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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헬스칼럼] 식욕억제제를 먹으면 누구나 살을 뺄 수 있다?

조완제 기자

기사입력 2015-03-31 09:44


"이번에는 제발 성공했으면…… "

최근 병원을 찾아온 김수연(가명·여·32)씨는 올해도 어김없이 다이어트 결심을 했다. 해마다 결심, 실행, 중단, 좌절을 반복하지만 결코 포기할 수 없어서다. 안 해 본 다이어트법이 없으며, 모든 방법들의 장단점을 쏙쏙 꿰뚫고 있다. 그러나 체중은 요지부동이다.

시대가 변하면서 몸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시대에 따라 선호하는 체형이 변한 것이다. 고대에는 약간 살집이 있으면서 통통한 모습을 선호했다는 것을 여러 가지 자료를 통해 알 수 있다.

하지만 요즘에는 방송이나 매체의 영향으로 날씬한 모습을 좀 더 선호하게 됐다. 뿐만 아니라 평균수명의 상승으로 인해 비만으로 인한 질병이 많아진 이후로는, 외적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내적인 건강 또한 비만을 치료해야하는 중요한 이유가 됐다.

다이어트는 단순히 '많이 먹어서'의 문제는 아니다. 단순히 '운동이 부족해서'의 문제도 아니다. 임상 현장에서 만나는 분들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보면, 비만은 여러 가지 문제와 연관되어 있다. 우울해서, 가족들과 사이가 안 좋아서, 직장에서 스트레스 받아서 등 다양한 삶의 문제 그리고 개개인의 예민성과 연결되어 있다. 며칠간 열심히 다이어트를 잘 유지하다가도 특정한 스트레스 상황을 견디지 못하고 폭식하는 일이 늘 벌어진다.

결국 약물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생긴다. 그러나 약을 먹으면서 살을 뺀다는 사실을 부담스러워하는 분들도 많다. 오랫동안 사용되던 약들이 예기치 않았던 부작용 문제로 아예 없어지기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또 약을 복용하다가 끊었을 경우에 요요현상이 나타날 거라는 거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인해 복용자체를 꺼려하는 경우도 있다.

식욕억제제는 일반적으로 3개월 이상 처방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물론 각각의 담당 주치의와 자세한 상담을 통해 적절하게 사용한다면 약물 사용 기간을 연장할 수도 있다. 장기 복용에 대한 안전성을 명확하게 하는 것은 의사, 환자 모두에게 중요한 사항이다.

최근에 개발된 식욕억제제는 이전에 사용되던 약물에 비해, 장기간 복용에 대한 안전성이 확보되어 있다. 2년 정도까지 안전하게 복용이 가능하며, 이를 바탕으로 체중감량을 장기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다른 약물들과는 달리 식욕을 억제시키는 신경중추에 좀 더 선택적으로 작용함으로써 부작용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좀 더 안전하게 처방할 수 있는 식욕억제제를 기다려왔던 의료진과 환자들에게는 희소식이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이 비만의 문제는 '단순히 많이 먹어서 체중이 많이 나가는' 문제가 아니다. 특정 스트레스와 연관되어 폭식을 일으키는 것이 문제인 사람에게는 스트레스 적응훈련 혹은 대응 훈련이 필수적으로 동반돼야 한다. 잘못 길러진 식이습관 자체가 문제인 경우는 습관을 단계적으로 바꾸기 위한 점진적인 훈련이 필요하다. 즉 한 번에 모든 문제점을 해결할 수 없다. 결국 어느 정도 시간을 두고서 차근차근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에 개발된 장기 복용 가능한 식욕억제제는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치료기간을 설정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환자 개개인에 특수한 사정들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대응하는데 있어서 충분한 시간을 가질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약물에도 예기치 않은 부작용들이 생길 수 있다. 반드시 주치의와의 상의를 통해 꼼꼼히 모니터링을 하면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아무 노력 없이 무조건 다이어트에 성공하는 방법은 없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덜 힘들고 나에게 맞는 다이어트방법은 분명히 존재한다. 글·오승민 체인지클리닉 원장(대한비만체형학회 학술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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