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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국민은행 내분사태 관련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행장 정조준

송진현 기자

기사입력 2014-05-26 10:38


금융당국이 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싸고 빚어진 KB금융의 내분 사태와 관련해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금융당국은 두 사람 모두 내분 사태에 근본적인 책임이 있다는 인식이어서 과연 임 회장과 이 행장에게 어떤 징계조치가 내려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세월호 참사 여파로 '관피아'(관료+마피아) 척결이 시대적 화두로 제기된 가운데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행장은 모두 외부 영입인사들이라는 점에서 더욱 곱지않은 시선이 쏠리고 있다. 임 회장은 옛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차관 출신이고, 이 행장은 관변 연구소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장을 거쳐 지난 2011년 국민은행 부행장으로 영입된 뒤 행장까지 오른 인물이다. 사실상 두 수장이 넓은 의미의 '관피아'인 셈이다. 때문에 금융당국이 더욱 특단의 조치를 강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KB금융 안팎에서는 임 회장과 이 행장 중 한 사람은 이번 사태가 종료된 뒤 옷을 벗을 것이란 성급한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 KB금융그룹의 한 임원은 "내부 문제가 너무 크게 불거졌다"면서 "사태가 해결되려면 누군가 옷을 벗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사외이사들이 주축이 된 국민은행 이사회가 지난달 24일 2000억원을 들여 기존 IBM 메인프레임 전산시스템을 유닉스(UNIX) 기반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주 전산기 교체 방안을 의결한 것이 이번 내분의 발단. 당시 사외이사들은 KB금융지주 편에 섰고, 이건호 행장과 정병기 국민은행 상임감사위원은 유닉스 기반으로의 전환에 이의를 제기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국민은행 측은 이사회 결정 과정의 절차와 내용에 심각한 하자가 있다며 금융감독원에 검사를 요청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금융감독원은 현재 국민은행에 20여명의 검사인력을 투입해 내분 사태의 원인을 정밀 진단하고 있다.

금감원은 그동안의 검사 과정에서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 최고경영진 사이에 여러가지 문제점이 있다고 판단하고 검사기간을 6월초까지 늘려잡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5년 전에도 전산시스템 교체 문제로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 지도부 간 이번과 비슷한 대립이 불거졌던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5년이 지난 뒤에도 갈등이 다시 빚어진 것은 그만큼 지주회사와 국민은행 사이의 내부 통제 시스템에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준 방증이라는 인식이다. 당시 국민은행이 차세대시스템 전산기종을 선정할 때 컨설팅업체가 추천한 유닉스 기종 대신 IBM 기종이 최종 선정된 것을 두고도 뒷말이 무성했다.

한편 국민은행 이사회는 오는 30일 감사위원회와 임시이사회를 다시 열고 전산시스템 교체를 놓고 불거진 내부갈등의 해결책을 모색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갈등 봉합방안은 두 가지로 압축되고 있는 상태. 기존 이사회 결정대로 유닉스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방안과 교체 계획을 전격 취소하고 일단 기존 IBM과의 계약을 재연장하는 방안이다.


이건호 행장과 정병기 상임감사는 이사회의 의결사항을 전면 재검토하자는 입장이고, 나머지 이사들은 절차에 문제가 없으므로 사업자 선정 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은행은 지난 21일까지 전산시스템 교체 사업과 관련해 사업자들의 입찰제안을 받았으나, 내분사태 여파로 SK C&C를 제외한 나머지 SI 업체들이 참여를 포기해 28일까지 5영업일 간 추가 신청을 받기로 한 상태다. [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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