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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심학산은 남과 북이 분단된 이후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진 장소였다. 휴전선과 맞닿은 파주 지역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북의 관계가 대립에서 화해, 그리고 통일을 준비하는 단계로 발전되면서 파주는 다시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파주출판단지를 비롯해 한 전자회사의 산업단지, 그리고 아울렛 쇼핑단지가 자리잡기 시작하고 기존 자유로뿐 아니라 제2자유로까지 뚫리면서 어느새 물리적으로나 심적으로 가까운 공간이 됐다.
설날 연휴를 앞둔 주말, 구름은 잔뜩 내려앉아 있지만 기온은 영상을 회복한 푸근한 날씨 속에 심학산 둘레길 산행이 시작됐다. 교하배수지 옆길에서 시작해 약천사로 이르는 둘레길로 접어들었다. 산의 높이는 비록 낮지만 참나무가 빽빽하다. 한 여름에는 하늘을 가릴만큼 울창하다고 한다. 경사가 거의 없어 말 그대로 산책 수준이다. 곳곳에 얼음이 그대로 남아있어 미끄럽고, 작은 폭포도 그대로 얼어있어 여전히 겨울임을 실감케 한다. 그래도 30분 이상 걸으니 몸에서 살짝 땀이 날 정도다. 어느새 계절은 조금씩 봄을 준비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곳곳에 큰 바위도 눈에 띈다. 예전에 '악(岳)산'이라 불렸던 것이 실감난다. 이번 행사에는 유난히 많은 커플이 참가했다. 40대의 유영삼-장민경씨 커플은 젊은 연인들도 부러워할만큼 내내 손을 꼭 잡고 있었다. 3년간 중국에 혼자 넘어가 사업을 하는 동안 국내에 남아 아이들을 키워준 아내에 대한 고마움이 그대로 담겨 있다. 장보영-이호연씨 커플도 잡은 손을 놓지 않았다. 혼자서 참가한 이수진씨는 "커플 참가자가 많아 부럽기도 하고 외롭기도 하다"며 아쉬워 하면서도, 상큼한 외출에 얼굴은 싱글벙글이다.
높이 13m의 거대한 약사여래불이 위치한 약천사에서 잠시 숨을 고른 후 수투바위와 정자를 지나 한달음에 정상 전망대에 오르니 거칠 것이 없었다. 날씨가 흐렸지만 한강 반대편으로는 김포 봉성산이 보이고, 파주출판단지가 발 아래 놓여져 있다. 멀리 북쪽으로는 오두산 전망대도 보였다. 날씨가 더 좋다면 북녘의 땅도 더 자세히 보일 정도다. 오른 수고에 비해 더 많은 것을 보여주는 넉넉함이 엿보였다.
교하배수지로 가는 하산길도 딱히 힘들지 않다.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다보니 어느새 6.8㎞의 둘레길은 그 끝자락을 내보였다. 야생화가 만발하는 봄날에 가벼운 마음으로 다시 찾을 것을 기약해본다.
심학산(파주)=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심학산 둘레길 참가자>
박병헌 석은주 유영삼 장민경 이수진 강인혜 이은영 이푸른솔아 정수아 이담경 김세나 이호연 장보영 허지영 정재일 김소희 김수연 김형수 김기섭 김경미 김수래 김남언 강종규 류선주 이예람
◇'2014 노스페이스 다이나믹 하이킹' 일정
월=지역=코스=거리/시간=난이도
6=강원 정선=백운산 하늘길=8.5㎞/3=하
7=충남 태안=태안 해변길=10.2㎞/4=중
8=충북 음성=비채길=8.5㎞/4=중
9=경북 예천=회룡포 강변길=6.8㎞/4=중
10=부산=부산 갈맷길=8.4㎞/3~4=중
11=광주=무등산 다님길=8㎞/3.5~4=중
12=서울=우이령=6.8㎞/4=중
2015년 2=경기 파주=심학산 둘레길=6.8㎞/3=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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