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원으로 근무하는 A씨는 종종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다. 큰 키와 함께 허스키하고 굵은 목소리를 가졌기 때문이다. 고객으로부터 보이스피싱으로 오해받는 경우도 있다. 평소 예쁜 목소리로 고객을 응대하기 위해 늘 긴장하고 노력하지만, 긴장이 풀리면 자신도 모르게 남자 목소리가 튀어나온다. 그래서 '총각'이라 불린 적도 있다.
여성스럽고 아름다운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억양이나 공명, 조음 등의 교정을 위한 언어치료가 필요하다. 하지만 성대구조상의 문제로 인해 낮은 음을 갖는 경우, 무의식적인 상황에서도 높은 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훈련보다는 수술적 치료가 효과적이다.
음도를 높이기 위한 수술에는 성대단축술과 전유합생성술이 있다. 김형태 대표원장은 "성대의 특정 부위를 실로 묶으면 성대가 팽팽해져 전체 길이보다 30~50% 짧아지는 수술방법으로, 130Hz의 주파수도 200Hz이상 높아져 목소리 톤이 여성처럼 바뀔 수 있다"며, "이 방법은 후두에 존재하는 약 50개의 근육에 아무런 손상을 주지 않고 성대 길이를 줄여줌으로써 자연스럽게 여성의 음성을 얻을 수 있는 안전한 수술이다."고 말했다.
A씨와 반대로 남성이 너무 높은 음의 목소리 때문에 콤플렉스를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는 수술보다 보톡스 치료와 음성치료가 주로 이용된다. 성대와 후두에 있는 50여 가지의 목소리 관련 근육 중 고음을 내는 근육만 골라 보톡스를 주사해 음을 높이지 못하도록 하여 저음의 목소리를 가질 수 있다.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