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STX 부실대출 정황 포착, 후폭풍 일듯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4-06-23 17:44


이번에는 산업은행이다. 최근 금융권 사고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산업은행의 STX 관련 부실 대출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은 정책금융기관으로 원칙에 따라 STX에 대출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향후 산업은행 임직원 징계 가능성도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STX 부실과 관련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대한 종합검사에 이어 최근 추가 특별검사를 벌였다. STX 대출과 관련한 문제점을 발견, 다음달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어 산업은행에 대한 징계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고위 임원 징계 가능성도 거론된다.

종합 검사 뒤 추가 검사에서 부실 정황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은행 측은 금감원에서 최근 특별 검사를 통해 STX그룹과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에 대한 대출을 검사했지만 원칙을 지켰다는 원론적인 입장이다.

강덕수 전 회장은 검찰로부터 2841억원 배임과 557억원 횡령 혐의를 받고 있다. 2조3264억원 상당의 분식회계와 이를 이용해 9000억원의 사기성 대출을 받고 1조7500억원 어치 회사채를 발행한 혐의도 더해져 있다. 분식회계 규모는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2조3264억원에 달한다. STX조선해양이 허위 재무제표를 은행에 내고 대출받은 금액은 9000억원이다. 산업은행은 주채권은행으로 거액의 대출 심사를 소홀히 하고 STX에 대출해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STX 부실로 산업은행도 위기를 겪었다. 지난해 13년 만에 적자를 냈다. 적자 규모는 1조4000억원. STX그룹 계열사들이 심각한 경영난으로 산업은행은 대규모 지원에 나서 엄청난 대손충당금을 적립해야 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산업은행의 대손충당금은 1조7731억원(대손비용 약 2조2000억원)으로 2012년 7825억원보다 9906억원이 증가했다.

산업은행에 앞서 한국무역보험공사도 STX 특혜 대출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무역보험공사는 2009년 6월 STX조선해양이 제시한 허위 재무제표를 근거로 해 4000억원을 신용대출 해줬다.

산업은행은 최근 세월호 참사 관련, 청해운해운 부실 대출로 금감원 특별 검사를 받은 바 있어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산업은행은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자체 부실여신 감사에서 여신 승인신청서 작성 및 대출약정서 작성 업무 태만, 근저당권 설정 업무를 수행하는 법무법인 선정 과정 소홀로 해당 직원을 징계했다. 또 여신승인 시 채권 보전 검토를 소홀히 하고 신설 법인에 대한 여신 심사 및 사후 관리 미흡도 적발됐다. 여신심사 업무 소홀 등 자체 주의도 34건에 이른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