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록이 푸름을 더해가는 즈음, 봄꽃이 진 자리에는 싱싱한 초록이 생기를 더한다. 따라서 이무렵 자연을 찾아 떠나는 여정 속에는 덩달아 활기가 넘쳐난다. 특히 울울창창 천년 숲이 잘 가꿔진 아름다운 사찰 길은 고즈넉한 분위기속에 청신한 기운을 맛볼 수 있어 힐링기행 테마로는 그만이다. '내륙의 바다'라는 별칭과 함께 최고의 풍치를 자랑하는 청풍호 인근 정방사(충북 제천) 가는 길은 삼림욕 트레킹 속에서 만나는 산사의 고적감이 압권이다. 온천의 고장 충남 아산에도 명품 사찰길이 있다. 송악면 소재 고찰 봉곡사 진입로에는 아름드리 솔숲길이 펼쳐져 있다. 솔향 폴폴 풍기는 그 길을 따라 유유자적 산책하는 묘미가 같하다.
제천-아산=글·사진 김형우 여행전문 기자 hwkim@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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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젓한 산사기행지로는 충북 제천의 정방사를 빼놓을 수가 없다. 벼랑 끝에 매달린 작은 절집마당에서 바라보는 청풍호와 월악의 능선이 압권인데다, 찾아가는 숲길 또한 청량감이 물씬 배어난다. 삼림욕 트레킹 속에 만나는 산사(山寺)의 고적감은 이즈음 청풍호가 주는 싱그러움과 더해 흡족한 여정을 담보해준다.
클럽 ES를 뒤로하고 2.6km 남짓 숲길을 오르면 마당이 한 뼘만 한 검박한 정방사가 나선다. 월악산 국립공원의 북쪽 능선인 금수산(1016m) 자락에 자리한 정방사는 신라문무왕 2년(662년) 창건된 사찰로 속리산 법주사의 말사다. 절 마당은 월악산과 청풍호 등 주변 풍광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는 포인트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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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완만하다. 때문에 온 가족이 도란도란 걷기에 꼭 알맞다. 숲길로 접어드는 능강교 인근에서 정방사까지는 2.6km로 1시간 남짓 걸린다. 왕복 5.2km에 절집 구경까지 3~4시간, 반나절이면 족하다. 숲길 초입에는 능강계곡의 청정수가 흐른다. 금수산과 단백봉 사이의 계곡으로, 조선시대 이래 명승지로 통하던 능강구곡이다. 아홉 개의 소와 폭포를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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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 입구에 이르면 가파른 돌계단이 나서고 입구부터가 바위 사잇길이다. 이런 벼랑에 무슨 절집이 있을까 싶지만 거대한 병풍석 아래 자그마한 가람이 옴팡지게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천년고찰이라는 명성을 기대했다가는 다소 실망할 수도 있다. 여염집만 한 원통보전과 요사채가 절집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주변 경관만큼은 빼어나다. 절 마당은 월악산과 청풍호 등 주변 풍광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는 포인트다. 풍경 소리 속에 월악과 소백의 능선이 연꽃잎처럼 펼쳐지고, 그 가운데 푸른 청풍호가 담겨있다.
'내륙의 바다'로 떠나는 낭만의 호반 드라이브
이즈음은 만춘의 청풍호(淸風湖)가 이름값을 제대로 하는 시기이다. 물길, 숲, 하늘이 색상의 농담을 달리할 뿐 푸르름 일색이다. 자연의 빛깔이 빚어낸 마법일까. 앞이 툭 트인 호반 언덕 나무 그늘 아래서 미풍에 실린 담수의 향을 맡노라면 어느새 마음도 잔잔한 호수처럼 평상심을 찾게 된다.
청풍호는 1985년 충주댐 건설로 생겨난 호수이다. 호안의 길이는 97.2km. 충북 단양, 제천, 충주 등 3개 지역의 일부 마을이 수몰됐고, 이중 제천 지역의 호안이 42km로 절반에 가깝다.
여행의 시작은 중앙고속도로 남제천 IC를 빠져 나와 82번 지방도에 오르며 시작된다. 벚나무 가로수 길이 이어지는 2차선 도로를 따라 금성 쪽으로 10여 분 내닫다보면 맨 먼저 만나는 게 언덕배기의 기암괴석 군락, '금월봉'이다. '청풍호의 만물상'이라고도 불리는 금월봉은 본래 땅속에 묻혔던 것을 우연히 발굴해 관광 명소가 됐다. 수석처럼 솟아오른 바위들이 마치 금강산의 만물상을 축소해 놓은 듯 신비롭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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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단지 아래 청풍나루에서 유람선에 오르면 청풍호(충주호) 130리(52km) 물길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충주 방면과 단양의 장회나루까지 뱃길 관광이 가능하다. 옥순대교를 되돌아 수산방면으로 달리는 길은 청풍호반 드라이브의 최고 코스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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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공간=자연친화적 테마리조트 '클럽 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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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ES'리조트는 한마디로 자연의 일부처럼 건축되었다. 산을 깎고 밀어낸 인공미보다는 자연을 그대로 살려 차분하고 조용한 맛을 낸 그런 공간이다. 나무의 성장도 방해하지 않았다. 나무가 자람에 따라 테라스에 구멍을 내고 지붕을 잘라낸 건물이 도처에 있다. 널찍한 바위를 그대로 두고 마루를 앉혀 거실에 바위가 들어와 있는 등 자연 친화의 배려가 흠씬 배어난다. 단지 내 부대시설도 도예방, 명상의 방, 야외 탁구장, 가족 퍼팅장 등 가족이 차분하게 즐길 수 있는 시설로 차별화했다.
한편 경남 통영시 산양읍 미남리 1만909㎡(3300평)부지에 6개동, 106개 객실 규모의 '클럽 ES 통영'도 명품리조트로 통한다. 한려수도의 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자연 친화형 시설로, 남부 이탈리아의 고급 휴양지 샤르데니아를 모토로 설계됐다
클럽 'ES리조트'가 최근 제주도 체인 개발을 추진하며 전 리조트 구조 변경과 함께 법인회원권을 특별 분양한다. 회원권은 패밀리형(66㎡형 3210만원), 로얄형(99㎡형 4296만원) 등 두 종류로, 다양한 특전과 함께 기명, 또는 무기명으로도 계약할 수 있다.(02)508-2773
가는 길(정방사)=영동고속도로 남원주 IC~중앙고속도로 남제천 IC~금성방면 82번 지방도~금월봉~왕건촬영장~청풍랜드~청풍대교~청풍문화재단지~클럽 ES~정방사/금수산
◇미식거리=청풍호의 민물고기 요리가 유명하다. 쏘가리, 메기, 장어 등 곳곳에 매운탕 집이 자리하고 있다
◆아산 봉곡사 '천년 솔 숲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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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곡사 입구 솔숲 진입로에 들어서면 탄성부터 터져 나온다. 숲에는 일제 때 연료용 송진을 채취했을 만큼 아름드리 소나무가 밀생해 있다. 이른바 치산(治山)도 잘 해서 숲이 깔끔하게 단장돼 있다.
솔 숲길의 묘미를 제대로 감상하려거든 연중 4~5월, 11월이 적당하다. 주변 활엽수가 활착하지 않은 상태에서 노송의 자태가 제대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즈음은 다양한 수종의 여린 잎새와 봄꽃이 어우러져 한결 멋진 풍광을 자아낸다. 완만한 경사를 따라 이어지는 진입로 양편으로 폭 150~200m 정도의 솔밭이 사찰 입구까지 700m가량 길게 이어진다. 완만한 경사로를 따라 이어지는 솔 숲길을 한걸음씩 옮기자면 새삼 '느림'과 '비움'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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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선 따라 걷는 길은 툭 트인 전망으로 먼 산, 옆 능선의 풍광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데, 신록이 푸름을 더해가는 산자락은 초록과 파스텔톤의 연두 색채가 멋진 풍경을 그려낸다. 코스 곳곳에 다리 쉼터도 마련해 둬 호젓한 산행 길에 여유를 찾을 수 있도록 했다.
장항선 폐철도에 '레일바이크 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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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일바이크는 옛 도고온천역(도고면 신언리 142-1)을 출발해 선장간이역(선장면 신성리 275-3)에서 왕복하는 복선 5.2㎞구간이다. 1회 왕복소요시간은 45분 정도. 운영자인 아산레일바이크(주)에 따르면 국내에서 레일바이크를 복선으로 운행하는 곳은 작년 여수EXPO를 계기로 개시한 여수해양레일바이크 다음으로 아산이 두 번째이며, 관광객이 출발시간을 기다리지 않고 바로 이용할 수 있어 단선구간 레일바이크 보다 편리하다고 밝혔다.
향후 아산시는 현재 추진 중인 개그 공연장과 전시장 조성(옛 도고온천역 옆)을 올해 안에 오픈해 레일바이크 관광객들에게 또 다른 볼거리도 제공할 예정이다. 아울러 폐역사인 학성역에 캠핑장 조성과 선장간이역~학성역 구간 전동 코끼리열차 운행도 추진할 계획이다.
아산시 문화관광과 유선종 과장은 "올해 '장항선 구철도 트레인 테마파크' 조성사업이 완료되면 옛 장항선 철로를 동선으로 다양한 관광자원이 유기적으로 결합되는 명실 공히 아산의 드림 관광콘텐츠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비전을 밝혔다.
한편 레일바이크의 입장권 구입은 온라인예매(www.아산레일바이크.com) 또는 현장구매(옛 도고온천역)로 가능하며 요금은 1인 6000원(4인 탑승 기준)으로 주민등록증을 지참한 아산시민은 10% 할인해준다. (단, 토-일요일은 제외) (041)547-7882
가는 길(봉곡사)=◇경부고속도로 천안 IC~21번국도~온양온천~39번국도~송남휴게소~봉곡사 입구 ◇서해안 고속도로 서평택IC~39번국도~온양온천~39번국도~송남휴게소~봉곡사 입구
◇미식거리=아산은 장어요리가 유명하다. 인주면에는 장어식당 이 형성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