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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크루즈 1.4터보 마력 논란, 구매자 분통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4-04-29 15:17


한국GM 크루즈

충북 청주에 사는 회사원 신모씨(29)는 지난 2월말 한국GM 크루즈 1.4터보 모델을 샀다. 2000만원이 넘는 큰 돈이 들어갔지만 어렵지 않은 선택이었다. 터보엔진이어서 1.8ℓ가솔린 모델과 비슷한 파워를 내고 엔진CC 다운사이징으로 자동차세도 절약할 수 있었다. 엔진 크기를 줄이고 파워를 높인 다운사이징 터보엔진은 세계적인 추세다.

그로부터 한 달. 새 차를 산 흥분이 싹 가셨다.

신씨는 "3월말 한국GM에서 크루즈 1.4터보 모델의 엔진 마력치를 수정했다. 내가 살때만해도 130마력이었는데 140마력으로 10마력이 올라갔다. 엔진은 같지만 세팅만 다르다고 했다. 당연히 내 차도 마력조정을 받을 수 있을거라 여겨 좋아했지만 안된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했다. 한국GM은 자동차 등록상의 제원과 수치가 달라지는 경우가 생기면 법규 위반이 된다며 엔진 업데이트를 거부하고 있다.

신씨는 최근 스포츠조선이 운영하는 소비자인사이트(www.consumer-insight.co.kr)에 이에 대한 불만글을 올렸다. 해당글의 조회수는 폭발적이다.

크루즈 1.4터보 모델은 지난해 10월부터 판매됐고, 다섯 달 넘게 엔진파워가 130마력이었다가 3월말부터 140마력으로 새롭게 세팅돼 나오고 있다.

자동차는 상품이다. 신차가 나오거나 페이스리프트 모델(부분 변경)이 나올 때마다 동력계(엔진, 미션)도 개선된다. 이번 크루즈 마력 논란은 이와는 다른 케이스다. 신차 출시나 연식 차이가 아니다. 같은 가격의 같은 차, 같은 엔진이지만 불과 몇개월만에 마력만 달라졌다.

신씨는 "ECU(엔진 전자 제어장치) 업데이트만 하면 되는데 그걸 안해준다니 말이 안 된다. 한 달만 기다리면 10마력이나 출력이 높은 엔진이 나오는데 이 사실을 미리 알았다면 누가 차를 사겠는가. 회사측에서 소비자를 생각한다면 먼저 나서서 업그레이드를 해줘도 시원찮을 판에 귀찮아서 해주지 않는다는 느낌만 든다"고 말했다. 또 "법규부분에 관해선 크루즈 동호회 회원들이 개별적으로 알아본 적이 있다. 해당기관으로부터 제조사측(한국GM)에서 자료만 수정하면 전혀 문제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한다. 회원이 21만명인 크루즈 동호회 내에서도 나와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안 하는 것"이라고 발끈했다.

마력 뿐만 아니라 엔진 토크 최대치 영역도 넓어졌다. 예전에는 3200~3600rpm에서 최대 토크를 발휘했지만 3000~4600rpm으로 최대 토크 영역대가 넓어졌다. 소형 터보 모델에서 130마력과 140마력의 체감차도 그렇지만 최대 토크 영역대까지 넓어지면 아무래도 가속이 편해진다.


한국GM 관계자는 "동일한 엔진인데 3~4개월 사이에 성능개선이 이뤄졌다. 출시 당시에는 130마력이 최적화된 수치였고, 이후 마력을 더 끌어올릴 수 있었다. 사실 마력 개선에 있어 기술적 문제는 없다. 같은 엔진이어서 세팅만 바꾸면 된다. 하지만 정부 형식승인을 받을 때 제출했던 등록상 마력과 토크 수치가 있다. 정부 부처에 등록한 부분을 바꿔야하기 때문에 절차상 애로사항이 있다"고 밝혔다. 또 "엔진 성능 향상은 늘 있는 일인데 그때마다 소급적용을 해야 하는 것도 아니지 않나. 소비자 입장에선 연식변경도 아닌데 마력 차이가 나니 불만을 가지실 수 있지만 해당 부처와 풀어야할 일이 많다"고만 했다.

하지만 한국GM은 이미 판매된 구모델의 엔진마력 개선을 위해 실제 필요한 절차를 밟진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부터 고려대상이 아니었던 셈이다. 해당 부처가 아니라 한국GM의 개선 의지가 의심되는 대목이다. 상식적으로 엔진마력 등 등록수치를 바꾸는 일은 행정상 시일은 걸릴 수 있어도 따로 비용이 더 들진 않는다.

이에 반해 해당 차량을 일일이 리콜해 엔진 세팅을 다시 하는 것은 제조사 입장에선 꽤 성가신 일이다. '이미 차를 팔았기에 꼭 해줘야하는 사후 서비스가 아니면 안해도 된다'는 식이다. 한국GM은 크루즈 1.4터보 오너들의 쏟아지는 불만 글에 "법규 충족 어려움"이라는 답변을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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