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회 양극화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2013 한국의 소비생활지표'에 따르면, 자신을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전체의 62.5%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자신을 빈곤층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은 34.8%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자신을 상류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2.8%로 2007년 이후 0.9%포인트 상승했다.
절약형 소비패턴을 보이고 있는 상류층의 경우 고급 중고차 중에서도 감가가 큰 수입차를 선호한다. 실제로 올 상반기 중고차사이트 카즈 남다른 고객센터의 문의집계 결과를 보면, 중고 수입차에 대한 문의가 작년 동기 대비 51% 이상 껑충 뛰었다.
중고 수입차 중 가장 인기가 많은 모델은 BMW 520d로, 2011년식이 4240만~4870만원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역시 인기가 많은 벤츠 E300의 경우 2011년식 모델이 4240만~4780만원 정도로 웬만한 국산신차 뺨치는 가격이다. 그럼에도 상류층이 수입차를 선호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서민의 경우에는 신차 구입이 부담스러워 중고차를 구매하는 양상이다.
신차가격이 점점 높아지면서 할부구매로도 가격부담이 커지자, 중고차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경차의 인기가 높은데, 경기불황 속에 취등록세 면제, 유류세 환급, 고속도로 통행료 및 공영주차장 이용료 반값 등 각종 세금혜택이 많은 것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경차의 시세를 살펴보면, 인기가 가장 많은 올뉴모닝의 경우 2013년식이 780만~1000만원대, 레이 2013년식이 1100만~1300만원대 정도다. 닛산 큐브 2011년식은 1550만~1930만원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5년 이상 된 경차의 경우 신차대비 50% 정도의 감가가 이뤄지기 때문에 이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구매가 가능해, 할부구매로도 신차 사기가 버거운 서민들의 차 값 부담을 한층 덜어주고 있다.
이처럼 고급 중고차를 찾는 상류층에게나, 저렴한 차를 찾는 서민들에게나, 중고차는 매력적인 '차테크' 수단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이런 중고차의 메리트는 '현금결제' 시 극대화 되기 때문에, '중고차는 돈 없는 사람들이 타는 차'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무작정 중고차 시장에 뛰어들었다간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자동차는 할부로 구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중고차는 할부구매 시 신차에 비해 금리가 매우 높아,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업계에서는 중고차는 원래 '현금부자'가 타는 차라는 소리도 한다. 그만큼 할부구매의 부담이 크단 뜻이다. 따라서 중고차는 예산에 맞게 계획적으로 구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카즈 최경욱 팀장은 "자동차는 유지비가 중요한데, 중고차는 새차에 비해 보험료나 세금이 20~80% 정도 저렴하고, 연식별 중고차 감가율에 따라 과세표준액도 달라지기 때문에 더 경제적이라 차테크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문의가 많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중고차는 할부구매 시 높은 이자가 발생하기 때문에, 자신의 경제상황에 따라 저렴한 중고차를 현금으로 구입하는 게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장종호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