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저발화성 담배도입 등 사회적 책임 강화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4-02-27 14:15


◇영주공장 생산라인

기호품인 담배는 두 가지 얼굴을 가졌다. 건강보험공단은 흡연피해 손해배상 소송을 언급하고 있고, 반대로 흡연자 단체는 또 다른 권리를 주장한다. 2002년말 KT&G가 민영화 됐지만 담배는 예전부터 나라에서 만들고 판매했다. 여기에는 절반 이상의 각종 세금이 포함돼 있다. 담배 소비가 줄어드면 당장 세수 확보도 난감하다. 담배와 건강의 상관관계는 크고 작은 논란이 있지만 플러스 요인은 아니다.

이런 사회 분위기 변화는 국내 담배 시장 점유율 64.5%를 점하고 있는 KT&G에도 예외없이 적용된다. 최근 KT&G 경영철학 쌍두마차는 지속성장과 사회적 책임 강화다. 특히 사회적 책임 강화는 기업의 이익과는 별도로 KT&G의 근본적 존재 의미와도 맥이 닿는다.

첫째, 오도문구를 자발적으로 손봤다. '라이트', '순' 등 제품명 표기를 하지 않기로 했다. 담배가 덜 해로울 수 있다는 소비자의 오해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라이트와 순 등이 포함된 일부 제품명은 논란의 빌미가 되기도 한다. KT&G는 2011년 12월부터 '에쎄 순', '에쎄 라이트', '타임 라이트'를 각각 '에쎄 수', '타임 미드', '에쎄 프라임'로 바꿨다.

최근에는 저발화성 담배를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특수 공정을 포함해 담뱃불로 인한 발화 가능성을 크게 낮춘다. 화재로 인한 인명, 재산 피해와 산불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첨단화 생산공정을 보유하고 있는 KT&G 영주 공장이 변화의 산실이다. 영주공장은 경북 영주시 적서동에 위치한 34만4000㎡(축구 경기장 면적의 15배, 약 10만4000평)의 대형 공장이다.

1분에 1만6000개비(800갑)를 생산하는 3개 라인과 1만개비(500갑)를 생산하는 12개 라인 등 총 15개 생산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연간 최대 생산규모는 약 440억개비(22억갑)로 국내 총 수요의 약 50%를 차지하고 있다. 생산과정은 숙련된 전문 인력과 더불어 원료가공에서 포장공정에 이르기까지 자동화 및 네트워크화된 첨단시설에 의해 시작부터 끝까지 단 한 번의 과정으로 생산된다. 로봇팔과 로봇이 운전하는 지게차가 전공정에 투입된다. 영주공장을 견학한 삼성전자 직원들조차 "정보통신 기술은 삼성전자가 앞서지만 공장 자동화 설비만큼은 KT&G 영주공장에서 배워야할 것 같다"는 얘기를 했을 정도다.

차영언 영주 공장장은 "자동화가 생산 속도와 정확도를 높이는 효과도 있지만 혹시 발생할 수 있는 부상 등 산업재해를 최소화하는 측면도 있다"고 말한다.

KT&G가 개발한 저발화성 담배는 '블루 밴드'라는 자체 개발 기술 때문에 가능했다. 지난해 7월 첫 상용화에 성공한 블루 밴드는 궐련지(담배 잎을 싸는 종이) 일부에 특수 코팅 물질을 도포하여 일정 조건하에서 담뱃불이 꺼질 확률을 높였다. 일정 부분까지 담배가 타들어가면 산소 공급을 막아 버린다. 부주의로 버려진 담배 꽁초로 인한 화재발생 위험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 이 물질은 천연 특수물질로 열을 가해도 인체에 무해하다. KT&G는 지난 3년간 70억원을 투입하여 독자 기술을 개발했다. 또 5건의 특허 출원을 마쳤다. 수입 대체 효과는 400억원으로 예상된다. 지금은 저발화성 담배가 법적 규제는 아니지만 몇몇 선진국의 예를 감안할 때 조만간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

KT&G는 원가가 상승하는 부분은 사회적 책임을 감안, 자체 원가 절감 시스템을 활용해 떠안기로 했다. 이 밖에도 자가 접착기술과 친환경 종이박스, 저탄소 생산 라인 등 친환경 경영도 접목시키고 있다. 이를 통해 연간 600톤 가량의 펄프 사용량을 줄이고, 인근 노벨리스코리아 생산공장에서 발생하는 잉여증기로 냉동기를 가동하고 있다. 이를 통해 줄인 가스 사용량과 이산화탄소 발생량 절감은 30년생 나무 18만8000그루를 심는 것과 맞먹는다.
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박재호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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