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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거리 단 100미터, 선두는 여전히 '피코타임'입니다. 200승을 눈앞에 둔 유승완 기수가 끝까지 선두자리를 지켜냅니다. 5본 '피코타임' 첫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습니다."
경주 여건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다. 단거리인 1000m에 '과천벌 최강자' 문세영이 경쟁자로 나섰다. 경주 자체가 '미승리마 및 3세마' 제한 조건이 걸린 터라 경주마들의 능력에도 물음표가 붙었다. 유승완이 기승했던 '피코타임'은 통산 출전 경력이 단 1차례 뿐이었다. 하지만 '조건'일 뿐이었다. 유승완은 출발대 문이 열리자 마자 선행에 나서 2위마와 1마신차 이상 간격을 벌렸고 결승선 통과 시점까지 단 한 차례의 추월도 내주지 않으면서 결승선을 통과했다.
유승완은 데뷔 초만 해도 촉망받던 '슈퍼루키'였다. 2년차에 30승을 돌파 및 정식 기수 입성 등 기록을 써갔다. 한때 '기수 해외진출 사업' 대상자에 선발될 정도로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해외 연수 뒤 군복무 등 공백기가 길어지면서 빛을 잃어갔다. 복귀 이듬해인 2013년 29승을 기록했으나 데뷔 초반의 폭풍질주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100승 달성이 전환점이 됐다. 2014년 100승 고지에 오른 유승완은 그해 47승에 이어 지난해에는 49승을 올리는 등 급격히 실력을 끌어 올렸다. 올해는 한 달여 만에 10승을 쌓아 올리며 200승 문턱에 섰고 결국 목표를 이뤄냈다. 100승까지 7년이 걸렸으나 200승까진 2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경마계가 유승완의 부활에 포커스를 맞추는 이유다.
유승완은 올 시즌 문세영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승 순위에서 문세영(18승)과의 격차가 아직 크기는 하지만 시즌 초반인 만큼 역전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는 분석이다. 200승 고지에 오른 유승완이 과연 탄력을 받아 새로운 최강자로 떠오를 지 지켜볼 일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