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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 외국계 보험사 '나 몰라라'식 영업 논란…매년 보험금 부지급률 높아

김세형 기자

기사입력 2015-04-16 09:17


중소형 외국계 보험사의 '나 몰라라'식 영업 형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른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각종 보험 혜택을 내세우며 가입자를 유치하지만 가입 유치후 보험금 지급에 인색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매년 높은 부지급률…평균보다 3배 웃돌아

금융소비자원(이하 금소원)은 최근 지난해 국내 보험사들의 보험금 부지급률을 공개했다. 보험금 부지급률은 보험금을 청구한 건 중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은 비율을 뜻한다. 부지급률이 높을수록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인색하게 준 곳이다.

국내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22개 생명보험사 중 부지급률이 가장 높은 곳은 AIA생명이다. 보험금 청구건수 5만9830건 중 1874건의 보험금을 부지급해 부지급률이 3.13%에 달했다. 2014년 생명보험업계의 평균 부지급률인 0.94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AIA생명 다음으로는 하나생명과 KDB생명이 각각 2.38%, 2.19%로 조사됐다.

국내에서 영업 중인 14개의 손해보험사 중 부지급률이 가장 높은 곳은 ACE손보로 조사됐다. ACE의 부지급률은 2.42%로 보험금 청구건수 16만6049 중 4021건의 보험금을 부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0.87%인 손보업계의 평균 부지급률과 비교하면 2.5배 가량 높다. ACE손보 다음으로는 AIG손보와 흥국화재가 각각 1.91%, 1.58%를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여기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AIA생명과 ACE손보, AIG손보의 미지급률이 올해만 높지 않았다는 것이다. 3개 보험사는 2013년에도 부지급률이 높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AIA생명의 2013년 부지급률 3.81%였다. 2014년의 경우 전년대비 다소 떨어지기는 했지만 평균에 턱없이 모자란 수치다. ACE손보의 경우 2013년 부지급률 2.69%보다 낮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높았고, AIG손보는 2013년 부지급률 1.58% 보다 2014년 부지급률이 0.3%가량 오히려 증가했다.

AIA생명의 경우 보험료에 사업비가 높게 책정돼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사업비 비중이 높다는 것은 보험료가 비싸다는 것을 뜻한다. 지난해 AIA생명의 보험료지수는 142.50%였다. 보험료지수는 순보험료에 대비한 보험료 수준을 뜻한다. 보험료지수는 100을 최저로 하여 지수가 낮을수록 사업비가 적어 보험료가 저렴하고, 지수가 높을수록 사업비가 많아 보험료가 비싸다. 보험료지수가 150%일 경우 소비자가 보험료 15만원을 내면 이 가운데 10만원이 보험금 지급의 재원으로 지출되고, 나머지 5만원이 사업비가 되어 보험료의 3분의 1이 보험사 경비로 나간다.


즉, 보험료지수가 150%에 육박하는 AIA생명의 경우 보험료의 3분의 1 수준을 사업비로 책정하고 있는 것. 대체로 생보업계 보험료지수는 120~130% 가량이다. AIA생명은 높은 수익을 올리지만 제대로 된 서비스는 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업계 일각에서 중소형 외국계 보험사가 '나 몰라라'식 영업 형태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 차원 관리감독 철저히 나서야"

금소원은 최근 보험사들이 경영악화를 이유로 지급심사 강화 등을 통해 보험금을 제대로 주지 않거나 주더라도 삭감 지급하고 있어 가입자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발생된 보험 민원 중 보험금 산정·지급 민원이 전체의 37%를 차지한 만큼 부지급률이 높은 회사일수록 가입자가 보험금을 제대로 받지 못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 피해는 가입자들이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게 금소원의 분석이다.

오세헌 금소원 국장은 "보험사의 주된 의무는 '보험금 지급' 이므로 보험사가 보험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것은 의무위반·계약위반"이라며 "보험사가 가입자의 보험금을 불공정하게 지급하지 않는 행위는 근절돼야 하는 만큼 감독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서 보험사의 부당한 보험금 부지급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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