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 게 충분하지 않던 원시시대엔 몸속에 저장된 지방은 동물뿐만 아니라 사람에게도 겨울을 나는데 가장 중요한 에너지 저장소였다. 그리고 1970,19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배가 좀 나오면서 덩치가 커 보이면 '사장님같다', '풍채가 좋다'는 등 비만과 지방은 부유함의 상징이자 좋은 인상을 주는 작용을 했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 들어 비만 인구가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그리고 이에 따른 일명 '성인병'이 증가하면서 기름기, 콜레스테롤, 지방이라는 단어는 상당히 기피대상이고 부정적인 이미지로 바뀌었다. 그리고 스키니진, 한 뼘 미니스커트가 유행인 2015년 현재, 비만과 지방은 더 이상 멋 부리기를 포기한 사람들만의 소유물이 됐다.
이러한 안면의 볼륨이 부족하거나 조화롭지 못한 볼륨 배치를 교정하기 위해 지방이식은 가장 효과적이고 안전한 방법이다. 물론 이런 볼륨을 증대시켜 줄 수 있는 다른 방법 중에 필러도 있다. 다만, 필러는 재료비가 들기 때문에 충분한 양을 교정하려면 비용이 상당히 높아질 수밖에 없는 단점이 있다. 반면 필러는 지방이식시 지방을 몸 어딘가에서 채취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지방이식 절차와 효과 그리고 시술 받고자 할 때 유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지방이식을 하고자 한다면 일단 본인의 얼굴에 어떤 문제가 있는 지 정확히 판단을 먼저 하는 게 중요하다. 이는 본인이 자가 판단도 필요하겠지만 지방이식을 전문적으로 하는 의사의 소견을 듣고 지방이식을 통해 어떤 결과를 얻을 수 있을 지 충분한 상담을 통해 알아보는 과정을 거치고 결정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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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지방을 채취하는 부위는 어디든-보통 허벅지나 복부에서 채취-상관없으나 지방이 빠져나간 부위, 즉 채취한 부위에 울퉁불퉁한 요철이 생기지 않도록 넓은 부위에서 고르게 지방을 채취하는 게 중요하며 지방채취를 위해 캐뉼라가 들어간 흉터가 눈에 띄는 곳에 있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간혹 허벅지나 러브핸들(일명 '뒷구리')에서 지방을 채취할 경우 한 쪽에서만 채취해 짝짝이가 되어 본원에 교정차 내원하는 경우가 있듯이 양쪽에 대칭이 되도록 섬세하고 꼼꼼히 지방을 채취해 줄 수 있는 병원을 고르는 게 필요하다.
지방을 채취하고 나서는 지방과 물, 혈액, 기름, 섬유성 결체조직 등이 섞여있는 지방흡입액에서 순순한 지방만을 분리해 내는 정제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 때 원심분리기를 통해 순수한 지방만을 모은다. 이렇게 정제된 지방을 지방이식 캐뉼라를 통해 원하는 부위에 이식을 하게 되는 데 이 지방이식 캐뉼라는 외경이 작은(보통 1.0, 1.2㎜를 사용)끝이 뭉툭하고, 뭉툭한 끝의 바로 뒤쪽에 동그란 홀이 있어 이 홀을 통해 이식될 지방이 피부 밑으로 전달되는 것이다.
끝이 주사바늘처럼 뾰쪽하지 않고 뭉툭하기 때문에 혈관이 다치지 않아 멍은 잘 생기지 않는다. 이때 지방을 이식할 부위에 적정량의 지방을 정확히 이식하는 게 지방이식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할 수 있다. 이식 시 캐뉼라가 피부를 뚫고 지나간 부위 즉 피부천공 부위도 흉터로 남을 수 있으니 보이지 않는 곳에 뚫는 섬세함과 친절함이 요구된다.
이식된 지방을 주변 조직으로부터 혈관이 자라 들어와 영양과 산고공급을 받아 이식된 자리에서 다시 살아가는 데 이를 '생착'이라고 한다. 모든 이식된 지방들이 생착해 살아가지는 못한다. 그래서 2차, 3차의 지방이식이 필요하기도 하다. 이렇게 여러 차례 지방이식을 하는 번거로움을 피하기위해서 한 번에 많은 량의 지방을 이식해버리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는데 이는 잘 못된 생각입니다.
이렇게 '몽땅 이식'을 하게 되면 이식된 지방 덩어리의 중앙 부분 지방은 영양, 산소공급을 받지 못해 결국 죽게 되고 이 죽은 지방세포들이 곱게 흡수되면 모르지만 간혹 염증이나 석회화의 길을 가게 되면 여러 가지 어려운 문제들을 야기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과유불급'의 원칙을 적용하여 적당한 양을 정확한 위치에 골고루 이식해 최대한의 생착을 유도하고 부족하다 싶으면 한두 달 후 다시 한 번 이식을 고려하는 게 현명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지방 이식 후에 염증이 생기면 곤란하므로 항생제를 꼭 제대로 복용하고 술, 담배는 피하는 게 좋다. 염증이 생기면 발적, 통증, 붓기, 열감(염증의 4대 증상)이 동반되므로 이런 증상이 있다면 바로 병원에 연락해서 조치를 받는 게 좋다.
정제된 지방은 냉동 보관 후 2차, 3차 이식 시 다시 지방채취 과정 없이 이식 가능하다. 하지만 냉동 보관 기간이 길어질수록 지방세포의 생존력(viability)가 떨어지므로 6개월 이상 보관한 것은 다시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지방이식은 정말 필요한 사람에게 제대로 시술할 경우 만족도가 매우 높은 시술이다. 또 환자가 매우 만족하고 행복해하는 걸 보면 의사도 기분 좋아지는 시술이다. 지방이식을 고려하고 있다면 만족스런 시술로 행복해 지길 바란다. 글·조인배 지세븐클리닉 원장(대한비만체형학회 학술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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