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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쇼트트랙이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여자 3000m 계주에서 8년 만에 금메달을 딴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사는 구직자 20대 후반의 김 모씨는 밤 늦게까지 TV를 보며 '대~한민국'을 외친 뒤 다음날 저녁 모처럼 대학 시절 함께 학교를 다녔던 동기들을 만나 금메달의 감격을 함께 나눴다.
물론 '백수' 김 씨는 "난 아직 직장이 없는데 상관없겠지"라며 걱정을 하기도 했지만 친구들은 "그걸 어떻게 알겠냐"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리고 잠시 뒤 테이블 담당 서버가 왔고 일행은 직장인을 위한 이벤트 메뉴를 선택했다. 일행 중 한 명이 이벤트 조건인 쿠폰을 캡처해 제시하자 담당 서버는 "직장인이냐? 사원 증을 보여 달라"고 말했다. 이에 한 친구가 "사원증이 없는데 명함이라도 드려야 하냐?"라고 답했고 담당 서버는 "예 그거라도 주십시요"라며 명함을 요구했다.
아웃백이 소치 올림픽에 맞춰 마련한 이벤트는 크게 4가지다.
첫째는 한국 선수들이 금메달을 획득하면 그 다음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 사이에 홈페이지에서 쿠폰을 출력하고 당일 방문하면 인기 애피타이저 메뉴인 골드 코스트 코코넛 쉬림프를 무료를 증정하는 것. 둘째는 가족을 위한 이벤트로 13세 이하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에 한해 3만원 이상 주문시 아웃백 키즈 메뉴를 1000원에 제공한다.
또 대학생에게는 간단하게 자신의 학생증만 제시한면 이벤트 기간 동안 샐러드 또는 파스타를 1만원에 즐길 수 있고 끝으로 김 씨 일행이 선택한 직장인 이벤트가 있다. 그런데 이처럼 매장에 따라 직장인 행사와 관련 소비자들에게 황당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었던 것. 한 테이블에서 직장인은 천원에 맥주를 즐길 수 있고, '백수' 동반자는 정가를 내야하기 때문.
모처럼의 모임에서 기분이 상한 김 씨의 사연에 아웃백 측은 "2월 프로모션 관련한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사과의 말씀드린다"며 "이번 프로모션은 고객의 특성에 따라 선호하는 서비스가 다르기 때문에 그것을 구별하여 프로모션을 진행하고자 하는 취지였지, 특정 고객층에 대한 배제는 의도한 부분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리고 단위매장과의 커뮤니케이션 문제였다는 '궁색한' 변명을 내세웠다. 아웃백 측은 "직장인 대상 프로모션의 경우 해당 이벤트 혜택을 보기 위해서는 조건이 명시된 관련 쿠폰을 인터넷이나 모바일 상에서 캡처하거나 출력물을 매장에 제시하기만 하면 되는 부분이다"며 "다만 이번의 경우는 일부 매장에서 행사 내용에 대한 오해로 고객에게 불쾌한 경험을 드린 것 같다. 이에 대해 소비자 분께 대단히 사죄하는 마음이다"고 덧붙였다.
아웃백 측은 "해당 내용을 전달받고 전사적으로 기획 단계에서 이러한 우려점에 대해 간과했던 점을 유감으로 생각하고 이에 대한 깊은 양해의 말씀을 드리는 바이다"며 "앞으로는 좀더 심사 숙고하여 이벤트 프로모션을 기획 및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997년 처음 한국에 진출한 아웃백은 전국에 110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특히 국가브랜드경쟁력지수에서 패밀리레스토랑 부문 10년 연속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입지가 탄탄한 아웃백은 고객에게 항상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이번 소치 올림픽 이벤트는 백수들에게 '서러운' 경험을 선사했다는 점에서 큰 아쉬움을 남기게 됐다.
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