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내우외환'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서울대병원 측은 지난달 "자기공명영상 검사 결과 뇌 부피가 줄어 있고 분별력이 떨어져 사리판단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김 회장의 건강상 위중함을 전했다.
김승연 회장, 그룹내 이사직에서 사퇴해야
경제개혁연대는 최근 발표한 성명에서 "김 회장의 건강 악화에 심심한 유감의 뜻을 전한다"고 전제하면서 "김 회장이 자신의 형사재판을 받기도 어려운 상태에서 회사경영에 집중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룹내 모든 계열사 이사직에서 사임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주)한화와 한화케미칼, 한화건설, 한화테크엠, 한화 L&C, 한화갤러리아의 이사 직을 맡고 있다.
경제개혁연대 관계자는 "김 회장은 이사회 참석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본인 뿐만 아니라 그룹 전체에 전혀 도움이 되지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2010년부터 그룹 차원에서 '올인'하다시피 해온 태양광 사업이 깊은 수렁에 빠져 있는 것도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 한화는 지난 2011년 8월 중국의 태양광 업체 솔라원파워홀딩스(현 한화솔라원)를 4300억원에 인수하는 등 태양광에 집중 투자를 해왔다.
하지만 태양광 산업은 2011년 1분기 이후 가파른 내리막길에 들어섰다. 1킬로그램당 60달러선이었던 폴리실리콘 가격은 지난해 말에는 15달러까지 폭락했다. 올해들어 18달러까지 가격이 조금 회복되었으나,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주요 수요처인 유럽의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데다, 여전히 공급과잉 상태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값싼 셰일가스가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각광받으면서 태양광 업계의 회복은 더욱 더뎌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국내외 태양광 업체들도 한계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지난달에는 중국 최대의 태양광 패널업체인 선텍이 파산했다. 국내 업체들도 사정은 마찬가지. 신성솔라에너지가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최근 채권단과 자율협약에 들어갔고, 한화솔라원도 지난해 1491억원의 적자를 냈다. 한화솔라원의 대규모 적자는 모회사인 한화케미칼의 재무상황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한화의 태양광 사업에 대한 공격적 행보는 LG화학과 현대중공업 등 상당수 기업들이 태양광 산업이 하강곡선을 그리기 시작하자 사업을 축소하거나 아예 투자를 보류한 것과는 대비되는 대목이다. 때문에 한화가 태양광 사업을 두고 '판단미스'를 한 것이 아닌가 하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한화 측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태양광 사업을 육성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과연 '장밋빛' 전망 속에 투자가치가 있는지는 여전히 의구심을 낳고 있다.
태양광 사업 부진으로 후계구도 험난
한화그룹이 태양광 사업에서 부진을 겪으면서 후계구도 역시 험난한 길이 예고되고 있다.
한화는 지난 2011년 12월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당시 비서실 차장(30)을 한화솔라원의 기획실장으로 전진 배치했다. 김 실장으로선 그룹 승계 차원에서 경영능력의 시험대에 올랐던 셈이다.
하지만 김 실장은 태양광 업황 부진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별다른 성과를 보여주지 못한 상태. 재계의 한 관계자는 "단순히 부자지간이라는 명분으로 '대권'을 물려주는 시대는 지났다. 태양광 사업의 부진으로 한화의 승계작업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한화 측은 김 회장이 이사직을 유지하고 있는 것과 관련, "(대법원의) 최종 확정판결이 나온 후 이사직 수행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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