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출된 파나마 법률회사 모색 폰세카 자료에서 국내 방위산업 분야 대기업들이 연관된 것으로 보이는 두 개의 페이퍼 컴퍼니가 발견됐다.
이 유령회사들은 터키 현지 무기 중개 업체인 'KTR'이 설립한 것으로 사실상 하나의 업체다.
실제 이 회사의 홈페이지 첫 화면에 게시된 주요 거래 파트너 명단에는 모두 한국의 방산대기업들이 포함돼 있었다.
뉴스타파는 "이 회사가 버진아일랜드에 자신과 같은 이름의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었는데, 모 회사의 이름을 딴 유령회사 두 개를 만든 것"이라며 "계약서를 작성해 준 곳은 터키 KTR의 법률 대리인인 모색 폰세카였다"고 밝혔다. 이어 "경위에 대한 조사가 시작되자 KTR의 홈페이지에서 한국 업체들이 삭제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삼성테크윈과 현대로템이 계약을 맺은 유령회사들은 모두 스위스 UBS은행에 계좌를 개설한 것으로 드러났다.
회사 주주는 무기명으로 돼 있고, 회사 이사는 차명 서비스에 전문으로 이름을 빌려주는 인물들이었다고 뉴스타파는 전했다.
이들은 실제 수천 개 회사에 이사로 등록이 돼 있으며, 회사의 주소 역시 수천 개 회사가 등록된 버진아일랜드 아카라빌딩이었다.
계약서에 언급된 삼성테크윈과 현대로템은 페이퍼 컴퍼니와의 거래를 부인했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삼성테크윈은 "2001년 K-9 자주포의 터키 수출을 준비하면서, 터키에 현지 네트워크가 없다보니 1999년부터 한국 업체와 협업 경험이 있는 '코오롱 리미티드 터키'라는 회사와 공동 마케팅 등을 했다. 그러다가 2000년부터 정식 에이전트 계약을 했다"고 설명했다. 중개 수수료를 어디로 보냈는지 확인해달라는 질의에 대해서는 "자금 거래는 기밀 사항이므로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대로템 관계자 역시 터키의 KTR과 거래한 것은 사실이지만 "KTR의 페이퍼 컴퍼니에 대해서는 저희가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고 밝혔다. 현대로템이 터키에 있는 회사와 거래를 했는지, 조세도피처에 있는 회사하고 거래를 한 것인지만 확인해달라고 요구하자, 이 부분에 대해서는 "국세청에서 예전에 확인을 다 받았다"고 주장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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