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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아이가 우리 아이 키를 따라잡았을 때

나성률 기자

기사입력 2013-05-08 11:27


봄을 지나며 아이는 쑥쑥 키를 키운다. 봄이 성장의 계절인지라 겨울과 새 학기를 잘 보낸 아이는 여느 때보다 잘 자라게 마련이다. 오랜만에 만난 친척들은 아이가 언제 이렇게 컸냐며 입을 다물지 못한다.

하지만 이런 얘기도 내 아이에게만 예외일 수 있다. 옆집 또래 아이는 겨울과 봄 사이 부쩍 자랐지만 내 아이는 여전히 고만고만하다. 어느 순간 우리 아이 키를 따라잡은 옆집 아이를 보며, 혹시 내 아이의 성장에 문제는 없는지 고민하게 되는 것이다.

옆집 아이의 키 따라잡기에 조바심 내지 마라

예전에는 한참 작았던 또래 친구가 우리 아이의 키를 따라잡았을 때 순간적으로 걱정이 될 수는 있다. 아이의 키도 경쟁력이자 자존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바심부터 낼 필요는 없다. 아이는 자신만의 성장 타이밍이 따로 있다. 저마다 많이 자라는 시기가 있는데, 그 시기가 빨리 찾아올 수도, 늦게 찾아올 수도 있다.

특히 사춘기가 포함된 2차 성장 급진기의 시작 여부가 성장 타이밍을 결정한다. 보통 2차 성장 급진기는 여자 아이의 경우 만 11~12세, 남자 아이의 경우 만 12~13세에 찾아온다.

2차 성장 급진기에 접어들면 1년에 7~8㎝, 많게는 10~12㎝까지도 자랄 수 있다. 만약 초등 고학년에 접어들면서 우리 아이보다 작았던 또래 친구가 놀랄 만큼 쑥쑥 자랐고, 게다가 2차 성징의 징후도 서서히 보인다면, 이미 사춘기와 2차 성장 급진기의 단계로 접어든 것이다. 이 경우 아이의 친구는 성장의 타이밍이 일찍 찾아온 것이므로 내 아이의 키가 역전당했다고, 내 아이의 성장에 문제가 있다고 미리 걱정할 필요가 없다.

1년에 4㎝도 못 크는 아이, 성장 방해 요인 살펴야

하지만 2차 성장 급진기의 여부와 상관없이 조금씩 내 아이의 키가 또래 친구들에게 추월당하고 있다면, 혹시 아이의 성장을 방해하는 다른 원인이 있는 건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강남 아이누리한의원 이훈 원장은 "성장 급진기가 아니어도 보통 1년에 4㎝ 정도는 자라야 한다. 만약 아이의 성장이 이보다 못한데다 평소 식욕부진에 잔병치레를 앓는 등 전반적인 기력이 허약하다면 아이 성장의 방해 요소가 없는지 세심히 관찰해야 한다"고 말한다.

잘 키우려면 골고루 잘 먹여라

소아비만이 될 정도로 너무 많이 먹는 것도 성장의 방해요소이지만, 체격과 활동량에 따른 영양소 섭취가 부족할 경우 면역력과 키 키우기 등 신체 전반적인 기력과 성장발달에 영향을 미친다.

우선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5대 영양소를 골고루 챙기는 것이 가장 좋다. 특히 칼슘, 철분, 단백질, 비타민 D를 함유한 음식이 좋은데, 해조류, 뼈째 먹는 생선, 우유에는 칼슘이 많고, 달걀노른자, 나물, 정어리 등에는 비타민 D가 많다.

철분은 시금치, 깨, 콩, 미역 등에 많이 들어 있으며, 단백질은 육류와 생선, 콩과 두부 등에 많다. 이런 음식들은 아이의 키를 키우고 살을 적당히 찌우는 데 좋은 역할을 한다.

강남 아이누리한의원 이훈 원장은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입이 짧고 배앓이가 잦는 등 고질적인 식욕부진을 갖고 있다면 한방적 처치로 비위의 기운을 북돋워 입맛을 돋우고 소화와 영양 흡수를 도울 수 있다"고 설명한다.

불규칙한 수면은 No! 성장 호르몬 분비를 도와라

잘 자야 잘 큰다. 성장호르몬은 아이가 숙면을 취하는 동안 가장 많이 분비되므로 늦어도 밤 10시에는 잠자리에 들게 한다. 아이가 숙면하지 못한다면 먼저 수면 환경을 점검해본다.

너무 시끄럽거나, 너무 밝거나, 많이 먹었거나, 자기 직전 TV시청이나 컴퓨터 게임, 과격한 운동 등을 했다면 쉽사리 잠들 수가 없다. 또 비염이 심해지지 않았는지 살핀다. 봄 환절기를 보내고 황사나 꽃가루 등으로 비염이 심해졌을 수 있다.

콧물, 코막힘, 후비루 등 비염 증상이 심하면 밤새 코골이나 기침 등으로 깊이 잠들기 힘들다. 비염이 아이의 수면과 성장을 방해하므로 이때는 비염 치료가 선행돼야 한다.

과도한 학습으로 스트레스 없는지 점검하라

성장부진을 겪는 아이들 중에는 그 원인이 스트레스인 경우도 있다. 스트레스는 우리 몸의 맥박을 빨라지게 하고 혈압을 상승시킬 뿐 아니라 음식물의 소화, 흡수에도 영향을 준다. 또한 심리적으로 우울해지면 호르몬 분비에도 이상이 생겨 성장호르몬 분비를 더디게 한다.

이훈 원장은 "스트레스는 간 기능에 영향을 주어 기혈순환이 떨어지게 하거나 비위의 소화흡수 작용을 방해한다. 진액 대사가 잘 안 되어 아이의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지나친 사교육, 학원 순례 등 과잉 학습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풀어주기 위해 즐겁고 신나게 뛰어놀 수 있는 시간을 많이 만드는 것이 좋다.

너무 안 움직여도 문제, 키 키우는 운동을 하라

뚱뚱한 아이도, 마른 아이도 성장을 위해서는 적절한 운동을 해야 한다. 운동을 하면 성장호르몬이 많이 분비되고 성장판도 자극된다.

또한 뼈와 근육도 튼튼해지고, 키가 자라는 데 도움을 준다. 성장호르몬 분비에 좋은 대표적인 운동으로는 줄넘기를 들 수 있는데, 흔히 '쌩쌩이'라고 불리는 한 번에 두 번 넘는 줄넘기가 효과적이다. 빠르게 여러 번 뛰는 것보다 높이 뛰어 성장판에 자극을 주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스트레칭을 하거나 배구, 수영, 농구, 자전거타기 등을 하는 것도 성장에 좋다. 운동은 한 번에 많이 하는 것보다 30분씩, 매일 규칙적으로 한다. 숨이 약간 차고 땀이 나는 정도가 적당하다.

소아비만과 성조숙증에 대해 예의 주시하라

성장에 대한 고민으로 소아 한의원을 찾는 아이들 중 5명 중 3명이 소아비만과 성조숙증을 걱정한다. 소아비만은 성호르몬 분비를 앞당기고 성조숙증을 초래해 성장판이 빨리 닫히게 한다. 성조숙증은 만 8세 이전의 여자아이, 만 9세 이전의 남자아이에게 2차 성징이 나타나는 것을 말하는데, 현재 키는 클지라도 최종 키가 작을 수 있어 많은 부모들이 걱정하고 있는 증세이다.

아이가 소아비만일 경우, 무조건적인 식이제한이나 다이어트는 위험하다. 소아비만 치료는 고도 비만을 제외하고는, 당장의 체중 감소보다는 현재 체중을 유지하면서 키가 크도록 관리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성조숙증 역시 성호르몬 분비를 억제해야 한다며 호르몬 치료와 같은 최후의 방법부터 찾기보다 성호르몬이 올바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치료가 먼저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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