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 소재 제일 좋은 병원도 치료를 포기하고, 독일과 일본, 이스라엘 등 의료 선진국으로 평가 받는 나라들도 진료를 꺼려한 뇌병변 합병증을 앓고 있는 10개월 환아가 한국에서 수술과 치료를 받고 회복했다.
그 중 많은 희망을 가졌던 곳은 비용대비 높은 의료수준 가지고 있는 이스라엘이었다. 하지만 다리아나의 상태가 매우 심각해'치료가 힘들다'란 답변을 들었다.
그 후 독일 일본 등 여러 의료 선진국들을 알아봤지만, 한결 같이'거부'라는 대답을 들었다. 실낱같은 희망이 점점 사라질 즈음, 한 한국의 에이전시를 통해 서울성모병원이 다리아나의 검사를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다.
이 교수는 MRI, 뇌파검사, 위장조영검사, 초음파 검사 등을 통해 섭식장애, 식도기능장애, 위식도역류증, 흡인성폐렴, 발달장애, 전신마비성근육구축, 우내경정맥 폐쇄, 심한 구개열 등을 확진할 수 있었다.
이 교수는 다리아나 상태에 대해"뇌병변의 경우 인구 1천명당 2~3명 꼴로 발생하지만 다리아나처럼 생후 11개월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의 신장, 체중, 두위(머리크기)성장장애와 비정상적으로 제한된 관절근육 및 호흡곤란 등 여러질환이 동반된 경우는 극히 드물다며 영양상태가 회복되면 합병증에 대한 수술까지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후 다리아나는 보름간 정맥을 통한 영양공급에 들어갔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다행히 체중이 0.5㎏(입국시 3.3㎏) 증가해, 수술을 견딜 수 있는 상태까지 회복했다.
이 소식을 들은 러시아 사할린 정부에서는 다리아나의 수술비용 전액을 지원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6월 19일 소아외과 이명덕 교수가 집도하는 수술이 결정됐다.
이명덕 교수는"심한 영양결핍증으로 신체조직이 너무 약해 쉽게 찢어져 세심하게 수술 했고, 관절운동이 제한적이어서 수술 시 체위와 마취 후 기도 관리 문제 등 여러가지 애로사항이 많았지만, 모든 협진팀이 한마음을 모아 환아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이후 약 보름간 다리아나의 추가적인 영양공급과 수술에 대한 예후를 지켜보기 위해 소아중환자실에 입원해 관찰했으며, 한편의 드라마와 같은 다리아나의 치료가 끝났다.
다리아나는 13일 오전 러시아로 귀국할 예정이며, 병원에서 만들어준 위장관 튜브를 통해 적절한 영양공급을 지속하고 뇌병변으로 인한 제한적인 근육 운동의 재활적 치료를 계속해 나갈 예정이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에서 수술 후 회복하고 있는 다리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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