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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생들의 급성장이 예사롭지 않다.
지난해 혜성처럼 등장한 '신성(新星)' 정종진의 활약도 박용범 못지않다. 비록 그랑프리에서 박용범에게 막판 역전을 허용하며 우승의 꿈을 다음으로 미루게 됐지만 처녀 출전한 그랑프리에서 선배들을 상대로 과감한 젖히기를 선보여 깊은 인상을 남겼다. 지난주 광명에서도 가볍게 3연승을 챙기며 2016년을 상큼하게 출발한 정종진은 올 시즌 내내 동갑내기인 박용범과 선의의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2진급 강자들의 활약도 쏠쏠하다. 류재열은 최근 9경기에서 추입과 젖히기를 적절히 섞어가며 1착 5회, 2착 1회, 3착 3회로 승률 56%, 삼연대율 100%의 안정적인 성적을 내고 있다. 200m 단거리 한국신기록 보유자인 류재열은 아마 최강자 출신으로 잠재력만큼은 박용범, 정종진을 능가한다는 평을 받아왔던 기대주다.
'87년 모임' 회장을 맡고 있는 김형완도 전매특허인 마크추입력을 앞세워 최근 12경기에서 1착 4회, 2착 3회, 3착 1회의 준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 어떤 유형의 강자를 만나도 저돌적인 경기운영과 노련한 틈새공략을 무기삼아 직선을 날카롭게 파고드는 김형완은 지난해 11월 광명 결승에서는 인기순위 4위로 출전했지만 강축 이현구를 2착으로 막아내며 경륜팬들에게 쏠쏠한 재미를 선사하기도 했다.
최근 9경기에서 1착 3회을 기록한 신예 황인혁도 빠르게 특선급에 적응하고 있는 신흥강자다. 아직 경험미숙으로 승부타이밍을 놓치면서 고전하는 경우가 종종 보이지만 실전을 치르면 치를수록 묵직한 선행력의 위력은 배가 될 전망이다. 지난주 금요일과 토요일 경주에 2착했던 이정우도 순리적 경기운영을 통해 안정적인 성적을 내고 있다. 이밖에 엄정일 천호성 유선우도 최근 나란히 추입 우승을 통해 중배당을 연출하며 존재감을 알렸다.
경륜 관계자는 "특선급 대세로 자리잡은 87년생들은 개개인의 성적도 빼어날 뿐만 아니라 실전에서 함께 편성될 경우에는 자연스런 협공을 통해 1,2착을 나눠 갖는 경우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며 "이들은 내일이 더 기대되는 선수들로 향후 5년 이상 벨로드롬의 주축멤버로 활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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