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맛빵에서 건강빵으로 빵집이 변하고 있다. 천편일률적인 '브랜드빵맛'에만 길들어 있던 빵 마니아들의 취향이 단맛에서 웰빙으로 이동하면서다. 최근 화학첨가물, 계량제, 방부제, 색소, 식물참가물 없는 오랜 기간 자연발효시켜 빵을 만드는 천연발효종 빵가게가 속속 생겨 저변을 넓혀 나가고 있다. 그 중 하나, 서울 암사동에서 1호점을 연 이래 강남 고급백화점에서도 입점 제의가 들어온 '라베이크' 인기비결을 통해 천연발효종 빵 열풍을 들여다봤다.
꺼억∼. 빵을 먹고 나서 간혹 소화가 잘 안 돼 속이 더부룩해지는 경험을 한 경우가 많을 것이다. 트림이 나와 난처할 때도 더러 있다. 그런저런 이유 때문에 빵은 식사대용보다는 단팥빵이나 카스텔라 위주의 달콤한 간식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유럽 식탁에는 항상 빵이 오른다. 서구인들은 속이 거북하지 않은 걸까?
이스트가 토끼라면 천연발효종은 거북에 해당될 텐데, 이때 발효종은 마치 우리 전통주를 빚는 과정에서 천연 누룩이 차지하는 역할과 유사하다. 간편함 대신에 건강과 풍미를 얻은 천연발효종 빵은 그 대가로 만만찮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간다. 하지만 웰빙 중시파와 유럽 스타일의 빵에 입맛이 든 유학파, 외국인 등을 중심으로 천연발효종 빵을 찾는 이들은 늘고 있다.
'자연에서 얻은 천연효모로 건강한 빵을 굽다'라는 기치로 시작한 정지현 공동대표(제과기능장)는 "천연자연재료를 천연발효시켜 느끼하지 않고 소화가 잘되는 건강한 빵을 만들어야겠다고 시작 했는데 이렇게 큰 호응과 인기에 놀라고 있다"고 했다.
'라베이크'의 외견은 여느 베이커리와 같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큰 차이가 있다. 매장이 위치한 건물에 공장을 두고 발효종을 배양하고, 치즈를 만들고, 팥을 끓이는 등 거의 모든 과정을 직접 한다. 대부분 국산 유기농 재료를 쓰는 것도 특징.
'라베이크'의 모든 제품의 빵은 부패와 곰팡이에 저항성이 있는 밀가루, 호밀가루, 전립분과 같은 곡물로 만든 곡물효소에다 과일의 풍부한 맛과 향을 빵에 담아내기 위한 과일의 효모와 과일의 종류와 발효환경에 따라 달리한 발효과실액을 함께 반죽한 천연발효반죽을 만들어 오랫동안 숙성을 거쳐 천연발효빵을 만들어 내고 있다.
모든 것이 수작업과 전통적인 방식으로 곡물과 과일을 자연발효하여 발효종을 얻고 이 발효종을 반죽에 넣고 다시 발효하고 장시간 15~18시간을 4'C의 저온 숙성시켜 빵을 구워내고 있는 것. 쉽지 않는 과장이지만 건강한 빵을 만들기 위해 번거로움은 감수한다. 이렇게 만드는 방식은 특허출원 되어 있는 상태다.
'라베이크' 빵에는 보존기한도 없다. 그날 구운 빵은 그날 판매하면 끝이다. '슬로 브레드'(Slow Bread)인 까닭에 미리 생산량을 정해 놓고 며칠 전부터 만들어서다. 또 버터가 들어가지 않고 단맛을 낸다는 이런 점이 경쟁력이고 골목을 장악한 프랜차이즈 빵가게가 따라올 수 없는 영역이고 '라베이크'만의 경쟁력이자 인기 비결이다.
'라베이크'의 빵 맛은 천연발효종 빵 특유의 향미가 잘 살아 있다. 유럽인들이 식사용으로 담백하게 먹는 캄파뉴(campagne·시골빵)는 식감이 부드럽고 호밀의 향미가 느껴진다. 문의 www.labake.co.kr / (02)429-1208
천연발효종이란?
이스트나 천연발효종(種) 모두 천연에 존재하는 균에서 만든 효모다. 천연발효종은 화학첨가물 없이 과일, 호밀, 미곡을 원료로 자연발효를 거쳐 얻는다. 이스트는 1차 세계대전 때 독일에서 개발됐는데 빵에 적합한 균만을 분리해 화학 물질을 사용해 배양한 것이다. 사용하기 쉽고 항상 같게 만들 수 있는 안정감이 강점. 천연발효종은 빵의 역사와 같다. 기후와 풍토, 만드는 이의 기술과 개성, 재료에 따라 다른 발효종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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