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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브랜드, 깐깐한 한국 주부 마음 잡으려 '소재'부터 바꾼다

전상희 기자

기사입력 2015-12-10 09:41


안전과 위생을 중시하는 깐깐한 한국 주부들을 만족시키기 위한 글로벌 브랜드들의 현지화 전략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리미티드 에디션을 출시하거나 단기 프로모션을 펼치는 등 단순한 로컬라이징 마케팅에서 나아가, 한국 고유의 문화와 소비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제품의 '소재'부터 재개발하고 변경하는 근본적인 현지화로 국내 주부들의 마음을 공략 중이다.

글로벌 브랜드가 소재까지 바꾸며 현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까닭은 다른 나라들보다 까다롭게 육아용품, 주방용품 등을 선택하는 한국 주부들을 만족시키는 제품이 다른 아시아 국가 및 세계 시장에서도 충분한 성공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 주부들이 제품력의 기준이 되는 셈이다. 특히 한류 열풍이 불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한국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안착한 신제품은 아시아 시장의 진출이 쉽다는 점도 하나의 이유다. 실제로 한국을 위해 소재를 변경하거나 재생산한 제품들이 해외 시장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토미티피의 모성수유 젖병.
◆ 영국 토미티피, 한국의 삶는 젖병 소독 문화에 최적화된 '한국 맞춤형' PESU 소재 젖병 인기

매일유업의 자회사 제로투세븐(대표 조성철)이 독점 수입·유통하는 '토미티피(tommeetippee)'가 지난 9월 출시한 PESU(폴리에스테르설폰) 소재 토미티피 '모성수유 PESU 젖병'은 유아용품 로컬라이징 사례의 대표로 꼽히며 한국 엄마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모성수유 PESU 젖병'은 제로투세븐이 영국 본사를 3년간 설득한 끝에 탄생한 제품으로, 한국 고유의 수유 문화와 아시아 아기의 특성이 반영된 '한국 맞춤형' 젖병이다.

영국 점유율 1위, 판매 1위를 기록하는 국민 브랜드인 토미티피의 주요 젖병은 유럽의 스팀 소독 방식에 적합한 PP(폴리프로필렌) 재질로 이루어져 있었다. PP소재는 가볍고 합리적인 가격에 유럽 시장을 선점하고 있었지만, 제로투세븐과 토미티피는 전통적으로 젖병을 삶아서 소독해 사용하던 한국의 수유 문화에 더욱 적합한 PESU 소재를 신제품 소재로 선정하여, 가볍고 깨지지 않는 PP와 열에 강한 유리의 장점을 결합시켜 한국을 위해 선보였다. PESU는 미국 식품의약국(FDA)가 환경호르몬과 BPA(비스페놀A)가 유출되지 않는다고 승인한 인체에 가장 안전한 소재로서, 삶아서 소독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어 안전에 민감한 한국 엄마들의 성향도 만족시킨다.

이 밖에도 토미티피는 유럽 아기의 구강 구조와 젖꼭지를 빠는 속도에 차이가 있는 아시아 아기들의 특성을 반영해 기존 젖꼭지보다 유속이 느린 '0단계 신생아 젖꼭지'도 함께 선택 적용하는 등 한국 소비자들을 위한 제품 현지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매일유업 자회사 제로투세븐 관계자는 "토미티피의 '모성수유 PESU 젖병'은 전세계 40개국에 진출한 50년 전통의 영국 글로벌 브랜드가 한국 엄마들을 공략하기 위해 기존 제품을 소재부터 새롭게 바꿔 현지화한 사례"라며, "깐깐한 한국 엄마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이번 제품은 세계 최초 한국 출시를 시작으로 아시아 및 세계 시작에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 독일 휘슬러코리아, 단단·고염분 식재료 손질 잦은 한국 식문화 고려해 칼 소재 변경

글로벌 주방용품 업체에서도 한국인의 식습관과 특성을 연구, 이에 맞춰 소재를 변경해 현지화한 제품으로 국내 주부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독일의 명품 주방용품업체 휘슬러코리아의 한국형 주방칼인 '프리미엄 나이프'가 대표적이다.

휘슬러코리아의 '프리미엄 나이프'는 단단하거나 고염분의 식재료 손질이 잦은 한국 음식의 특성상 칼이 무뎌지기 쉽다는 점을 고려해 휘슬러 독일 본사가 칼의 소재를 수정한 주방칼이다. 한국 식문화 연구를 토대로 소금과 고온에 강한 금속인 몰리브덴 함유량을 증대시킨 스테인레스 스틸을 적용, 칼을 자주 갈지 않아도 쉽게 무뎌지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 프랑스 테팔, 믹서기의 플라스틱 용기를 유리 소재로 바꾼 나라 '한국이 유일'

프랑스 주방가전 테팔은 한국에서 처음으로 믹서기의 볼(믹서기 중 식재료를 담는 용기) 소재를 플라스틱에서 유리로 변경해 판매를 시작했다. 한국 주부들은 플라스틱 용기에 식재료를 담으면 재료의 색과 향이 소재에 밴다는 선입견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뿐만 아니라 플라스틱 재질에 대해 환경 호르몬 등의 안전성과 위생의 우려를 가지고 있어 유리를 더 선호하는 국내 주부들의 성향도 십분 반영했다.

그 결과, 지난 2013년 미니 믹서기 최초 유리 용기를 적용한 '클릭앤테이스트 미니 믹서기'는 해외에서도 한국을 따라 유리 용기를 적용해 판매되는 등 소비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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