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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릿한 승부의 세계 경마, '코차 승부'를 아시나요?

나성률 기자

기사입력 2014-07-04 14:56


축구에서 '인저리타임'에 터진 결승골이나 야구에서 9회말 투아웃 이후 역전홈런은 짜릿한 승부의 묘미를 안겨준다. 이럴 때 관중들은 환호하게 마련이고, 바로 스포츠의 매력이다.

이런 짜릿한 승부는 경마라고 예외일 수 없다. 오히려 여타 스포츠에 비해 짜릿한 승부연출이 더 많다고 볼 수 있다. 경마는 10마리 내외의 경주마에 기수가 기승해 정해진 거리를 경주해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는 경주마와 기수가 우승하게 되는 비교적 단순한 경기이다. 이 단순함에 열광하는 관중은 연간 2000만명이 넘는다.

'역전 골~', '역전 홈런~' 경마에서의 '코차'만 할까?

수많은 사람들을 열광케 하는 경마의 매력은 무엇일까. 한 경마전문가는 '짜릿한 승부'를 꼽는다. 0.1초 단위로 승부가 갈리는 경마경기에서 비슷하게 결승선을 통과한 경주마들 중 1위마를 육안으로 판별하기란 불가능하다.

경주마의 머리부터 엉덩이까지를 '1마신'이라고 하는데 거리로는 보통 2.4m로 계산된다. 경주마의 도착차이를 나타내는 표기법에는 1마신, 3/4마신, 1/2마신, 머리차, 목차, 코차로 구분되며 동순위로 도착한 것을 말하는 동착이 있다. 1마신의 차이나 반마신, 그리고 머리정도의 차이를 나타내는 '머리차'까지는 어렴풋하게 구별해낼 수 있지만 경주마가 결승선을 통과하는 찰나의 차이가 경주마의 코만큼 차이인 '코차'라면 5㎝ 이하이다. 때문에 렛츠런파크 부경에는 1초당 1500프레임을 촬영해 낼 수 있는 초고속 카메라를 운영 중에 있다. 일반적으로 육상경기나 쇼트트랙과 같은 운동 경기에서 사용되는 결승선 카메라와 동일한 것으로, 0.01㎜의 차이까지 잡아낼 수 있을 만큼의 고성능이다.

경마는 '경주마의 코'가 도착의 기준!

경마에서는 결승선 도착기준은 바로 경주마의 코다. 한 경주마의 신체 일부가 먼저 결승선에 도달하더라도 다른 말의 코가 결승선에 먼저 닿았다면 우승은 코가 먼저 통과한 말에게 돌아간다. 이는 전 세계 경마시행국에서 동일한 기준으로 적용되고 있다. 때문에 '코차'라는 말도 쓰이는데, 비록 '○○차이'라는 말을 쓰지 않지만 순위스포츠 대부분 독특한 도착기준을 설정하고 있다. 가령 육상에서 결승선 도착기준은 바로 선수의 가슴이고, 쇼트트랙은 결승선 도착기준이 스케이트 날이다.

코차 승부, 얼마나 나오나?


짜릿한 승부의 대명사인 '코차 승부', 도대체 얼마나 자주 나오는걸까? KRA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렛츠런파크 서울 전체경주 중 배당률에 영향을 미치는 1위부터 3위까지의 코차 승부는 약 7% 정도이다. 매주 10~13경주를 시행하니 하루 한번 이상은 짜릿한 승부가 연출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렛츠런파크에서 결승선을 지나는 십여 두의 마필, 그 순간 유난히도 큰 함성소리가 들리고 경마중계 아나운서의 격앙된 목소리까지 더해진다면 이는 분명 짜릿한 승부가 연출되었음을 의미한다. 순위가 확정되기까지 1분 남짓, 저마다 자신이 응원한 마필이 1위로 표출되길 기다리는 마음은 '9회말 투아웃 만루인 상황'의 야구와 '인저리 타임에 얻은 천금같은 프리킥 찬스'의 축구와 크게 다르지 않을 터이다.

주말 갈 곳이 마땅치 않아 고민이라면 가족공원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렛츠런파크를 찾아 짜릿한 승부도 즐기고 다양한 추억을 쌓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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