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업체 배당은 '펑펑', 기부는 '찔끔'…기부금의 20배 배당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16-04-21 14:04


수입차업체들이 외국인 대주주에게는 고배당을 하면서 국내 기부에는 인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주요 8개 국내 수입차업체들의 기부금 대비 주주 배당은 무려 20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나 그동안 수입차업체들이 강조해 온 '사회 공헌 앞장'은 말 뿐이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시된 2015년 회계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등 주요 8개 국내 수입차 업체의 지난해 주주 배당은 총 약 836억1000만원이었다.

이에 비해 기부금은 약 42억2000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결국 기부금의 약 20배를 외국인 대주주들에게 배당을 한 셈이다.

공시에 나온 기부금 액수를 보면 벤츠코리아가 20억50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BMW코리아 18억1000만원, 한불모터스(푸조 등 취급) 2억1000만원, 포르쉐코리아 1억5000만원 등 총 42억2000만원이었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FCA코리아(크라이슬러 등 취급), 볼보자동차코리아, GM코리아는 회계 장부상에 기부금 내역이 전혀 없었다.

반면 4개 수입차업체의 배당은 836억1000만원에 달했다.

벤츠코리아의 지난해 주주 배당액은 585억6000만원,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160억1000만원, 포르쉐코리아 60억4000만원, 볼보차코리아 30억원 등이었다.


이들 업체의 배당성향을 보면 포르쉐코리아가 100%를 기록했다. 순이익 60억4000만원 전부를 외국인 대주주에게 보냈다는 것이다.

볼보차코리아는 86.43%, 벤츠코리아는 66%,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49.84%의 배당 성향을 보였다.

특히 벤츠코리아는 지난해 다임러AG와 스타오토홀딩스 등 양대 주주에 585억원 이상의 금액을 배당, 기부금 20억5000만원의 30배를 나타냈다.

포르쉐코리아는 기부금의 40배 수준인 60억4000만원 가량을 포르쉐AG와 아펙스인베스트먼트 등 양대 주주에게 배당금으로 돌려줬다.

기부금이 없었던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유일 주주인 볼보카코퍼레이션에 30억원을 배당했다.

BMW코리아와 한불모터스는 배당은 자제한 채 각각 18억원, 2억원 가량 기부금을 내 대조를 이뤘다.

BMW코리아 측은 "BMW코리아의 기부금은 사회공헌 단체인 BMW미래재단을 포함하면 작년 한 해에만 40억원에 달한다"면서 "재단이 설립된 2011년부터 작년까지 총 누계액만 183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볼보차코리아는 "기부금 일부가 마케팅 비용으로 지불돼 기부액이 상대적으로 적게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FCA코리아 관계자는 "지역봉사·문화 사업 등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을 하고 있으며 더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수입차 업체들은 국내 일자리 창출 기여도에 있어서도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 8개 업체의 지난해 전체 매출액은 9조9595억원에 달했지만 이들 업체가 고용한 임직원 수는 749명이다.

특히 벤츠코리아 등 독일계 3사의 전체 매출액은 2010년 3조142억원에서 지난해 8조8357억원으로 3배 성장했지만, 이 기간 일자리는 288개에서 510개로 222개 증가하는 데 그쳤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