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경영연구소, "하반기에는 눈높이를 낮추고 위험관리에 충실해야"

송진현 기자

기사입력 2013-07-11 11:37


하나금융그룹(회장 김정태 www.hanafn.com) 소속 하나금융경영연구소(소장 배현기 www.hanaif.re.kr)는 11일 '2013년 하반기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 하반기 국내 경제, 금융, 산업 환경을 전망하고, 저성장의 장기화 위험과 금융시장의 변동성 충격에 초점을 맞추었다.

특히 동 연구소는 하반기 중 우리 경제가 일시적으로 전기 대비 1%대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겠지만, 내년 이후에는 0%대의 저성장에 익숙해 질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리고 아베노믹스와 맞물린 엔저 심화, 미 연준의 출구전략에 따른 자금유출입 및 금융시장의 변동성 심화가 하반기 금융 및 주요 산업의 수익성과 건전성을 훼손할 가능성에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다.

■ 하반기 국내 경제, 정책효과와 수출 증대에 힘입은 '반짝' 회복

올 상반기 세계경제는 미국의 재정절벽 위험과 키프러스 사태, 아베노믹스 충격과 미 연준의 출구전략 모색, 나아가 중국의 경착륙 위험 등 험난한 가시밭길을 헤쳐 왔다. 그러나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미국의 재정절벽 억제, 유로존의 통합붕괴 위험 완화 등 글로벌 차원의 테일 리스크(tail risk: 꼬리위험)가 상당부분 축소됨에 따라 올 하반기에는 세계경제가 미국 경제의 자생력 회복, 일본 경제의 부활, 유로존의 긴축 완화에 힘입어 완만한 회복세를 시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 봤다.

한편, 2012년 중 수출 감소와 내수 부진으로 금융위기 이후 가장 저조한 성장률(연간 2.0%)을 기록했던 우리 경제는 올 상반기에도 뚜렷한 회복세를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동 연구소는 하반기 중 주요국의 경기회복 가시화, 중국 등 신흥국의 내수확대 정책에 힘입어 국내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고, 추경 편성 및 금리 인하 등 정부 부양책의 영향으로 경기회복이 탄력을 받아 경제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3.6%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전기대비로는 지난 2/4분기까지 8분기 연속 0%대 성장률에 그쳤으나, 하반기에는 평균 1%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출구전략 모색 등 사상 유례 없는 정책 도전에 직면하여 대외 여건의 취약성이 여전히 큰 데다 구조적인 내수 부진 등의 영향으로 인해 내년 이후에는 우리 경제의 성장세가 다시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런 맥락에서 동 연구소의 김영준 연구위원은 "앞으로 신문에 '국내경제 00분기 연속 0%대 성장'이라는 기사가 나오더라도 놀라운 일이 아닐 것"이라고 예상했다.

■ 하반기 금융시장, '유동성 파티'의 마감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최근 아베노믹스의 대내외 정책효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는 가운데, 미 연준의 출구전략 우려가 맞물리면서 글로벌 자금흐름 및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심화되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미국의 완만한 경기회복 속도를 감안할 때 출구전략을 본격 시행하기까지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고 보면서도 글로벌 통화정책의 변곡점을 맞아 하반기 국내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동 연구소의 김완중 연구위원은 "유동성 파티의 마감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며 "망각의 늪에 빠져 머니게임에 치중했던 시장에 경종을 울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우리나라의 경우 금융위기 이후 외자유입이 적고 거시건전성이 상당히 개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대외개방도와 환금성으로 인해 국제 포트폴리오 재조정 과정에서 자본유출입 및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심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하반기 금융산업, 변동성 충격과 저성장 위험의 이중고와 '씨름'

이런 가운데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하반기 미 연준의 출구전략 모색에 따른 글로벌 자금흐름의 재편과 변동성 심화로 인해 국내 금융권에도 상당한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국내 저성장의 장기화에 따른 신용위험 증대와 자산건전성 악화, 나아가 자금수요 감소 및 운용수익 둔화 등에 대해서도 주의를 촉구했다.

따라서 동 연구소의 김대익 연구위원은 "향후 출구전략의 시행에 따른 시장 변동성 위험의 부상과 저성장의 장기화에 따른 신용위험의 증대에 대응하여 위험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이자수익의 감소 등 금융권 영업환경의 악화에 대응하여 자금운용처의 적극적인 개발과 사업 다변화를 추진할 필요가 크다"고 권고했다.

■ 하반기 주요 산업, 엔저 충격과 대기업 부실위험 증대에 유의해야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주요 산업의 하반기 경영환경과 관련하여 미국?일본의 경기회복 조짐에 주목하는 한편, 중국?EU의 경기부진에도 불구하고 중국 내륙개발 및 한-EU FTA의 수혜효과에 관심을 환기했다. 그러나 동 연구소의 이주완 산업경제팀장은 "더 큰 문제는 엔화 약세"라며 "엔저가 장기화 되면 현재 철강금속, 기계업종에 국한된 수출부진 및 실적악화가 광범위하게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동 연구소는 최근 대한해운, 웅진그룹, STX 그룹 등 대기업 부실위험의 현실화와 관련하여 건설, 부동산, 조선, 해운업 외에도 비금속광물, 철강, 금속가공, 화학, 기계, 전자 업종 등에서도 위험이 포착된다고 지적했다. 이런 맥락에서 동 연구소의 정귀수 연구위원은 "기업부실 평가에 있어 재무현황 외에도 글로벌 경쟁력, 도덕적 해이 등 잠재 위험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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