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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은 아시아의 대표적인 무역-관광 도시다.
홍콩 경마의 역사는 19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편전쟁 뒤 청나라가 영국에 홍콩을 할양한 시기다. 당시 영국에서 경마는 상류층의 여가문화로 통했다. 잔디주로와 이색 경마 축제 등 경마종주국 영국의 문화는 그대로 홍콩으로 이식됐다. 현재 홍콩경마를 주관하는 홍콩자키클럽(Hong Kong Jockey Club) 또한 영국을 참고하여 1884년에 설립됐다. 경마뿐만 아니라 축구, 복권 등 다양한 베팅사업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 역시 영국과 유사하나 발매시장을 독점하고 있다는 면에선 큰 차이가 있다. 영국의 경우 경마시행체인 'BHA(British Horse racing Authority)'와 공인 사설 마권업자인 '북메이커(bookmaker)'가 발매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하지만 홍콩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경마장 및 장외발매소 운영에 관한 모든 권한을 시행체가 가지고 있다.
경마장은 '해피밸리'와 '샤틴', 단 두 곳에 불과하지만 모두 홍콩이 자랑하는 관광명소로서 매년 수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들 정도로 유명하다. '사사 레이디즈 펄스 데이'(The Sa Sa Ladies' Purse Day)', '란제리 쇼' 등 풍성한 볼거리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연말 또는 주요 시상식이 있는 날이면 성룡이나 양자경처럼 홍콩을 대표하는 유명인사들이 무대에 올라 방문객들을 반기기도 한다.
이처럼 화려하고 명성이 높은 경마장을 보유하고 있는 홍콩이지만, 의외로 장외발매소는 대부분 작고 아담한 행태로 운영되고 있다.
홍콩의 장외발매소는 100여개지만 기본적으로 베팅만 가능한 비(非)체류 형태로 만들어졌다. 안내요원도 5명 이내이며 보안요원 역시 2~3명 상주하고 있을 뿐이다. 한국의 렛츠런문화공감센터(렛츠런CCC)가 요가, 탁구, 플로리스트 등 다양한 문화강좌 서비스를 제공하며 지역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과는 크게 다르다. 대신 홍콩은 청소년 축구단, 노인 복지 프로그램, 장학재단, 봉사단 등을 별도로 운영하며 지역사회에 많은 공헌을 하고 있다.
장외발매소를 방문한 고객들은 경마뿐만 아니라 축구, 복권(Mark Six) 등 다양한 분야에 베팅할 수 있다. 물론 방문 고객 중 절반 이상은 경마에 베팅한다. 주로 40~50대 남성 방문자가 많지만 여성이나 부부, 20~30대 젊은 층의 비중 또한 상당하다. 주거-상업 지역 구분 없는 입지로 접근이 용이한 것과 경마를 건전 스포츠로 받아들이는 사회적 인식 덕분이다.
한국마사는 홍콩 장외발매소를 본따 '스포츠 카페형 장외발매소'를 선보일 계획이다. 경마일에는 카페와 경마를 즐길 수 있고 비경마일에는 지역주민들이 다른 스포츠를 관람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