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니를 갈고 영구치가 나오는 시기는 보통 만 5~6세 정도다. 이때부터 순서대로 치아가 빠지고 나오는 과정이 이루어진다. 개인차가 있지만 대략 만 12~13세가 되면 28개의 영구치(사랑니 제외)가 모두 나오는 것이 정상이다.
▲치아 부족 어린이 '13명 중 1명'
영구치 결손은 치아 개수가 선천적으로 부족해 평생 치아건강과 미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미리 점검과 예방이 중요한 문제이다. 지오치과에서 치과를 방문한 8~11세 교정환자 중 혼합치열기 어린이 323명을 조사한 결과 24명(7.4%)가 선천적으로 1개 이상 치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12명은 2개 이상 선천적 치아 결손을 보였고, 드물게 5개 이상 없는 어린이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7~10세 어린이의 약 10%가 선천적 치아결손이라는 보고도 있다. 이같은 치아 결손이 나타나는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최근 급격하게 나타난 얼굴형 변화 등 진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과거보다 아이들의 얼굴형이 갸름해지고 턱이 좁아지면서 28개의 치아가 모두 나올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 외에 유아기 시절 먹는 음식 등 환경적인 요인도 함께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용, 심리적 문제까지 유발
선천적 치아 부족 문제는 아래 두 번째 앞니와 작은 어금니에서 흔하게 발견된다. 이번 지오치과 조사 결과에도 치아 결손이 나타난 24명의 어린이 중 16명이 아래 두 번째 앞니와 작은 어금니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치아의 기능과 미용에 모두 영향을 미치는 부위에 해당되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선천적인 치아 결손으로 나타나는 가장 흔한 문제는 부정교합이다. 치아가 없는 빈 공간으로 주변 치아들이 쓰러지는 현상이 나타나 전체적인 치아 배열관계가 흐트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부정교합은 충치, 치아 상실로 이어지기 쉽다. 결손된 치아 부위로 인접 치아가 기울어지면서 틈이 발생해 음식물이 끼고 치태가 남아 충치, 치주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치아 결손 부위를 그대로 방치하면 위 아래 치아 맞물림이 잘 되지 않아 저작능력도 떨어진다. 이로 인해 씹기 힘든 음식은 피하게 되는 등 편식으로 이어져 아이들의 성장 방해요인이 될 수 있다. 또한 외모에 민감한 청소년기에는 치아 결손이 콤플렉스로 작용,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 있다. 당장 치아가 빠진 자리가 미관상 보기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치아 부족부위 치조골 부족으로 턱 성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젖니를 빼지 않고 오래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선천적 영구치 결손인 경우 젖니가 12~13세까지 빠지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젖니는 영구치가 올라오면서 젖니를 밀어내어 흔들리고 빠지게 되는데, 올라오는 영구치가 없으면 젖니는 그대로 남아 사용이 가능한 셈이다.
그러나 젖니는 영구치에 비해 뿌리가 얕고 약해 충치가 잘 생기고 진행도 빨라 오래 사용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미리 점검 후 젖니를 오래 쓸 수 있는 관리가 필요하다. 성장기에는 치아가 빠져도 인공치아를 대체할 수 없기 때문에 젖니를 빼지 않고 불소도포, 실란트 등을 통해 충치를 예방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젖니 흔들리는 만 5-6세 치아 결손 확인 필수
문제는 치아 결손인지 확인이 되지 않는 경우다. 치아 결손 여부를 모르는 상태에서 젖니를 뽑거나, 이미 충치로 인해 치아가 빠지면 이를 대체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젖니를 가는 시기에 결손치가 있는지 여부를 미리 확인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검진 시기는 젖니가 처음 흔들리는 만 5-6세가 적당하며, 파노라마 X-레이를 통해 치아 전체의 발육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검진 시기도 중요하다. 충치로 인해 만 5-6세 이전에 전체 검진이 이루어졌더라도 너무 어린 나이에는 영구치 결손인지, 아직 영구치의 싹이 나오지 않은 것이지 구분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므로 처음 젖니를 가는 시기인 만 5~6세쯤 선천적 치아 결손 여부 확인이 필요하다.
지오치과 김포점 김주형 대표원장(교정과)은 "젖니를 가는 시기에 치아 결손 확인은 매우 중요한 과정이지만 이를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무엇보다 젖니 중 가장 일찍 흔들리는 아래 앞니가 흔들리면 반드시 치과를 찾아 영구치가 잘 발육하고 있는지, 결손 부위가 없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또 "영구치의 늦은 발육이나 결손이 발견되는 경우 부정교합 예방과 충치 관리를 위한 예방치료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