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한 천재' 유승완, 200승 달성 애프터스토리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6-02-25 14:42



"남은 거리 단 100미터, 선두는 여전히 '피코타임'입니다. 200승을 눈앞에 둔 유승완 기수가 끝까지 선두자리를 지켜냅니다. 5본 '피코타임' 첫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습니다."

기수 유승완(30·서울)이 데뷔 9년 만에 200승 고지에 올랐다.

유승완은 지난 20일 경기도 과천의 렛츠런파크서울에서 '피코타임'과 호흡을 맞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날 승리로 유승완은 그동안 꿈꾸던 200승 고지에 오르면서 어깨의 짐을 내려놓게 됐다.

경주 여건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다. 단거리인 1000m에 '과천벌 최강자' 문세영이 경쟁자로 나섰다. 경주 자체가 '미승리마 및 3세마' 제한 조건이 걸린 터라 경주마들의 능력에도 물음표가 붙었다. 유승완이 기승했던 '피코타임'은 통산 출전 경력이 단 1차례 뿐이었다. 하지만 '조건'일 뿐이었다. 유승완은 출발대 문이 열리자 마자 선행에 나서 2위마와 1마신차 이상 간격을 벌렸고 결승선 통과 시점까지 단 한 차례의 추월도 내주지 않으면서 결승선을 통과했다.

유승완은 데뷔 초만 해도 촉망받던 '슈퍼루키'였다. 2년차에 30승을 돌파 및 정식 기수 입성 등 기록을 써갔다. 한때 '기수 해외진출 사업' 대상자에 선발될 정도로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해외 연수 뒤 군복무 등 공백기가 길어지면서 빛을 잃어갔다. 복귀 이듬해인 2013년 29승을 기록했으나 데뷔 초반의 폭풍질주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100승 달성이 전환점이 됐다. 2014년 100승 고지에 오른 유승완은 그해 47승에 이어 지난해에는 49승을 올리는 등 급격히 실력을 끌어 올렸다. 올해는 한 달여 만에 10승을 쌓아 올리며 200승 문턱에 섰고 결국 목표를 이뤄냈다. 100승까지 7년이 걸렸으나 200승까진 2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경마계가 유승완의 부활에 포커스를 맞추는 이유다.

200승 달성은 유승완에겐 겹경사다. 오는 3월 1일 백년가약을 맺는 '예비신랑'이기 때문이다. 유승완은 "슬럼프를 무사히 넘기고 지난 2년 동안 좋은 성적을 기록하며 200승이란 과업을 달성할 수 있었던 건 여자친구가 언제나 곁에서 힘을 실어줬기 때문"이라고 벌써부터 '애처가'의 싹을 틔우고 있다.

유승완은 올 시즌 문세영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승 순위에서 문세영(18승)과의 격차가 아직 크기는 하지만 시즌 초반인 만큼 역전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는 분석이다. 200승 고지에 오른 유승완이 과연 탄력을 받아 새로운 최강자로 떠오를 지 지켜볼 일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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