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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경마 휘감은 '여풍', 女기수 데뷔 40년사

기사입력 2015-06-17 23:10 | 최종수정 2015-06-19 07:44

기획3_여성기수 이옥례(1975년)


경마는 경정과 함께 동등한 조건에서 남녀 성(性)대결이 이뤄지는 프로스포츠다. 여성 기수는 가벼운 체중과 유연성이 강점이나, 말을 힘차게 몰고 갈 때 필요한 힘이 부족하다는 약점이 있다. 렛츠런파크서울에서 활동 중인 김혜선(26·프리)이 200승에 도전하면서 한국 경마 여성 기수사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최초의 여성 기수는 꼬박 4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75년 3월 기수 면허를 받은 이옥례씨(60)가 최초다. 기수양성소 단기2기(교육기간 3개월) 과정을 마치고 기수로 데뷔했다. 이 씨는 기수가 되기 전 6개월 간 여성 유도마 기수교육 과정을 수료하면서 말과 인연을 맺었다. 1974년 단기기수교육과정을 거쳐 이듬해 기수면허를 획득했다. 데뷔 첫 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뚝섬 경마장을 술렁이게 했다. 이 씨의 우승 소식에 주요 일간지들은 '세계 세 번째이자 아시아 첫 여성 기수가 탄생했다'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 씨는 당시 인터뷰에서 "말과 일체가 되어 전력질주 할 때 느끼는 무아(無我)의 상쾌한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여성에게 불가능한 직업은 없다"고 당찬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이 씨와 데뷔 동기인 배대선 조교사(서울)는 "이 씨는 태권도를 해 운동신경이 좋은 편이었고, 동기생 중 우승을 가장 먼저 따낼 정도로 승부근성이 좋았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국내 첫 여성 기수의 성공신화는 단 5개월 만에 막을 내렸다. 이 씨는 1975년 8월 폭우 속에 뚝섬경마장서 레이스를 펼치다 사고로 부상을 입어 짧은 기수 생활을 마감했다. 통산 성적은 48전 7승 2착 11회였다.

이 씨 뒤 한동안 명맥이 끊기는 듯 했던 여성 기수 시대는 2001년 다시 열렸다. 이신영 이애리 박진희가 '여풍'을 주도했다. 이 중 이신영은 남성 기수들을 압도하는 승부 근성과 강인한 정신력, 기승 실력을 바탕으로 통산 895전 90승 2위 68회를 기록했다. 특히 2004년 11월 대통령배에서 '고려방'에 기승해 렛츠런서울 첫 대상경주 3위 및 그랑프리 출전의 기록을 썼다. 이신영은 2011년 여성 1호 조교사로 변신해 현재까지 활약 중이다. 최근 1년 간 42회의 1위 기록으로 렛츠런서울 조교사 톱5에 랭크되어 있다.

선배들의 뒤를 이은 김혜선의 질주도 놀랍다. 여성 기수 첫 100승을 달성한데 이어 200승 고지를 노리고 있다. 짧은 시간 동안 올리 승수 탓에 '여자 박태종' '여자 경마 대통령'이라는 기분좋은 별명이 따라다니고 있다. 김혜선은 올 시즌 41승으로 다승 9위를 달리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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