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첫 '명상박물관'…문화재 4점 등 희귀 자료 전시

김용표 기자

기사입력 2014-10-17 10:48


바쁜 현대인들이 일에 지쳐 극도의 피로로 무기력해지고 있는 요즘 힐링 열풍과 더불어 명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명상은 마음의 흐름과 변화를 알아차려 온전하게 깨어있는 자신과 만나는 수행이다. 미국에서는 스트레스를 받는 직장인을 위한 '마음챙김(mindfulness)' 명상이 새로운 명상법으로 떠오를만큼 명상은 이제 지구촌의 수행법으로 자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고요한 인천 원적산에 볼거리와 읽을거리를 갖춘 명상박물관과 시민선방이 문을 열어 화제가 되고 있다.

바로 인천시 서구 가좌동에 지난달 개관한 명상박물관이 그곳이다. 법명사 주지 선일스님 의 원력으로 불사한 명상박물관은 스님 요사채로 사용하던 건물을 리모델링해 178.5㎡ 규모의 전시공간과 99.2㎡의 수장고를 갖추고 문을 열었다.

박물관 내부는 불교명상과 명상예술, 한국명상, 중국명상, 인도명상, 기공 등 9가지 대주제에 맞춰 선보이고 있는데 한국의 불교명상을 배우는 공간은 물론 인도와 중국 등 다른 나라의 불교명상법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채워져 있다.

명상박물관에서 주목할 점은 법명사 주지 선일스님이 소장하고 있는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의 인천시 지정문화재 <선문염송설화> <묘법연화경> <작법귀감> <대장일람경> 4점을 선보이고 있는데 이 문화재는 상당히 희귀한 자료로 알려지고 있어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인천광역시 문화재 34호 <선문염송설화>는 고려 후기의 승려 각운의 스승인 혜심이 저술한 선문염송집에 대하여 화제에 대한 출처와 특수한 선문용어 해설 격외의 법문 등을 해설한 책이다. 그래서 선문에서 필독의 책으로 이용되었다. '설화' 는 선문염송의 고화 즉 옛 화두를 해석하고 설명한다는 뜻으로 선문염송의 권수와 고칙에 따라 자세히 설명하였다. 이 판본은 숙종 33년(1707)에 전라도 흥양의 팔영산 능가사에서 간행한 것이다.

인천광역시 문화재 35호 <묘법연화경>은 법화사상을 담고 있는 천태종의 근본경전으로 보통 법화경이라고한다. '백련 꽃과 같이 올바른 가르침을 주는 경전'이라는 뜻이다. 여러 한역본 중에서 구마라집(344~413)이 406년에 한역한 경전이 많이 간행되고 널리 유통되었고, 송나라의 계환이 주해한 7권본이 우리나라에 크게 유행되었다. 그래서 고려시대 이후 계환의 주해본 7권본은 많이 간행되었으며, 현재 확인되는 고려시대의 판본만도 11종이나 된다. 조선시대에도 여러 계통의 판본이 전국적으로 간행되었다. 이 판본은 15세기 중기에 간행된 초주갑인자본계통의 목판본으로 순치 6년(1649)에 전라도 보성의 오악산 개흥사에서 간행한 것으로 되어 있다.

인천광역시 문화재 36호 <작법귀감>은 조선 후기의 백파 긍선이 순조 26년(1826)에 절에서 행해지는 각종 의례들을 모아 정리한 불교 의례사이다. 이 책은 "사찰에서 행해지는 제반 의식에 일정한 격식이 없어서 여러 책을 참조하여 착오와 결함을 교정, 보완하여 일괄된 체제를 갖추어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고 하였다. 이 책은 19세기 중기에 간행된 판본으로 추정된다.

인천광역시 유형문화재 제 69호 <대장일람경>은 불상이나 보살상을 만들고 그 속에 여러 가지 물건으로 복장하여 봉안하는 과정과 그에 수반되는 여러 의식과 진언 등을 모아서 정리한 책이다. 대장일람경 중 하나의 품인 조상품을 분리한 것으로 조상경 이라고도 한다. 동일한 서명의 책들은 조선후기에 간행되는데 그것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으로 훼손된 불상을 제작할 때 원칙을 정해놓아야 할 필요성 때문으로 본다. 조상품 14칙은 불상 제작의 배경, 조상과의 여러 가지 공덕 그리고 불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와함께 소(牛)를 주제로 다양한 그림을 그리는 농민화가인 이종구 화가의 '석굴암'도 함께 전시되고 있는 명상박물관은 사부대중의 마음 치유와 심신안정을 돕기 위해 처음 인천에 문을 열어 '통찰과 행복'을 주제로 명상 서적과 유물 전시, 명상 강좌, 시민선방 등을 진행하고 간화선과 묵조선 등 각국에서 실시하고 있는 수행법도 소개하고 있다. 특히 인도와 중국 그리고 세계에서 행해지고 있는 명상에 대한 내용을 다룬 도서 300여 권이 배치되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관장 선일스님은 "불교의 선수행이라는 용어보다는 명상이라는 용어를 써서 모든 사람들이 와서 같이 명상을 하고 또 공부도 하고 같이 화합하는 자리가 될 수 있을까 해서 박물관을 준비했다"고 말하며 "인류가 시작된 이래 우리의 화두이자 실천과제인 행복을 찾기 위한 다양한 방법과 이론이 제시됐지만 실천 공통점은 명상이라는 마음찾기에 있다"고 강조하며 박물관 개관 의미를 밝혔다.

이곳 명상박물관은 명상과 관련된 전시물과 체험교육을 통해 통찰과 행복이라는 공통된 화두를 함께 고민하고 깨달음을 나누는 공간으로써 앞으로 시민선방을 통해 집중명상, 통찰명상, 초월명상을 주제로 3개 과정의 명상프로그램의 시민강좌를 열 예정이다.

성철스님 사진이 걸려 있는 시민선방은 참선뿐 아니라 불교 명상을 실시하는 것으로 지난달부터 화두를 참구하고 싶은 재가자에게 24시간 개방해 명상치료법 MBSR을 강의할 예정이다.

MBSR은 현대인의 정신적 문제해결을 위한 자기 치료법으로 자기 자신과 외부세계에서 일어나는 현상에 주의를 기울여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훈련으로 그것을 통찰할 수 있는 지혜를 얻는 수행이다. 문의 (032)577-5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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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박물관장 선일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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