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학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학술상인 아산의학상 제9회 수상자가 결정됐다. 아산의학상은 아산사회복지재단(이사장 정몽준)이 2007년 제정했으며, 기초의학과 임상의학에서 탁월한 연구 업적을 낸 임상의사 및 과학자 등을 엄선해 시상한다. 올해에는 처음으로 외국에서도 수상자가 나와, 상의 권위가 국제 수준으로 올라섰다.
기초의학 부문 수상자는 오병하(55) 카이스트 생명의학과 교수, 임상의학 부문 수상자는 로베르토 로메로(64) 미국 국립보건원(NIH) 주산의학연구소 교수(산부인과)가 선정됐다. 젊은 의학자 부문 수상자는 조승우(40) 연세대 생명공학과 교수와 김준범(40) 울산의대 흉부외과 교수가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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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하 교수는 항암제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단백질인 '콘덴신'의 구조와 작용 원리를 밝혀낸 업적으로 수상하게 됐다. 암세포를 포함한 모든 세포는 분열하는 과정에서 DNA가 염색체로 응축되는 현상이 반드시 나타나며, 만약 분열 과정에서 DNA 응축이 이뤄지지 않으면 새로 생기는 세포는 유전정보를 전달받지 못해 사멸한다. 즉, 암세포 분열 과정에서 DNA 응축이 억제된다면 암세포가 더 이상 분열하거나 증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오 교수는 콘덴신이 DNA응축 현상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밝혀냈으며, 이 연구 결과는 향후 콘덴신의 기능을 제어해서 암세포 분열과 증식을 억제하는 항암제를 개발하는 데 활용될 것으로 심사위원회는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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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우 교수는 심혈관계 및 신경계 난치성질환의 치료를 위한 신체조직 재생에 줄기세포를 이용하는 기법을 개발한 공로로 수상하게 됐으며, 김준범 교수는 심장혈관질환 및 심장판막 수술의 치료지침을 새로 제시한 공로로 선정됐다. 김 교수는 하버드의대와 공동 연구를 통해 대동맥류 수술의 새로운 판단 기준을 제시하는 등의 연구 성과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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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사회복지재단은 지난해 6월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수상자 선정을 위한 심사를 진행했다. 수상자는 연구의 의학발전 기여도, 국내외 영향력, 일관성과 독창성, 후진 양성 성과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결정했다. 시상식은 21일 열리며, 기초의학 부문 수상자에게는 3억 원, 임상의학 부문 수상자에게는 25만달러, 젊은 의학자 부문 수상자에게는 각각 50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이동혁기자 do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