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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원대 매출에 기부금은 달랑 2억원인 '구두쇠' 아우디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15-02-26 14:10


수입차 누적판매 대수가 100만대를 돌파했다. 국내 점유율로 보면 7대 중 1대 꼴이다. 지난해 수입차 판매량은 전년보다 25% 이상 증가한 20만대에 육박, 역대 최고치를 세우기도 했다.

특히 독일 브랜드들의 폭풍 질주는 이어지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BMW·아우디폭스바겐 등 독일 3사들은 지난해 국내에서 13만여대를 판매해 전체 수입차 판매의 70%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 같은 성장세에도 이들 3사는 기부에 인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이들 3사는 고가의 부품값을 받고 있는데다 고금리의 할부금융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과 맞물려 논란이 일고 있다.

5조원대 매출에 기부금 23억원 '쥐꼬리'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독일 브랜드 3사는 2013년 5조41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보다 20% 성장한 규모다. 하지만 이들의 기부금은 23억원에 불과하다. 수천만이상 되는 고가의 차량을 팔면서 한 대당 1만7000여원을 기부한 셈이다.

업체별로 보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2013년 매출 1조3600억여원, 영업이익 423억여원, 순이익 345억여원을 기록했다. 기부금은 4억5000여만원이었다. 매출은 10% 가까이 늘었고 기부금은 엇비슷했다. 다만,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지난해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발족했다. 이 프로그램은 차량 한 대를 판매할 때마다 일정금액을 기부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BMW코리아는 매출 1조9000억여원, 영업이익 257억여원, 순이익 164억여원을 기록했다. 기부금은 16억여원이었다. 영업이익은 전년에 비해 100억원 가까이 줄었고 기부금도 약 3억원 감소했다.

BMW코리아도 비영리 사회공헌 공익재단 'BMW 코리아 미래재단'을 통해 지난해 약 39억4000만원을 직·간접적으로 기부했다. 올해에는 국내 진출 20주년을 기념해 차량 20대를 고등학교, 대학교 등 학술기관에 기증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에 비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기부 성적표는 상대적으로 초라했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매출 2조1500억여원, 영업이익 400억여원, 순이익 312억여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과 비교해 약 40% 증가해 폭풍 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국내 수입차업체 중 최고의 매출 실적에도 기부금은 2억원에 불과했다. 게다가 전년에 비해 기부금은 절반으로 줄었다. 가파른 성장세와는 어울리지 않게 사회공헌과 관련된 투자가 인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윤석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독일 수입차 3사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의 사회적인 책임을 이행하고 있는지에 대해 질타했다.

이 의원은 "2013년 이들 업체들의 판매 매출이 5조4000억원인데 정작 국내에 지출한 사회투자는 아우디 0.08%, 벤츠 0.06%, BMW 0.26%에 그쳤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아우디코리아 관계자는 "탄소배출권 기부와 대학과의 협력체제를 통한 일자리 창출 등의 간접적인 기부는 해오고 있다"며 "다른 브랜드들처럼 사회 공헌 프로그램 추진을 고민 중에 있다"고 해명했다.

저금리시대에 10%대 할부금리, 소비자는 봉?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독일 3사의 비싼 부품값과 고금리의 할부금융 또한 최근 도마에 올랐다.

㈔소비자시민모임(소시모) 조사에 따르면 이들 업체의 차량 부품값이 독일과 외국 평균값보다 최대 1.3배 비싸게 팔리고 있었다. 아우디 A6와 BMW 520d의 부품값은 독일과 외국 평균과 비교해 약간 비싸거나 비슷했다. 하지만 벤츠 E300의 경우 앞범퍼(국내가 65만3000원)와 뒷범퍼(국내가 80만6000원)가 독일의 1.3배 수준이었다. 또한 앞휀다(56만1000원)도 1.2배 수준이었다. 헤드램프(국내가 268만3000원)는 독일의 1.2배, 미국의 1.6배, 외국평균의 1.3배 수준으로 비쌌다. 소시모측은 "국내에서 수입차 부품이 비싼 것은 독점적인 수입·유통구조의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들 업체들의 고금리 할부 구매 프로그램도 소비자들의 불만에 한몫을 하고 있다. 독일 3사들은 모두 금융 전문업체를 두고 있다. 이를 통해 차량을 구매자들에게 손쉽고 빠른 할부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문제는 고금리라는 점이다.

저금리시대에 이들 할부금융사들은 지난해 최고 10%대에 달하는 이자를 받았다. 메르세데스-벤츠사의 계열사인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는 E220 CDI 아방가르드(6200만원) 구입시 선납금 20%에 36개월, 9.67%의 금리를 적용했다. 같은 조건에서 폭스바겐파이낸셜코리아는 A6 35 TDI 경우 9.86%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었으며, BMW파이낸셜코리아는 520d 구입시 8.89%였다.

일반 중소 캐피탈사들의 수입차 할부 금리 약 6% 수준과 비교하면 최대 3% 이상 차이가 난다. 또한 현대차의 계열 금융사의 4~5%대 금리와 비교해도 2배 가까운 수준이다. 이를 바탕으로 수입차 계열 금융사의 실적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의 2013년 영업이익은 193억여원으로 4년 전보다 179% 증가했다. 같은 기간 BMW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의 영업이익은 409억원으로 32% 늘었다.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도 123억원을 기록해 2010년 7월 영업을 시작한 이래 첫 흑자를 달성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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