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이 싱가포르 물류기업 APL로지스틱스의 인수에 실패하면서 '오너 부재'의 한계를 절감하고 있다.
지난해 말 APL로지스틱스 인수적격 후보로 선정됐던 CJ대한통운은 이번 인수전 무산으로 글로벌 물류기업 도약의 기반 마련을 위한 절호의 기회를 살리지 못하게 됐다. APL로지스틱스는 싱가포르 국영선박회사인 NOL의 자회사로 전 세계 64개국, 110개 물류거점을 통해 자동차, 소비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1조8000억원이며 직원 수는 5600여명에 달한다.
재계에선 이번 M&A(기업인수·합병) 실패에 대해 지난 2013년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로 구속된 이후 '오너 부재'의 충격이 가시화된 사례로 해석하고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M&A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가격이다. 전문 경영인이 베팅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이 회장이 경영을 관장했다면 적극적이고 다른 결과가 나왔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재현 회장은 지난해 9월 서울고법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징역 3년에 벌금 252억원을 선고받았으며 현재 대법원 상고심이 진행 중이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