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세먼지와 건조한 겨울철 날씨로 인해 안구건조증이 환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콜레스테롤이 높은 여성은 안구건조증 발생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표됐다.
이 결과는 연령, 체질량지수 등의 인구학적 요인과 흡연, 음주, 운동, 거주지 등의 생활환경요인 및 당뇨, 고혈압, 폐경, 류마티스질환 등의 내과적 요인을 모두 보정한 이후에 나온 결과이다.
특이하게도 심혈관계에서 유익한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HDL 콜레스테롤이, 안구건조증의 발병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인자로 보고됐다. HDL이 낮은 여성 환자군(HDL,<40 mg/dL)이 안구건조증을 진단 받을 확률은 0.0461, 안구건조증 증상을 느끼는 확률은 0.0215로 HDL 콜레스테롤이 낮으면 안구건조증 발생률이 유의하게 낮게 나왔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최근 5년간 안구건조증의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진료환자가 2007년 142만6549명에서 2011년 219만3224명으로 연평균 11.4% 증가했다.
안구건조증은 가장 흔한 안과 질환 중 하나로 눈물의 부족이나 과도한 증발에 의해 안구표면에 손상을 준다. 안구가 메마르면 눈이 충혈 되고, 화끈거리거나 눈에 모래가 들어간 것 같기도 하며, 심하면 뭔가 할퀴는 듯한 느낌도 든다. 책을 보거나 TV를 볼 때 눈이 뻑뻑하고 눈을 자주 깜박거리는 증상도 나타난다.
날씨가 건조하거나, 특히 미세먼지, 황사, 매연 등 대기오염이 심할 때는 이 같은 증상이 더 심해진다. 미세먼지가 많고 찬바람까지 불어 더욱 건조하고 혼탁한 날씨인 요즘 안구건조증 환자가 급증하는 이유다.
스마트폰 과다 사용도 눈 건강에 해롭다. 사람들이 무언가에 집중하게 되면, 눈을 깜박이는 횟수가 현저히 줄어든다. 보통 1분을 기준으로 성인 남성은 20회, 성인 여성은 15회 정도 눈을 깜박이는 데 스마트폰에 집중하면 그 횟수가 절반 이상으로 떨어진다. 이는 눈의 피로는 물론 안구건조증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안구건조증은 단순히 눈물이 마르는 증상이 아니라 눈물의 정상적인 분비와 순환기능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질환으로, 눈물성분의 변화와 안구 표면의 염증성 변화, 호르몬 변화, 면역질환 동반여부 등 원인이 다양하므로 증상에 맞춘 치료가 필요하다.
평생건강증진센터(안과) 나경선 교수는 "혈중에 총콜레스테롤, LDL콜레스테롤, 중성지방이 증가된 상태거나 HDL콜레스테롤이 감소된 상태인 이상지질혈증과 안구건조증와의 관련성을 국내에서 처음 밝힌 이번 연구로, 이상지질혈증 환자는 혈중 지질 관리와 더불어 안과 검사를 받기를 권하며, 앞으로 전향적인 임상연구와 기초연구를 추가로 계획중이다"고 말했다.
또한 나 교수는 "가벼운 안구건조증을 예방하고 관리하려면 겨울철 난방 시 충분한 습도를 유지하고,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장시간 사용할 경우 중간에 휴식을 취하고 의식적으로 눈을 자주 깜박거리거나 잠깐이라도 눈을 지그시 감아 눈물을 적셔주는 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 고 말했다.
하지만 "안구건조증도 조기발견이 중요하고 만성 염증이 있는 줄도 모른 채 눈이 쉽게 피로하고 자주 뻑뻑해진다는 이유로 인공눈물만 보충할 경우 증상이 악화되어 각막염과 시력저하까지 초래할 수 있으므로, 증상이 심하면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단백질, 당질과 함께 생체를 구성하는 주요 유기물질군인 지질 의 생리학, 약리학, 독성학 등 지질연구로 저명한 국제학술지 '건강과 질환의 지질 (Lipids in health and disease)' 6월호에 게재됐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