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기업들이 국내 대형 건설사가 발주한 국외 시설공사 입찰에서 담합한 사실이 적발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한국폴과 달만은 2010년 8월 각각의 판매대리인인 아이펙ENG, 클레멘스 낙흐만을 통해 국내 건설업체가 아랍권 정유시설공사를 위해 발주한 2건의 여과시스템 공사에서 각각 1건씩을 낙찰받기로 사전에 합의했다.
사전모의에 따라 액체 여과에 쓰이는 BW(Back-Wash) 방식의 여과시스템은 한국폴이, 가스 여과에 쓰이는 BB(Blow-Back) 방식의 여과시스템은 달만이 맡기로 하고 투찰금액을 높여 제출하는 방식으로 경쟁사가 낙찰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달만도 판매대리인인 클레멘스 낙흐만을 통해 폴 측에 입찰담합에 협조한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결국 BW 여과시스템 입찰에서 한국폴은 710만달러, 달만은 745만6000달러를 투찰해 당초 합의대로 한국폴이 낙찰받았다. 다만, BB여과시스템 입찰은 중간에 합의가 파기돼 계획대로 실행되지 않았다.
이에따라 공정위는 이들 4개 업체 모두에 재발금지를 주문하는 시정명령과 함께 한국폴 6억8300만원, 달만 4억5400만원 등 과징금 총 11억5700만원을 부과키로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국내 건설업체가 발주한 해외 시설공사에서 외국사업자들이 은밀하게 진행한 입찰담합을 적발·제재한 첫 사례로, 해외에 진출한 국내 건설업체들의 담합 피해를 방지하고, 외국사업자들간의 경쟁도 촉진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 장종호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