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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량주에서 잡주 전락하는 이유

김세형 기자

기사입력 2013-05-06 18:15


주식시장에서 영원한 1등은 없는 듯하다.

돈을 놓고 벌이는 머니게임인 만큼 작은 소문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게 주가다. 주식시장에서 '우량주'로 자리매김 했던 종목일지라도 '잡주'로 전락하는 일이 발생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량주에서 잡주로 전락하는 이유는 오너일가의 비리, 좋지 않은 실적, 무리한 사세확장 등 다양하다.

우량주에서 잡주로 전락해버린 주식 종목의 변천사를 통해 안전한 투자를 원하는 투자자들이 반면교사로 삼을 수 있다.

이같은 배경의 대표적인 주식으로는 OCI(옛 동양제철화학), 만도, 삼성엔지니어링, 한화케미칼 등이 있다. 과거의 영광의 비해 현재 위치는 한없이 초라할 뿐이다.

OCI의 경우 2000년 중후반 태양광 사업을 시작, 증권가의 관심을 받았다. MB정권의 '신재생 에너지 산업' 테마주로 분류, 증권가에서 '최고 우량주'로 분류되기도 했다.

지난 2007년 5월 10만원대 초반이던 주가는 2008년 5월 44만원까지 올랐고 2011년 4월 65만원대까지 올랐다. 그러나 최근 주가는 10만원 초반대로 돌아왔다.

태양광 산업의 1등 기업이 되기 위해 무리하게 사세를 확장한 것이 발목을 잡았다. 공급 과잉에 따른 수익성 악화 문제가 터진 것이다.


지난 2011년 8600억원에 달하던 순이익은 2012년 120억원으로 추락했다. 전체 순이익중 태양광 사업부분만 놓고 보면 2012년 3분기 이후 수백억원의 적자에 빠져 있다. 사실상 적자기업과 다름없는 셈이다. 주가폭락이 이어지자 국내 최대 투자자인 국민연금조차 엄청난 투자 손실을 감수하고 2012년 중후반 OCI주식 상당량을 아주 급하게 처분했다.

한화케미칼도 OCI와 비슷한 케이스다.

오너일가가 이끄는 태양광 산업의 대표주로 2011년 6만원대에 근접하기도 했지만 최근 주가는 1만6000원에 불과하다. 불범혐의로 김승연 회장이 구속된 이후 주가는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해외사업 부실로 인해 '잡주'로 전락해버린 종목도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11년 7월 28만원대에 거래됐지만 최근엔 8만원대로 거래되고 있다. 해외사업의 부실을 그동안 숨겨왔던 점이 부각되며 투자자들과 시장의 신뢰가 떨어져 주가 폭락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게 금융계 관계자들의 이구동성이다.

최고 우량주로 주목받던 만도는 오너일가의 부실계열사 우회 지원 등으로 한순간에 잡주로 전락했다.

만도는 현대모비스와 함께 국내 자동차 부품시장을 양분하는 우량기업이다. 4조~5조원대의 매출, 2600억~3000억원대의 영업이익, 1600억~2200억원대의 순이익을 매년 만들어 낼 만큼 재무적으로 탄탄한 곳이 만도다.

특히 국민연금이 9.7%의 지분을 갖고 있을 만큼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등 각종 기관투자자들이 선호했던 주식이었다. 이같은 점을 인정받아 만도의 주당 가격은 2011년 7월 22만원을 훌쩍 넘었다. 그러나 최근 만도의 주가는 9만원대로 주저 앉았다.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 등 만도 경영진이 3400억원이 넘는 돈을 유동성 위기에 빠진 한라건설을 지원한 게 계기가 됐다. 만도의 돈을 부실계열사에 지원한 것을 두고 투자자들이 등을 돌린 것이다. 특히 지원 과정자체가 비정상적인 순환출자 결과인 것으로 알려지며 투자자의 불신은 더욱 깊어졌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우량주와 업종 대표주는 기업을 경영하는 오너와 경영진이 투자자에게 책임을 다하고 있다는 믿음을 줄때 시장이 붙여주는 이름"이라며 "신뢰를 상실한 주식은 대기업 계열사라고 하더라도 우량주나 업종 대표주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 증시를 보면 우량주에서 잡주로 변한 주식이 많다. 이들은 대부분 시장에서 신뢰를 잃었다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기업에 입장에서 시장의 신뢰 회복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투자자의 외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봐야 한다. [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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