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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독에 빠지는 한국문화' 더 심해졌다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4-12-23 12:58





한국 사회가 자꾸 술독에 빠져들고 있다.

고위험 음주자(하루 1번의 술자리에서 남성 기준 소주 8잔 이상 마시는 사람)와 폭탄주 이용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3일 우리나라 국민의 주류 소비·섭취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같은 추세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 7월부터 8월까지 전국 17개 시·도 만 15세 이상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것이다.

식약처의 발표를 요약하면 ▲고위험 음주 경험 증가 ▲폭탄주 및 에너지폭탄주(일명 에너지 음료와 술을 섞어 먹는 것) 섭취 확산 ▲건강한 음주를 위한 주류 섭취 습관에 대한 인식 증가 등이다.

우선 하루 한 번의 술자리에서 소주를 남자는 8잔 이상, 여자는 5잔 이상 섭취하는 고위험 음주를 경험한 사람의 비율은 2012년 68.2%에서 2013년 82.5%로 큰폭 증가했다.

2013년 고위험 음주를 한 번 이상이라도 경험한 비율을 나이대별로 보면 20대와 30대가 86.7%와 86.5%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40대( 85.6%), 50대(80.5%), 60대(77.1%) 등 순이었다.

음주 경험자 중에서는 55.8%가 폭탄주를 마시고 있었으며 이는 2012년 32.2%에 비해 70% 이상 증가한 것이다.


폭탄주 경험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유형은 소주와 맥주를 섞은 일명 '소맥'이 96%였으며 위스키+맥주 34.4%, 소주+과실주 2.6%, 맥주+과실주 1.4% 등의 순이었다.

특히 카페인이 많이 들어 있는 '에너지음료'와 술을 섞어 마시는 에너지폭탄주 경험자는 2012년 1.7%에서 2013년 11.4%로 급격히 증가했다.

2012년에는 30~50대에서 에너지폭탄주 경험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으나 2013년에는 30대 14.2%, 40대 6.9%, 50대 4.4%, 60대 6.9% 등 전 연령대로 확산됐다.

조사대상자 중 95%가 음주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음주를 처음 접한 나이도 2012년 평균 20.6세에서 2013년 평균 19.7세로 낮아졌다.

1회 평균 음주량은 맥주 1잔(200㎖)을 기준으로 남자는 6.5잔, 여자는 4.7잔을 마셔 국민들이 생각하는 적정 음주량(남자 4.9잔, 여자 3.8잔)이나 WHO(세계보건기구)가 제시한 저위험 음주량(남자 5.6잔, 여자 2.8잔)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소주 평균 음주량의 경우 1잔(50㎖) 기준으로 남자는 7.8잔, 여자는 4.5잔으로 본인들이 생각하는 적정 음주량(남자 4.6잔, 여자 3.2잔)보다 많았다.

이는 잔돌리기·회식문화 등의 술문화로 인해 적정 음주를 유지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건강한 음주습관에 대한 인식도에서는 '식사를 하고 술을 마신다'는 응답자가 2012년 15%에서 2013년 20.2%로, '술을 마실 때 물 등을 섭취한다'는 응답자는 20.9%에서 35.1%로, '원하지 않는 술은 거절한다'는 응답자는 49%에서 53.3%로 증가했다.

식약처는 "현재 음주 문화에서 올바른 음주습관을 알고 있더라도 실천하는 게 어렵다는 사실이 반영된 결과"라며 "연말연시 잦아지는 술자리를 대비해 조사결과에서 나타난 음주행태를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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