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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FIFA에 1조5천억 쏟고 국내 '뻥연비' 보상은 외면?

조완제 기자

기사입력 2014-06-17 10:16


17일(한국시간) 새벽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독일-포르투갈 전의 중계방송에서 현대차와 기아차의 로고가 자주 눈에 띄면서 현대기아차의 스포츠 마케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99년부터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파트너로 활동하고 있는 현대기아차는 매년 1000억원 가량이 넘는 돈을 FIFA에 주고 있다. 지금까지 약 1조5000억원 가량을 후원금으로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현대기아차가 FIFA에 엄청난 자금을 쏟아 붇는 것은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다. 싸구려 이미지에서 탈피해 글로벌 브랜드로 변신하기 위한 몸부림인 셈이다.

이런 이유로 현대기아차는 세계 자동차의 경연장인 북미 시장에서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이는 북미에서 연비 과장 표시와 관련해 집단 소송을 제기당했을 때 잘 드러났다.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지난 2012년 11월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자동차중 2011~2013년식 13개 모델에 대해 연비 하향을 권고했다. 13개 차종은 현대차의 엘란트라·소나타(하이브리드)·액센트·그랜저·제네시스·투싼·벨로스터와 기아차의 쏘렌토·리오·쏘울·스포티지·옵티마(하이브리드) 등이다. 연비 과장은 약 0.4~0.8㎞/ℓ였다. 원인은 주행저항 시험 오류였다.

이후 현대기아차 차량 구매자들이 민사소송을 연이어 제기했고, 이 소송은 로스앤젤레스(LA) 연방법원에 모두 병합됐다. 집단 소송 모양새가 된 것. 이에 따라 미국 법원은 현대기아차에게 모두 3억9500만달러(약 4200억원)를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1월 캐나다에서도 집단 민사소송을 당했다. 캐나다 소비자들에게는 7000만 캐나다달러(약 680억원)를 지급하기로 했다.

결국 5000억원 가량을 북미 소비자에게 배상한 것이다.

가뜩이나 싸구려 이미지로 북미 시장에서 홀대를 받으며 저평가되고 있는 상황이라 현대기아차는 금전적 보상으로 이를 만회하려 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법규 미비 등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연비 과장을 보상해주지 않고 있다. 미국 포드의 경우 지난 2012년 12월 미국 '컨슈머리포트'에 C-Max 하이브리드 연비 과장이 보도되자 자발적으로 조치를 취했다. 즉, 연비 제원을 정정하는 한편, 소비자들에게 금전적 보상도 했다. 현대기아차와는 비교되는 행보를 보인 것이다.
조완제기자 jwj@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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