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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길 하지정맥류, 울긋불긋 물드는 다리

송진현 기자

기사입력 2014-09-18 11:39


아침 온도가 급격히 낮아져 가을을 알리고, 각종 등산 동호회에서는 '가을 맞이 등산' 공지를 내걸고 정모 개최 준비에 한창이다.

직장인 A씨(42세, 남)도 이번 등산을 대비해서 등산 장비를 새로 구입하는 등 '가을 등산' 준비에 한창이다. 그런데 한 동호회원이 이번 등산에 불참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알려왔다. 이유는 '하지정맥류'.

자영업자 B씨(57세, 여)는 은퇴 후 치킨집을 개업했다. 자영업을 시작한 이후 쉴 새 없이 서서 치킨을 튀겨왔다.

쉬는 날이라고는 명절날이나 두어 달에 한 번 있는 등산 동호회 모임. 얼마 전부터 다리 저림 때문에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날이 계속되고 울긋불긋한 혈관이 다리를 덮기 시작하자, 혈관초음파 검사를 받기 위해 흉부외과를 찾았다. 10분 정도 걸린 하지정맥류 검사 결과, 하지정맥류의 원인이 되는 정맥 모두가 손상을 받아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오래 서서 일하는 직업군과 여성호르몬으로 인한 발병일 것이라는 결과도 얻게 되었다. 이번 주로 다가온 '가을 맞이 등산'도 하지정맥류 환자에게는 무리가 된다는 조언으로, 동호회 회장에게 불참을 통보했다.

하지정맥류와 등산의 상관관계

일반적으로 하지정맥류 환자분들이 많이 하는 생각은 '운동을 많이 하면 혈액순환이 잘되니까 통증이 줄어들겠지?'이다.

하지만 강남 센트럴흉부외과의원 김승진 원장은 "실상은 그렇지 않다."며 "보통 등산을 하게 되면 하체의 혈액순환을 돕는 종아리 근육이 수축 및 이완을 하게 되면서 혈류량이 늘고 혈액순환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하지정맥류 환자는 늘어난 혈류량을 순환시킬 판막의 기능이 상실되었기 때문에 정체되는 혈액량 또한 증가하게 되고, 늘어난 혈관이 더 늘어날 위험에 처하게 된다. 따라서 하지정맥류 환자는 가벼운 걷기나 스트레칭 등으로 부담 없이 혈액순환을 돕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고 하지정맥류와 등산의 상관관계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센트럴흉부외과의원 김 원장은 "등산뿐만 아니라, 무리한 하체 운동은 하지정맥류 환자에게 좋지 않다. 치료를 받아 하지정맥류의 원인 혈관을 없앤 후 강한 운동을 해도 늦지 않다."고 말을 이었다.


40대~50대 하지정맥류 발병률 높아

2013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최근 5년(2009년~2013년)의 하지정맥류 관련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체 하지정맥류 환자의 절반 이상이 4~50대 중년층으로 나타났다.

최근 국립공원관리공단이 북한산 탐방객 특성을 분석하기 위해 지난해 9월부터 올해 3월까지의 북한산국립공원 방문객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50대가 가장 많았다.

자녀를 독립이나 결혼 등의 이유로 품에서 떠나 보낸 후 여가시간이나 노후관리를 위한 대책이 필요한 중년층에게 등산은 친구이자 새로운 목표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중년층에 많이 발생하는 질병인 하지정맥류가 안락한 노후를 막을 수도 있는 만큼, 사전에 검진 및 병원 치료를 통해 예방하거나 치료를 받은 후 맘편히 산을 오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산은 항상 그곳에 있으니까 말이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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