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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주총 한 시간 앞당겨 '꼼수' 논란

김세형 기자

기사입력 2015-03-23 09:25


KT가 오는 27일 열릴 예정인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꼼수' 논란에 휩싸였다.

주주총회 시간을 잘못 표기해 주주들이 시간을 두고 혼선을 빚게 하고 있다. 또한 매년 오전 10시에 진행해 오던 주총을 올해 갑자기 1시간 앞당기면서 의혹의 불씨는 더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KT측은 다른 일정과 겹쳐 시간 변경이 불가피했으며 곧바로 지난 12일 정정공시를 했다고 밝혔다.

한 시간 앞당긴 주총 무엇을 위해서?

최근 KT 새노조 자유게시판에 한 주주가 KT 정기주총 안내 우편물 사진을 올렸다. 사진은 2장이었고, 오전 10시 참석을 바란다는 주주총회 참석장과 오전 9시라고 기재된 주총 소집통지서가 나란히 게재됐다.

일반적으로 주주들은 주총장에 갈 때 참석장을 가지고 간다. 그렇다면 많은 주주들이 실제 주총시간인 9시가 아닌 10시에 참석할 수도 있게 하는 고지내용이다. 또 보통 10시에 하던 주총을 한 시간 앞당긴 것 역시 논란의 대상이 됐다.

사진을 올린 그는 '황창규 회장의 꼼수 주총'이란 제목의 글도 남겼다.

사진 밑에 그는 'KT 주총은 늘 말이 많았다. 더구나 금년 주총은 민영화 이후 처음으로 무배당을 결의해야 하는 주총인 만큼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클 것이 불 보듯 뻔하다'며 '이 대목에서 등장한 황창규 회장의 LTE급 꼼수, 주총을 늘 하던 시간인 10시에서 9시로 당긴 것. 그것도 모자라 주총 소집통지서에는 9시로, 참석장에는 10시로 헷갈리게 안내해서 사실상 대부분의 주주로 하여금 못 오게 만드는 새로운 기법을 도입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KT측은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이다.

지난 11일 KT는 이사회를 열어 당초 27일 오전 10시로 계획했던 정기 주주총회를 같은 날 오전 9시로 앞당기기로 결정, 12일 정정 공시를 했다. KT 관계자는 "오전 10시에 내부에 중요한 행사가 예정돼 있어 불가피하게 주총 일정을 앞당길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우편으로 주주들에게 발송된 주총 참석장에 주총 개최 시간이 '27일 오전 10시'로 표기된 것에 대해서는 "(9시로)다시 인쇄해 20일 발송했으며 이번 주중 주주들에게 도착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같은 해명에도 의혹의 시선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주주들은 정기주총은 아주 중요한 행사인데 계열사 이사회를 이유로 본사의 주총 일시를 바꾼다는 것은 선뜻 이해가 안된다는 입장이다.

일정 변경에 대한 또다른 뒷말도 나오고 있다. KT 민주동지회 소속인 직원 주주들이 주총장 밖에서 부실 경영 규탄 집회를 열 계획을 잡자 사측이 여파를 줄이려고 주총 시간을 앞당긴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됐다.

앞서 KT 민주동지회는 3월13일부터 4월9일까지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 정문 앞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경찰에 신고서를 제출했다. KT연구개발센터는 27일 KT의 정기 주총이 열리는 곳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T의 주총은 매년 오전 10시에 열렸다. 그런데 이번에 주총을 한 시간 앞당김에 따라 지방에서 출발하는 직원들은 집회 참석이 어렵게 됐다. 결국 이는 집회의 '힘'을 빼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하지만 주총 시간 변경을 놓고 법적인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상법 제363조 1항에는 '주주총회를 소집할 때에는 주주총회일의 2주 전에 각 주주에게 서면으로 통지를 발송하거나 각 주주의 동의를 받아 전자문서로 통지를 발송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런데 주총을 10여일 앞두고 참석 안내장을 다시 인쇄해 발송한다면 이 규정을 위반하는 것이 된다.

즉, 주주들이 이같은 절차상 하자를 문제삼아 주총 결의사항에 대한 무효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게 된다는 점이다.

KT 자회사 선전 덕에 1조원 손실 그쳐?

오는 27일 열리는 KT 주총에서는 ▲제33기 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 총 5건의 안건이 상정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주총에서 배당정책을 실시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져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KT는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23조4217억원의 매출과 966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1.6% 감소했다.

이같은 대규모 적자의 원인은 연초 시행한 명예퇴직에 따른 구조조정 비용으로 1조원 이상 지출한 데다 영업정지와 단통법 시행 등의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계열사 실적을 빼고 개별 기준으로 보면 KT의 매출은 17조4358억원으로 연결 기준보다 약 6조원 줄어드는 반면, 순손실은 1800억원 가까이 늘어난다. 결국 일부 자회사들의 선전에 힘입어 적자 폭을 줄인 셈이다. 42개 계열사는 총 9조871억원의 매출과 3332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계열사중 BC카드가 매출 3조3000억원, 순이익 1345억원으로 가장 뛰어난 성적을 보였다. 롯데그룹에 매각된 KT렌탈도 매출 1조원, 순이익 514억원을 기록, 전년보다 매출은 21%, 영업이익은 59% 각각 늘렸다.

하지만 절반이 넘는 계열사는 적자를 면치 못했다. 42개사 중 22개사가 적자를 냈고, 이 중 3개사는 적자폭이 100억원을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KT가 27일 예정돼 있는 정기 주주총회 시간을 오전 10시에서 9시로 한 시간 앞당겨 '꼼수'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은 KT 새노조 게시판에 올라온 KT주총 참석장과 소집통지서. 사진출처=KT새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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