곳이다. 최근에는 미국CNN이 세계7대 겨울불가사의로 꼽은 산천어 축제를 비롯하여 DMZ의 자연경관, 평화의 댐, 비목공원, 칠성전망대, 백암산 특구 등 생태·안보 관광의 보고로 각광을 받고 있는 지역이다.
화천군에서는 수(水)생태계의 지표종인 수달의 보존과 연구, 증식, 복원사업을 통해 청정지역임을 알리기 위해 2013년 한국 수달연구센터도 건립, 개관하였다.
바야흐로 화천은 청정 생태옷을 계속 갈아입고 있는 중인 셈이다.
그리고 화천은 산천어 축제, 토마토 축제, 쪽배축제 등 축제의 일상화, 일상의 축제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곳이다.
올 여름, 모든 일이 술술 풀린다는 수리(水利)화천에서 푸른 하늘 은하수를 배경으로 하얀 쪽배타고 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 만나러 떠나보자. <지진호(건양대 교수/ 관광-축제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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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개요
◇일시 : 2016. 7. 23(토) ∼ 8. 7(일) /16일간
◇장소 : 강원도 화천군 붕어섬 일원
◇주요 프로그램 : 월엽편주(수상자전거), 범퍼보트, 카약, 카누 등 수상체험 프로그램과 자전거, 전동스쿠터, 하늘가르기 등 육상 프로그램, 야외 물놀이장과 대한민국 창작쪽배 콘테스트, 한여름밤의 하모니 등 20여개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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