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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교육 수능총평, 국어 평이-수학 적정-영어B 까다로워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3-11-08 10:06


타임교육 대입연구소가 지난 7일 치러진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총평을 내놨다. 영역별 난이도 및 EBS 연계율 분석, A B형 분화가 가지는 영향력, 정시 전망 등이다.

<난이도>

1) 국어 영역

국어 영역은 쉬운 시험이었다. 일부 언론에서 '어렵다'는 표현을 쓰기도 하는데, 이는 전년 수능 언어 영역이 극도로 쉬워서(1등급 구분 원점수 98점) 상대적으로 얘기하는 것에 불과하다. 국어 영역은 꾸준히 쉽게 출제되고 있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보인다. 1등급 구분 점수는 A, B 형 공히 95점 부근으로 추정된다.

2) 수학 영역

수학 영역은 적정 난이도에 가까운 시험으로 평가될 수 있다. 1등급 구분 점수는 전년과 유사하게 A, B형 공히 92점 부근으로 추정된다. B형의 경우 9월 모의고사 때 너무 쉬워서(1등급 구분 점수 97점) 학생들이 체감하는 난이도는 더 높았을 수도 있다.

3) 영어 영역

영어B는 상당히 까다로운 시험이었다. 예상대로 빈칸 추론 네 문항이 상당히 어려웠고, A, B형 분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1등급 구분 점수가 89~90점 부근에서 형성될 시험이었다. 하지만 대다수 하위권 학생들이 A형으로 옮겨간 것의 영향으로 1등급 구분 점수는 92점 부근일 가능성이 높다. A형의 경우 B형에 비해 상당히 쉬웠지만 선택 학생들의 상당수가 전년도라면 7~9등급을 받을 것인 학생들이었기 때문에 등급 구분 점수는 아주 높아지지는 않는다. 다만 1등급 구분 점수는 94점 부근으로 상당히 높게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 EBS 연계>

EBS 연계율은 예년과 같이 70% 수준이었다.

1) 국어 영역

전체적으로 화법, 작문, 문법에서부터 문학, 독서에 이르기까지 EBS 교재의 제시문을 활용하였다. 하지만 문학의 경우 연계 작품의 EBS 교재에 인용되지 않은 부분이 제시되거나, 독서 제재의 경우 원래의 제시문을 많이 변형하여 출제하였기 때문에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었을 수 있다.

2) 수학 영역

A, B형 모두 2, 3점 문제는 EBS 연계가 높고 변형도 많이 되지 않아서 중상위권 이상의 학생들은 편안함을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4점 문항은 연계되지 않거나 연계되었더라도 변형이 심한 문항들이 있었다. 결국 EBS 교재의 학습만으로 수학에서 1, 2 등급을 받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가능하다.

3) 영어 영역

예년과 마찬가지로 연계율은 듣기에서 특히 높았다. 읽기에서는 빈 칸 추론 네 문제와 장문독해 문항들에서 비연계 지문이 주로 출제되었다. 빈 칸 3점 문항들이 EBS 밖에서 출제되었고 상당히 어려웠기 때문에 EBS 학습만으로 최상위, 상위권의 점수를 받는 것은 어렵다는 것이 다시 한 번 드러났다.

<A, B형 분화가 가지는 영향력>

1) 국어 영역

국어 영역의 경우 자연계 학생들과 예체능계 학생들이 주로 A형을, 인문계 학생들이 주로 B형을 택했다. 이같은 이유로 A형을 선택한 학생들이 B형을 택한 학생들보다 더 수준이 낮은 학생들이라고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예체능계 학생들은 실기에 매진해야 하며 자연계 하위권 학생들에게 국어 학습을 등한시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예체능계 학생들과 국어 공부를 등한시하는 자연계 하위권 학생들이 A형을 선택한 효과로 B형 선택자들은 전년도 대비 좋은 백분위를 받는 것이 약간 더 어려워졌을 것이다. 이는 인문계열 모집단위들의 정시 '컷라인'을 약간 낮추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A형 선택자들은 전년 대비 좋은 백분위를 얻을 가능성이 약간은 높아질 것이다. 하지만 의대, 치과대, 한의대 및 명문대를 지향하는 A형 최상위권의 경우 큰 차이가 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2) 수학 영역

전년도에도 수리 가, 나로 분화되었기 때문에 수학B와 수학A는 완전히 새로운 분화는 아니다. 하지만 변수는 있다. 전년도에 비해 수능 응시자는 줄었지만 수학 B 응시자는 많이 늘었다. 전년도에는 수리 가, 나 응시자 모두가 지원할 수 있었던 많은 모집 단위들에서 올해는 B형만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전년 수리 가 형 선택자에 비해 올해 수학B 선택자는 1만 7천 명이나 늘었다. 1등급 인원만 해도 700여 명 늘어나게 된다. 그러므로 자연계열 수학 B 선택 학생들은 전년 대비 약간 더 좋은 백분위를 얻게 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그것이 작년 수준으로 대학에 갈 수 있음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다. 예를 들어 올해 백분위 96을 받는 경우 작년이었다면 95 수준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좋은 등급이나 백분위를 받는 학생의 숫자가 늘어나는 것은 자연계열 모집 단위들의 정시 컷라인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수학 A 선택자들은 1, 2등급 대에서는 자연계열 선택자가 줄어들은 것의 영향을 별로 받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3등급 이하에서는 자연계열에서 A를 선택한 학생들이 줄어든 것 때문에(이들은 보통 2~4등급을 얻게 된다) 백분위 상승효과를 얻는 학생들이 많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수학 영역에서는 정시 '컷라인'이 약간 높아지는 효과가 생겨나게 된다.

3) 영어 영역

영어 영역이야말로 분화의 효과가 가장 큰 영역이다. 30%에 이르는 A형 선택자의 대부분은 영어 성취도가 현저히 낮은 학생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B형 선택자들은 전년 대비 대단히 낮은 백분위를 받게 될 것이다. 이는 영어 B를 지정한 대부분의 인문, 자연 모집 단위들에서 정시 컷라인이 낮아지는 효과를 생겨나게 한다. 반면 A형 선택자들의 경우 전년도에는 4등급을 받던 학생들이 1~2등급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영어 A, B 형 선택자들이 모두 지원할 수 있는 모집 단위들에서는 가중치에도 불구하고 B형 선택자들이 불이익을 당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4. 정시 전망

영어 영역의 분화 때문에 영어B에서 전년만큼의 성적을 받기 어려움은 이미 언급하였다. 인문 계열 영어 B형 지정 모집 단위들의 컷라인은 이 때문에 낮아지게 될 것이다. 그만큼 영어를 잘 본 학생들은 유리하다는 생각도 할 수 있다. 영어 다음으로 변별력이 큰 과목은 수학일 것이고, 국어의 경우 백분위 반영 대학에서는 상당한 변수가 될 것이지만 표준점수 반영 대학에서는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작을 것이다.

자연 계열의 경우 수학과 과학의 변별력이 가장 크고 그 다음으로 영어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국어 영역의 경우 백분위 반영 대학에서는 영향력이 커지고 표준점수 반영 대학에서는 영향력이 작아지게 될 것이다. 자연계에서도 영어 영역의 분화 때문에 영어 B형 선택 학생들에게 있어 백분위 기준으로 본 전반적인 정시 합격 컷라인은 낮아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

올해 입시에서 가장 예측이 어려운 부분은 영어 A, B형 모두 지원할 수 있는 모집 단위들이다. 영어 A 선택자가 백분위나 표준점수를 좋게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해당 모집 단위들에 지원함에 있어 영어 B형 선택자들은 상당히 보수적인 관점을 가져야 할 것이다. 가중치를 받아도 불리함을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수시 모집 인원의 증가는 지속적으로 정시 합격선을 높여왔다. 하지만 2014 입시의 경우 전년도와 그리 큰 인원 변동은 없고 약간의 증가가 있을 뿐이다. 이는 정시 합격선을 미미하게 높이는 영향을 미치겠지만 A, B형 분화가 미치는 영향에 비해서는 별 의미가 없을 것이다. 정리하자면 올해 수능 점수나 백분위 예상치를 가지고 전년도와 같은 반응을 보이는 것은 옳지 않다. 중상위권 이상의 학생들-대개 영어 B를 택한 학생들-의 수능 평균 백분위는 전년도 대비 반드시 낮아질 것이다.

결론적으로 올해의 정시 컷라인은 대부분의 서울 소재 대학에서는 작년보다 낮아질 것이다. 수도권 소재 주요대학 및 지방 국립대들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영어 A형 선택이 가능한 수도권 소재 대학들과 많은 지방 사립대들의 컷라인은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박재호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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