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순천만정원박람회장'으로 떠나는 '에코여행'

김형우 기자

기사입력 2013-05-28 17:45


순천만은 세계 5대 연안 습지 중 하나다. 드넓은 갯벌에 갈대 군락과 수많은 생명들이 살아가는 거대한 자연 정원이다. 그곳에서 대한민국 최초로 펼쳐지는 정원박람회,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초여름 여행지로 인기다. 특히 박람회장은 요즘 우리가 갈구하는 삶의 키워드들을 곧잘 담아내고 있다. 꽃과 나무가 어우러진 소통과 친화의 공간이며, 거칠어진 마음을 부드럽게 위무해주는 자

연치유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개장 한달 여를 맞고 있는 박람회장은 연일 최고 관람객 입장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신록이 강건함을 더해가는 초여름, 싱그러운 수풀과 알록달록 꽃밭

이 잘 가꿔진 정원을 거닐며 자연과 인간의 조화, 생태 힐링을 체험해보는 것도 좋은 여행테마가 된다.
순천=글·사진 김형우 여행전문 기자 hwkim@sportschosun.com


◇순천국제정원박람회장은 내방객이 힐링의 지혜를 배우고 행복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정원박람회를 통해 인간과 자연이 어떻게 조화를 이뤄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가를 직접 체험하고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은 순천시의 모습을 형상화한 호수공원.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이곳만은 둘러보자'

한국정원-세계 정원

정원박람회장의 핵심 구경거리는 역시 세계 각국의 정원이다. 박람회장 서문으로 들어가면 한국정원이 나선다. 궁궐의 정원, 군주의 정원, 서민의 정원들을 마련해두었다. 궁궐의 정원 돌다리를 건너면 창덕궁 부용지가 모습을 드러낸다. 정원에는 임금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며 만든 불로문, 어수문, 만월문 등을 세워두었다. 군주의 정원은 조선시대 선비들이 자연 속에서 안빈낙도했던 모습을 엿볼 수가 있다. 세심정 등이 모델이다. 소망의 정원은 서민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공간이다. 장독대에 정화수를 떠놓고 기원하는 어머니의 지극정성이 느껴지는 공간이다.


◇영국정원에는 요즘 하얀 장미와 보랏빛 라벤더가 피어올라 운치를 더한다.
주 박람회장에는 프랑스, 영국, 세이셸 등 여러 국가의 정원이 있다. 프랑스 정원은 베르사유 궁전 정원의 축소판을 옮겨다 놓았다. 영국정원에는 요즘 하얀 장미와 보랏빛 라벤더가 아름답다. 네덜란드 정원은 튤립과 풍차가 이국적 풍광을 더한다. 또 르네상스 시대 메디치가의 빌라정원을 재현한 이탈리아 정원도 운치 있다. 중국 저장 성 닝보 시가 조성한 중국 정원은 중국판 로미오와 줄리엣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세이셸 '코코드메르'나무와 암수 씨앗.

그중 아프리카 세이셸공화국의 정원에는 세계적 희귀종 암수 코코드메르나무와 씨앗 등을 전시해 인기를 끌고 있다.

순천을 형상화한 호수공원


호수공원
요즘 일찍 찾아든 여름 더위가 기승이다. 때문에 박람회장에서도 시원스런 호수가 펼쳐진 호수공원이 단연 인기다. 주박람회장에 조성된 순천호수공원은 순천만이 지구의 정원으로 성장할 꿈을 상징하고 있다. 세계적 정원 디자이너인 영국의 찰스 쟁스가 순천에 머무르며 디자인했다. 6개의 언덕과 호수, 데크로 꾸며진 호수공원은 순천 지형을 축소해 표현하고 있다. 공원 중앙 봉화언덕(16m)은 순천시내에 있는 봉화산(356m)을, 호수공원을 가로지르는 데크는 순천 시내를 관통하는 물줄기 동천을 나타내고 있다. 호수공원 6개 언덕에 올라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녹지를 둘러보는 것도 묘미다.

전 세계 어린이의 소망을 담은 '꿈의 다리'


꿈의 다리
정원박람회장의 대표적 설치미술 작품이다. 주박람회장과 국제습지센터를 연결하는 곳에 '꿈의 다리'가 놓여 있다. 다리 위에 컨테이너 30개를 설치해 만든 꿈의 다리는 길이 175m, 폭 7.29m의 큼지막한 규모다. 2010년 상하이 엑스포 때 한국관을 디자인한 작가 강익중씨가 디자인한 것으로, 외부에는 재미나고 다양한 한글이 적혀 있다.

다리 내부에는 작은 그림타일 14만 개가 부착돼 있다. 가로 세로 7.62cm 나무타일에는 예쁜 그림들이 새겨져 있다. 세계 각국 어린이 14만 명이 '꿈'이라는 주제로 그려 보내준 것이다.

갯지렁이 다니는 길


갯지렁이 다니는 길의 '미술관'
동천 공연장 옆에 자리한 '갯지렁이 다니는 길'은 마치 갯지렁이가 밀고 간 것처럼 푹 꺼진 공간에 만들어진 정원이다. 갯벌에 들어온 오염물질을 정화하는 갯지렁이의 이미지를 한껏 살렸다. 정원이 진정한 쉼터이자 휴식공간이라는 점을 표현해 갯지렁이 형태 갤러리, 도서관, 쥐구멍카페, 개미굴 휴게공간 등을 두고 있다.

자연생태관 국제습지센터

정원박람회에 대한 다양한 재미를 느끼며 순천만이 생물을 위한 공존의 공간이라는 것을 체험할 수 있는 곳으로, 순천만의 생태적 중요성을 알리고 정보를 제공하는 종합전시관이다. 영상관, 생태체험관, 콘퍼런스홀 등을 갖추고 있다. 로비에 순천만의 상징인 흑두루미 조형물을 조성해두었다. 주제영상관에서는 순천만 이야기를 3D 화면으로 감상할 수 있다.

문화예술행사도 풍성

박람회 기간 순천시내 일원에서는 136개 프로그램의 다양한 문화예술 공연이 펼쳐진다. 거리 공연과 격조 높은 실내공연, 정원박람회 취지에 맞는 전시회 등 다양하다.

생태 놀이터, 배움터를 테마로 한 체험행사도 실시한다. 원예전문가가 실시하는 가드너 기초 교육 '나도 전문 가드너(Gardner)'를 비롯해, 체험도 하고 기부도 하는 'ECO 공작소', '2014 우리 가족 정원달력', '수水난장' 등이 이어진다. 동천갯벌공연장에서는 뮤지컬 '천년의 정원'이 펼쳐진다.

그 밖의 순천 볼거리


선암사 승선교<사진=순천시청 제공>
순천만 용산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해질녘의 풍광이 압권이다. 특히 초여름 묵은 갈대와 새로 자란 갈대가 어우러진 모습도 이색적이다. 순천만 갈대밭이 있는 순천만자연생태공원까지는 셔틀버스가 운행된다. 이밖에도 천년고찰 선암사와 송광사, 주민들이 살고 있는 낙안읍성,
보성차밭
인근 보성의 싱그러운 차밭 등도 연계관광지로 좋다.

◆순천 토박이 추천 4대 미식거리

한정식


백우의 한정식
순천은 남도 미식기행의 중심지격이다. 특히 푸짐하고 맛깔스런 한정식이 유명하다. 토박이들은 시내 조례동 소재 '백우'를 선뜻 추천한다. 갑오징어 무침, 소머리편육, 육회, 홍어삼합, 홍어찜, 관자 볶음, 감자조림, 광어, 문어, 멍게, 개불, 홍어삼합 등 다양한 요리가 한상 가득 차려진다. 이 집의 또 다른 별미는 홍어애탕, 흔히들 남도식 홍어애탕은 된장시래기국처럼 끓여내는데 반해, 이 집은 매운탕 국물처럼 시원칼칼하게 끓인다. 식사로 따라 나오는 부새구이와 녹차물밥은 여름철 입맛 살리는데 그만이다. 이렇게 푸짐한 밥상을 2만 5000원에 맛볼 수 있다. (061)722-6037

짱뚱어탕


짱뚱어 전골
순천의 빼놓을 수 없는 별미거리다. 순천만 인근 대대동에 자리한 22년 전통의 '강변장어'가 토박이들 사이 맛집으로 통한다. 이즈음 짱뚱어 시즌이 막 시작됐다.


갓잡은 짱뚱어
이 집은 짱뚱어를 뻘좋은 순천만에서 잡아다 쓴다. 특히 된장, 간장, 고추장 등을 직접 담가 음식을 조리하는 집이라 깊은 맛이 있다. 짱뚱어탕 4만원, 짱뚱어전골 5만원. (061)742-4233

전복요리


전복 버터구이
조례동 '전복마을'은 다양한 전복요리를 맛볼 수 있는 집이다. 전복을 샤브샤브, 회, 구이, 죽, 물회, 겨자냉채, 삼계탕 등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 여름에는 전복삼계탕(1만 9000원)이 인기. 전복회-구이-고추장볶음-죽이 나오는 코스요리(1인 5만원), 샤브샤브와 죽(4인 18만 5000원) 등도 이 집의 대표 메뉴다. (061)725-8687

볼 카스텔라


화월당의 '볼카스텔라'를 조병연씨가 선보이고 있다
순천에도 '천안 호두과자' 못지않은 명물이 있다. 순천시 남내동 소재 85년 전통의 제과점 '화월당'의 '볼 카스텔라' 가 그것이다. 볼 카스텔라는 1928년부터 85년간 대를 이어 만들어 온 명품으로, 공처럼 둥근데, 크기가 얼추 테니스공만하다. 부드러운 연노란 카스텔라 속에 달달한 팥소가 듬뿍 들어있다. 일반 팥빵과 달리 먼저 얇게 카스텔라 빵을 구워낸 뒤 거기에 팥소를 놓고 공처럼 둥글게 말아낸다. 화월당의 옛날식 찹쌀떡도 인기다. 식감이 아주 부드러운 찹쌀떡은 팥소도 그다지 달지 않아 먹기가 좋다.

화월당은 현재의 자리에 1920년 일본인이 문을 열었다. 15세 때인 1928년부터 점원으로 일하며 기술을 배운 조천석(2009년 작고)씨가 1945년 광복 때 일본인 주인으로부터 인수해 운영했다. 지금은 아들 조병연(67)씨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레시피에 따라 볼 카스텔라, 찹쌀떡 등을 만들고 있다. 볼 카스텔라(12개) 1만 8000원. 찹살떡(21개) 2만원. 전국 택배도 가능하다. (061)752-2016

◆여행메모

가는 길

◇열차=서울 용산역에서 순천역까지 KTX(하루 9회 운행, 05:20~21:05)로 3시간 10분 소요된다. 순천역에서 200번 시내버스 이용.

◇버스= 서울-순천, 하루 25회(06:10~24:00) 운행, 약 3시간 45분소요. ※정원박람회 기간 순천역, 버스터미널과 정원박람회장을 왕복하는 전용버스를 운행한다.

◇자동차=완주∼순천간 고속도로~순천시~순천만정원박람회장

정원박람회 관람 정보

오전 9시~오후 7시 문을 연다. 여름철에는 오후 9시까지 연장된다. 입장료는 어른 1만 6000원, 청소년 1 만2000원, 어린이 8000원.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홈페이지(www.2013expo.or.kr) 참조.

여행상품

◇여수한려관광여행사에서는 KTX를 이용, 순천정원박람회와 거문도-백도를 둘러 분수 있는 1박2일(25만 9000원 부터), 2박3일(29만 4000원 부터) 여행상품을 운영한다. 또 KTX를 타고 남도 맛기행-순천정원박람회장을 둘러보는 여행상품(24만 4000원 부터)도 운영 중이다. 1588-7868

◇우리테마투어는 박람회 기간 매주 목, 금, 토요일 서울에서 버스로 출발, 거제도 해금강-외도와 통영의 미륵산케이블카, 이튿날 순천 국제정원박람회장 등을 다녀오는 1박2일 여행상품을 판매한다. 15만4000원. (02)733-0882

숙박

◇다양한 수준의 숙박업소를 갖추고 있다. 최근에는 한옥 유스호스텔 에코촌(순천시 환경보호과 문의: 061-749-4471)도 개장해 인기다. 어른 86명, 학생은 150명 숙박이 가능하다. 인근 보성의 제암산 휴양림도 인기 숙박지다.

◇명품 숙소로는 여수의 대명 엠블 호텔(www.mvlhotel.com/yeosu)이 있다. 지난해 3월 개관했으며, 311개의 객실과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정원박람회장까지는 승용차로 20분이 걸린다.(061)660-5800

◆인터뷰=조충훈 순천시장


조충훈 순천 시장
-순천정원박람회 한마디로 어떤 축제 입니까?

정원박람회는 순천만을 찾는 탐방객들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삶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보여주고자 하는 공간이벤트 입니다. 순천만은 온전하게 보전된 세계5대 연안습지입니다. 또 국가명승지(41호)에 천연기념물인 흑두루미 등 철새 230종이 살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하늘이 내린 보물'이죠. 이런 순천만을 보호하고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해 준비한 것이 바로 정원박람회입니다. 때문에 주제도 '지구의 정원, 순천만'으로 정했습니다.

-정원박람회 유치 배경은 무엇입니까?

우선 순천만을 항구적으로 보전하기 위한 방편으로 시작됐습니다. 순천만은 지난 2003년 개방 당시 10만 명이었던 내방객이 이제는 연간 300만 명을 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주말이면 3000~4000대의 차가 밀려들어 자칫 순천만의 생태적 가치를 망가뜨릴 위기에 놓여 있었습니다. 이에 도심과 순천만 사이에 완충 역할을 할 에코벨트를 만들고자 정원박람회를 유치하게 됐습니다.

-개막한달, 초반 박람회가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지난 4월 20일 개장해 26일 만에 100만 명이 넘어서는 등 예상보다 많은 관람객이 찾고 있어 큰 감사를 드립니다. 또 순천 시민들의 참여와 노심초사 열성을 다하고 있는 자원봉사자, 공무원들의 노고에도 감사를 드립니다. 하지만 예상 밖 성과에 마냥 기뻐하고 있을 때만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작은 불편 사항에도 귀 기울이고 개선하여 만족할 수 있는 박람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나갈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순천정원박람회를 미래지향적인 관광산업축제라는 평가도 하고 있는데요.

정원박람회는 단순한 축제나 1회성 행사가 아닙니다. 푸른 정원에 꽃과 나무를 심어 사계절 변화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그 가치가 커지는 미래형 박람회가 되는 것입니다. 정원박람회 이후 남겨진 정원과 시설들을 그대로 살려 치유, 소통, 휴식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입니디. 전국 초-중-고등학생들의 생태 체험장으로 순천만과 낙안읍성 선암사 등을 연계한 수학여행 메카로도 육성할 계획입니다. 또 정원박람회장을 자연 컨벤션명소로도 활용할 계획입니다.

-순천정원박람회 개최 효과는 어느 정돕니까?

이번 정원박람회를 통해 1조3000억 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6700억 원의 부가가치 효과, 1만1000여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정원박람회를 통해 대한민국 생태수도 순천이라는 도시 브랜드 이미지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순천정원박람회를 통해 내방객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입니까?

정원박람회는 세계적 트렌드이자 21세기 시대정신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인간과 자연이 어떻게 조화를 이뤄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가를 정원박람회를 통해 직접 체험하고 확인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정원박람회를 통해 모든 사람들이 힐링의 지혜를 배우고 행복한 체험을 하시기 바랍니다.

-순천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어느 정돕니까?

올해 우리 시를 찾은 외국인은 현재 2만 명 정도 됩니다. 이중 올 4월부터 무안공항을 통해 찾은 중국인 관광객이 약 1만 2000명에 이릅니다. 오는 10월까지 3만 명 이상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여수항을 통한 크루즈 관광객도 9월까지 1만 명 이상이 방문할 것으로 보입니다.

-향후 순천 관광 어떻게 이끌 계획입니까?

우리시의 자랑인 순천만과 정원박람회장, 낙안읍성, 송광사, 선암사 시내도심 등 다양한 문화자원, 드라마촬영장 등 관광시설, 갈대축제와 남도음식문화큰잔치 등을 연계해 고부가가치 융-복합 관광산업을 활성화하고 우리 시를 전국 최고의 수학여행지 및 생태-문화 관광지로 육성할 계획입니다.

-여행 좋아하십니까? 올여름 순천의 가족 여행지를 추천해주시죠.

뭐니 뭐니 해도 올 여름 순천은 정원박람회장이 최고의 볼거리라고 생각합니다. 정원박람회장에서 23개국 83개의 다양한 정원을 감상하고 동천에서 열리는 하늘빛 축제를 즐긴다면 최고의 여행이 될 것입니다. 또 순천은 도농복합도시로 농촌 한옥 펜션 등에 머무르면서 농산어촌 체험을 한다면 멋진 추억을 맛보는 여름 여행지가 될 것입니다.
김형우 여행전문 기자 hwkim@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