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KT ENS 협력업체 대출사기 사건과 관련해 일부 은행 직원이 연루됐을 가능성에 대해 집중조사를 벌이고 있다.
금융소비자원은 감사원에 금감원을 조사해달라는 국민감사를 청구할 방침이다.
금감원의 현장검사에는 삼성전자 매출 채권으로 사기를 당한 한국씨티은행도 포함됐다.
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검사 과정에서 계좌 추적을 벌였지만 사기범과 은행 직원 간 연루 가능성을 입증할 만한 증거를 아직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금융권 등 주변에서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5년여간 1조8000억원대의 부실 대출이 발생하는 과정에서 은행이 몰랐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같은 여론을 감안해 금감원은 은행 내부 직원의 공모가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집중조사에 들어갔으며 뇌물이나 향응 접대 가능성에 대해서도 예의주시 하고 있다.
주거래은행이었던 하나은행의 경우 1조1000여억원을 부실하게 대출해줬다가 1600억원을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오랜 기간 은행에서 내부 적발을 하지 못했다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이와 관련해 대출 사기범의 해외 도피를 도운 혐의를 받고 있는 금감원 간부 김모 팀장에 대해서는 검찰 수사가 활발히 진행중이다.
금감원은 "내부 감찰 결과 김 팀장은 2005년부터 KT ENS 협력업체인 중앙TNC 서모 대표 등과 지인관계를 유지해오며 농장 지분 등을 받았고, KT ENS 관련 검사 실시 여부를 서 대표에게 알려준 것으로 파악됐다"며 "김 팀장을 3월초 직위 해제 후 대기발령 조치하는 동시에 검찰에 관련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한편 금융소비자원은 금감원의 부실 감독 책임을 조사해달라는 국민감사를 감사원에 청구하기로 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