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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그룹 사면초가...창립이후 최대 위기 왜?

김세형 기자

기사입력 2013-09-23 17:17


동양그룹이 창립 이후 최대 위기에 빠졌다. 만기가 돌아오는 기업어음(CP)을 막지 못해 법정관리로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CP규모는 1조1000억원대로 알려졌다. CP외에 채권단 보유 여신도 9000억원 정도에 이른다. 동양그룹은 채권단 보유 여신은 문제가 없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이 역시 만기를 연장해 놓은 상태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동양증권에서 CP 매각도 10월부터는 금지되기 때문에 자금조달 방법이 없고 그렇게 되면 동양은 굉장히 어려워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만기 도래 CP 문제 해결 시험대를 통과하지 못하면 동양그룹은 법정관리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등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현재 상태에서 동양그룹의 상황은 최악에 가깝다. 친인척 기업인 오리온 그룹이 동양그룹에 대한 지원 의사가 없다고 공식적으로 밝혔기 때문이다.

오리온은 23일 오전 동양그룹의 자금 지원 요청과 관련 "해외 투자자와 주요 주주로부터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며 "오리온그룹과 대주주들은 동양그룹에 대한 지원의사가 없으며 다음에도 지원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금융권은 오너가의 지원에 기대를 걸었던 동양그룹 채권단이 오리온의 지원 불가 통보에 따라 채권단 차원의 추가 지원이 힘들어 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동양그룹의 현재현 회장과 이혜경 부회장 부부, 오리온그룹의 담철곤 회장과 이화경 부회장 부부는 이번 추석 때 동양그룹의 만기 도래 기업어음(CP) 상환 지원 문제를 놓고 심도 있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혜경 부회장과 이화경 부회장은 동양그룹 창업주 고(故) 이양구 회장의 딸들로 현 회장과 담 회장은 동서지간이다. 이들 두 그룹 오너 일가는 이번 추석 연휴 때 서울 성북구 성북동에 이웃해 사는 모친 이관희 서남재단 이사장 자택 등에서 만났지만 합의를 보지 못했다.

담 회장 부부가 15∼20% 정도에 이르는 오리온 지분을 담보로 내놨다가 오리온 경영권이 위협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지원에 난색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그룹 측은 앞서 동양시멘트 등 계열사가 발행한 기업어음(CP) 1조1000억원 상환을 위해 오리온 대주주인 담 회장(12.91%)과 이화경 부회장(14.49%)이 보유한 오리온 지분 15∼20%를 담보로 5000억∼1조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할 계획을 마련해놓고 지원을 요청 한 바 있다. 또 동양매직과 동양시멘트·동양증권 지분 등 보유 자산이 팔리는 대로 갚아 담 회장 부부의 오리온 지분을 안정적으로 지켜주겠다는 뜻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그룹 측은 일단 오리온의 지원 불가 발표에 후속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오리원의 지원 없이도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이다. 동양그룹의 관계자는 "오리온이 갑자기 지원 계획이 없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발표해 난감하다"며 "일단 다른 방안을 추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만큼 내부적으로 다른 유동성 확보 방안을 마련해놨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권은 동양그룹이 지금까지 유동성을 CP나 회사채, 단기 콜자금 등으로 충당해온데다 신용등급 하락 등으로 추가 자금 조달 묘책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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