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글·시진 김형우 여행전문 기자 hwkim@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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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원기 돋우는 '통영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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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은 생장환경 중 물 흐름과 갯벌에 큰 영향을 받는다. 통영 굴은 바다 밑 작밭위에서 자란다. 모래도 뻘도 아닌, 그래서 부유물도 적고 깨끗하다. 또한 통영 지역에는 비가 충분히 내려 민물과 바닷물이 고루 섞인 기름진 바다이다.
우리나라는 중국에 이어 손꼽히는 굴 생산국이다. 그리고 국내 굴 생산량의 70%는 바로 이곳 통영 수하식 굴수협을 통해 이뤄진다.
올해 굴 작황은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다. 여름 적조현상에 태풍마저 없었던 탓이다. 게다가 비도 적게 내려 수산물 생육에 지장을 받았다. 전년 대비 소출이 대략 30%가량 감소했다는 게 어민들의 탄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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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싱싱한 굴의 본향인 통영에서는 굴을 어떻게 먹을까? 통영 토박이들은 그냥 생굴을 먹는다. 흑산도에서 홍어를 삭히지 않고 신선하게 회로 맛보는 것처럼 통영에선 굴을 따로 조리하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
그렇다고 어디에서나 생굴을 맛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서호시장은 오전에 장이 파해 관광객이 이용하기에 쉽지 않다. 미륵도 입구인 통영여객선터미널 1층의 생굴유통센터 '대양수산'에서는 생굴, 껍데기째 찐 굴 등 굴에 관한 다양한 별미들을 맛보고 구입할 수 있다. 먼저 생굴은 도시에서 먹는 것과는 그 맛이 다르다. 짭쪼름 쫄깃한 게 굴 한 점에 싱싱한 남해 바다가 통째로 담긴 듯 한 느낌이다. 이게 바로 제철 미식기행의 묘미다. 바다생굴 1만 원짜리 한 접시에 1만원이니 쉽게 소주잔을 기울일 만하다. 연신 싱싱한 굴을 한쪽에서 까면서 접시에 담아 오기 때문에 더 이상 싱싱할 수가 없다. 껍질째 찐 굴도 별미다. 쫄깃한 게 바닷물로 간이 되어 굴이 이처럼 맛나다는 것을 새삼 실감케 한다. 생굴을 싫어하는 경우라면 강추다. 굴찜 한 솥단지에 1만원. 2~3명이 먹을 만하다.
이 집에서는 외지인의 입맛을 겨냥해 다양한 메뉴도 선보이고 있다, 싱싱한 굴을 듬뿍 넣고 끓여낸 생굴라면-생굴 떡국이 각 5000원이다. 요즘 말로 '인기짱'이다. 굴전에 막걸리도 1만원, 생선구이가 따라 나오는 매생이 굴국 1만원, 생굴회무침 1만원, 별미 멸치회도 1만~2만원이면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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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김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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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김밥은 60여 년 전 어두리 할머니(94년 작고)가 먼 뱃길에 김밥이 쉬지 않게 하려고 밥과 반찬을 따로 싸서 어부들에게 판 것이 유래다. 현재 충무김밥집은 여객선 터미널 앞 등 통영에만 70여 곳이 성업 중이다. 그중 중앙동 문화마당 앞 '뚱보할매김밥'이 원조 격이다. 60년 전통으로 지금은 어두리 할머니의 며느리가 손맛을 잇고 있다. 4500원(1인분 기준)
한편 통영시내 18곳의 충무김밥 전문점에서는 최근 김밥 가격을 4500원에서 4000원으로 자율 인하했다. 충무김밥이 통영관광의 대표 미식거리임을 자부하기 위함이다.
시락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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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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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만원(2인 기준)이면 소주(한 병에 1만원)와 맥주(한 병에 6000원)를 얼음이 담긴 파란 플라스틱 통에 섞어 담아 내온다. 굴, 멍게. 호래기. 방어회, 볼락, 전갱이 등 생선구이, 가자미 튀김 등 한상 가득 채워진 해산물 안주가 기본으로 나온다.
꿀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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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겨울바다의 풍광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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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통영 여행에 빼놓을 수 없는 게 있다. 바로 낙조다. 최고의 낙조 포인트로는 미륵도를 꼽을 수 있다. 그중 달아 공원과 그 주변이 입권이다. 흔히들 일몰 감상을 위해 달아공원으로 향한다. 한려수도에 점점이 박힌 섬들 사이로 내려앉는 낙조의 붉은 기운이 황홀경을 빚어내는 곳이다. 하지만 통영의 낙조를 사진으로 담고자 한다면 달아 공원 인근 연명포구를 추천한다. 포구의 정취와 주미도, 학림도, 비진도, 연대도, 욕지도 등 올망졸망 섬 사이로 지는 해가 더 정감 있다. 둥그런 붉은 해만 잡아내기보다는 주변 포구와 양식장, 고깃배 등 바다를 지키는 테마들이 앵글을 더 풍성하게 채워준다.
최고의 한려수도 감상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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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의 진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포인트가 있다. 통영시 산양읍 미남리 수산과학관 위편에 자리 잡은 '클럽 이에스 리조트 통영'이 바로 그곳이다. 리조트 위쪽 수영장에서 바라본 한려수도는 그야말로 장관이다. 바닷물과 맞닿은 듯 한 수영장 위로 짧은 겨울 오후 해가 쉬어 가고, 그 속에 투영된 소나무의 자태도 멋스럽다. 시선을 바다로 돌리면 비진도, 욕지도, 거제도 등 한려수도의 섬 풍광이 시원스레 펼쳐져 절로 탄성이 터져 나온다.
몇 년 전 통영에 지중해풍의 명품 리조트가 문을 열어 화제를 모았다. '클럽 이에스 리조트 통영'이다. 비회원도 이용 가능한 가족호텔 120실 규모로 향후 130실이 추가 조성된다.
클럽 이에스 통영의 최고 자랑은 조망이다. 객실의 창문 밖으로 한려수도의 섬들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일출과 일몰 감상이 리조트 내에서 가능하다. 이른 아침 일출은 마치 한려수도 섬들이 구름처럼 바다에서 피어오르는 듯 한 느낌을 맛볼 수 있다.
건물도 독특하다. 직선이 없다. "자연에는 직선이 없다"는 이에스리조트 이종용 사장의 디자인 철학이 빚은 건물이다. 지붕도 조망을 가리지 않기 위해 최대한 구부렸고, 창문은 물론 실내 벽 모서리도 둥글게 처리해 모가 나지 않는다. 테라스에 설치된 휘어진 통나무 난간도 곡선에 대한 고집스러움을 보여준다. 따라서 이곳에선 빵틀에서 찍어낸 듯 한 똑같은 객실은 존재하지 않는다. 제천-통영 분양문의( www.esresort.co.kr 02-508-2773)
◆여행메모
가는 길=대전-통영간 고속도로 통영IC~통영시~통영대교~미륵도(통영 시내로 진입하려면 통영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